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능력 갖춘 고졸인재 취업률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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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3% 반등 찍고 42.1% 급증

김종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3-02 14:01:09

학력을 기준으로 인재를 가리는 것이 맞는 것일까. 학력에 대한 편견이 있으면 우수한 인재를 놓친다는 말이 있음을 상기해 보면 학력이 인재를 결정하는 절대 기준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특성화 고등학교 출신은 이런 점에서 특정 분야에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소질과 적성∙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한 고등학교이기 때문이다. 특성화고는 기존 실업계 고교의 대안적 학교 모형으로 이미 자리 잡기도 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전공분야가 매우 다양해 능력만 갖추면 얼마든지 취업이 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탓인지 서울지역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지난해 상승세로 반전한 이후 올해는 급등 추세다. 조사결과 10명 중 4명꼴로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률이 가장 높은 학교는 서울여상(65.3%), 일신여상(59.2%), 성동글로벌경영고(56.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대기업 취직이 증가하고 평균연봉 모두 크게 늘어났다. 스카이데일리가 특성화 고교 취업동향을 살펴봄과 동시에 향후 전망과 과제 등을 짚어 보았다.

▲ 다양한 능력을 갖춘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지난해 상승세로 반전한 이후 올해 급증했다. 대기업 취직과 평균연봉 모두 크게 늘어나 취업의 질도 높아져 사회적으로 고졸인재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사진은 mbn뉴스 캡쳐)

서울 특성화 고교, 올 취업률 42.1% ‘껑충’

서울 시내 특성화 고교의 올해 취업률이 지난해 23%에 비해 크게 오른 42.1%에 달했다.

또 평균연봉도 상승, 30대 그룹 취업인원 증가 등 취업의 질도 향상됐다. 이에 따라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성화 고교의 취업률은 2001년부터 계속 하락(2010년 19.1%)하다가 2011년 23%로 반전 상승한 이후 2012년 2월말 현재 42.1%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 자료:서울시교육청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취업률 증가는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의 체계적이면서 집중적인 취업역량 제고 정책이 한 몫 기여했다는 평가다.

일례로 금융권 취업자는 324명으로 전년(117명) 대비 207명(277%) 증가했다. 은행·보험사 취업은 지난해 각각 3명, 24명에서 올해 137명, 105명으로 많아졌다.

또 1010개의 계열사를 포함한 30대 그룹 취업자는 613명으로 최근 3년간 평균 채용인원인 293명과 비교해 2.1배나 증가한 320명(209%) 증가하는 등 취업처의 질도 대폭 제고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서울대병원 등 공공기관 취업자도 129명에 달한다.

평균연봉, 100만원 증가

평균 연봉 또한 1662만원으로 전년(1562만원) 대비 100만원이 증가했다.

학교별로 졸업생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자구노력도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동구마케팅고는 취업 희망 회사별로 학생들을 모아 영어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등 맞춤형 교육을 실시했다.

▲ 서울시교육청 강성봉 진로직업교육과장은 “최근의 분위기는 취업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학력 간 임금격차가 줄어들지 않으면 고졸 채용은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신여상은 교사들이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인사담당자를 학교에 초청해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 취업정보 파악에 주력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의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서울고용센터, 산업별협회와의 ‘취업 매칭’ 시스템 구축 등의 정책적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술직 공무원의 30%를 특성화 고교 졸업생 대상으로 특별채용, 공공기관 고졸 취업을 이끌어 냈다.

또 대기업 인사담당자 간담회를 통한 특성화 고교 채용할당제 제안과 IBK기업은행과의 협약 체결을 통해 은행권의 특성화 고교생 채용을 타 은행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더불어 중소기업의 3대 축인 IBK기업은행, 서울지방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와의 협약 을 통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분야별 취업 대책 시스템의 초석 마련을 위해 7개(IT, 금융, 사무, 건축, 전기 등) 산업분야별로 전담 장학사를 두어 한국전기공사협회, 한국금형협동조합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또한 25개 세부 산업분야별로 특성화 고교 관련 학과장들과 산업체 인사와의 ‘만남의 장’을 정례화 해 차별화된 산업분야별 취업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졸 채용 이벤트화… 근절돼야”

지난달 특성화 고교를 졸업한 이모양은(18. IBK기업은행 근무)는 “지난해 7월부터 은행에 입사해 일하고 있다. 다른 고졸 사원 60여 명도 작년에 이 은행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지 않으면 대학을 가는 게 소용이 없지 않으냐는 얘기를 선생님들도 해주시고 부모님께서도 해주셔서 진로를 은행 쪽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자료:서울시교육청

▲ 자료:서울시교육청

또 서울시교육청 강성봉 진로직업교육과장은 “그동안 진학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취업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그렇지만 학력 간 임금격차가 줄어들지 않으면 고졸 채용은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성동글로벌경영고 조용간 교장은 “대학 졸업생들과의 차별을 줄여주는 방법이 나와야 고등학생들이 기업에 가는 걸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졸 채용이 유행이 아닌 하나의 제도로 뿌리 내리려면 기업의 노력과 교육 당국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jw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