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담합 목적 몽골정부 상대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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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항공과 ‘몽골 황금노선’ 독점

안효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2-05-26 00:03:05

▲ 대한항공이 부당한 방법으로 몽골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까지 황금노선을 독점하고자 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결과 드러났다.

국내 항공업계 1위사인 대한항공이 해외 항공사와 담합해 경쟁사의 신규 진입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미아트 몽골항공’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신규경쟁사 진입을 방해하기 위해 몽골정부에 부당한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1991년 한국과 몽골의 항공협정 시행 이후 현재까지 대한항공과 미아트 몽골 항공은 항공여객운송서비스 시장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단독으로 운행, 직항노선의 거의 100%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몽골의 기후적 특징으로 인해 항공여객 수요가 7~8월에 몰리면서 매년 좌석난 및 고가 운임 문제가 반복돼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제선 전 노선의 월평균 탑승률 최고치는 84%(2011년 8월)인 반면 몽골 노선의 경우 같은 기간 94%를 기록해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몽골노선의 운임 역시 유사한 거리인 홍콩·심천·광저우에 비해 상당히 높다. 특히 대한항공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이익률은 2005년~2010년 동안 19~29%대를 기록, 같은 시기 전 노선의 평균 이익률인 -9~3%를 크게 상회하고 있었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에 국토해양부는 몽골과의 항공회담을 통해 문제점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2005년 이후 몽골정부의 반대에 따른 항공회담 결렬로 정기편 운항횟수가 주 6회를 초과해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관련 법 규정에 따르면 노선 운항이 주 6회를 초과할 경우 신규경쟁사에 우선적으로 배분된다. 때문에 몽골과의 항공회담에서 운항횟수가 증편될 경우, 신규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대한항공과 미아트 몽골항공은 2005년 10월 이후 몽골정부를 상대로 부당한 방법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해왔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공정위에 따르면 공문발송이나 정책건의 등 정상적인 의견 피력 수준을 넘어서 항공회담 담당 몽골측 관계자 등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 카르텔조사국 윤수현 국제카르텔 과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몽골 정부의 항공회담 담당자들을 상대로 한 로비는 주로 담당자의 가족과 지인의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며 “무료항공권과 숙박권 제공 등 반복적인 로비 활동에 대해서는 구체적 자료를 입수한 상태이다”고 밝혔다.

항공을 이용해 온 소비자 피해가 존재했지만 이번 담합 사건에 대해 공정위는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윤 과장은 “두 항공사가 시장의 노선 증편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면에서, 업체 간에 물량과 가격 등을 결정해 온 기존 담합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며 “정부간 협의할 내용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증편 명령을 내릴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매해 여름마다 문제시됐던 몽골 노선의 고운임 및 항공권 부족 문제 등 몽골노선의 실태가 공론화됨으로서 몽골노선 증편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효준 기자 hj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