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퇴임 후 5년간 대법원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사법 불신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전관예우 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에 따라 당은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적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민주당은 최근 사법 판단이 정치 갈등의 주요 변수가 되는 상황에서 사법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보고 전관예우 개선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특히 대법원 사건에서 반복되는 전관 의혹이 사법 불신을 키운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16일 민주당 사법 불신 극복 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TF는 퇴임 대법관이 대법원 사건을 사실상 별도 제한 없이 맡을 수 있는 현행 제도가 신뢰 저하를 유발해 왔다고 보고 수임 제한 기간을 5년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중점 검토 중이다. 이는 현행 규정의 공백을 메우는 조치다.
현재 변호사법은 법관이 퇴직 후 1년간 근무했던 법원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공직자윤리법은 3년간 대형 로펌 취업을 제한한다.
그러나 대법원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간 제한이 없어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퇴임 직후 상고심 사건을 맡는 관행이 유지됐다. TF는 이러한 구조가 대법원판결의 공정성 논란을 반복시키는 요인이 돼 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TF는 제한 범위를 확대할 경우 위헌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법원 사건으로 대상을 한정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 관계자는 “퇴임 대법관이 주로 수행하는 업무가 대법원 사건이기 때문에 해당 사건만 제한해도 개선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전관예우 관행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전관예우 문제의 범위를 대법관으로만 한정할지, 하급심 판사 출신 변호사까지 포함해 확대할지에 대한 의견도 존재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잇달아 관련 법안을 제출하면서 논의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장·대법관·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검찰총장 등 고위 공직자가 퇴임 후 3년간 변호사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한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판·검사 출신 변호사의 근무 기관 사건 수임 제한 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몰래 변론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처럼 범위는 다르지만 사법개혁 필요성은 당내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한편 TF는 전관예우 개선과 함께 사법행정 구조 전반을 손질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TF는 법원행정처 폐지에 가닥을 잡았으며 법관 징계 제도의 실질화를 포함한 추가 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현행 헌법은 법관 파면 요건을 탄핵 또는 금고 이상 형으로 한정하고 있어 징계 제도가 실효성을 갖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TF는 법관징계법을 개정해 경징계·중징계 기준을 구체화하고 절차를 강화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TF는 이번 주 추가 논의를 거쳐 이달 중 공청회를 열고, 연내에 개정안을 발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대법관 수임 제한, 사법행정 구조 개편, 법관 징계 실질화 등 여러 조치가 한 패키지로 추진될 경우 사법개혁 논의는 본격적인 국회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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