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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대형기획사 아이돌 상품 폭리논란

엑소·빅뱅·트와이스…흔적만 남겨도 부르는게 값

사진·사인 그려 넣은 상품들 기본 수십만…“학원비 받아서 샀어요”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11 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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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주 사용되는 ‘굿즈’라는 단어는 아이돌, 영화, 드라마, 소설, 애니메이션 등 각종 문화 장르의 팬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단어다. 해당 장르에 소속된 특정 인물이나 캐릭터, 특징 등을 이용해 제작된 상품을 뜻한다. 아이돌 가수와 관련된 각종 상품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굿즈’ 시장은 지난해 기준 1000~13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이들 ‘굿즈’는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관련 기업 매출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됐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대한민국 3대 기획사’로 불리는 곳들은 소속 가수와 관련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각종 유통 채널에서 아이돌과 관련된 부채, 사진, 열쇠고리 등 다양한 상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그런데 최근 대형 기획사의 ‘굿즈’ 판매를 두고 각종 잡음이 무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과도한 가격 책정, 소위 말하는 폭리 논란 때문이다. 상품의 품질이나 구성 등에 비해 가격이 턱없이 비싸다는 지적이다. 폭리로 인한 비판 여론은 일반 대중들뿐 아니라 아이돌 가수의 팬들 사이에서도 불겨져 나와 특히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형기획사들이 판매 중인 ‘굿즈’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국내 대형기획사들은 최근 소속 아이돌 가수의 앨범 뿐 만 아니라 기획상품, 이른바 ‘굿즈’ 판매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 관련 굿즈 시장은 ‘황금알’이나 다름없다는 게 관련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사진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앨범과 굿즈 ⓒ스카이데일리
  
최근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국내 3대 연예기획사’들을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무성하다. 아이돌 가수와 관련된 앨범, 기획상품 등의 가격을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이돌 그룹을 향한 팬들의 사랑을 ‘상술’로 이용하고 있다는 게 대다수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3대 대형기획사로 불리는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에 소속된 아이돌 가수들은 대규모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팬덤’이란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현상을 일컫는 단어다. 아이돌 가수의 팬덤은 대중음악계에서는 새로운 수익을 안겨다주는 거대한 소비계층으로 꼽힌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향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각 기획사들은 아이돌 가수 개개인의 개성을 나타낸 상품, 이른바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굿즈’는 해당 장르에 소속된 특정 인물이나 캐릭터, 특징 등을 이용해 제작된 상품을 뜻한다. 인형에서부터 부채, 사진, 엽서, 머그컵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아이돌 그룹을 향한 팬덤의 높은 충성심 덕분에 국내 ‘굿즈’ 시장은 1000억원대가 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굿즈’ 시장을 일컬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부를 정도다.
 
앨범 마다 기획 상품, 수십만원 투자 유도…“학원비 받아 앨범샀어요”
 
최근 일부 대형 기획사들의 아이돌 가수 관련 앨범, 기획 상품 등의 판매 행위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이 품질이나 구성 등에 비해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폭리 논란이 불거져 나온 것이다. 특히 아이돌 가수의 팬덤이 10대 청소년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아이돌 가수 소속사들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앨범에 굿즈 개념을 도입시켰다. 앨범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앨범 내에 아이돌 그룹 각 멤버들의 사진을 딱 1장씩만 넣어 판매하는가 하면 사인회, 악수회 등에 참석할 수 있는 응모권을 함께 넣어 팔기도 했다. 그러자 앨범 내에 들어 있는 아이돌 그룹 멤버의 사진을 전부 수집하거나 응모권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같은 앨범을 수십장씩 구매하는 팬들이 생겨났다.
 
▲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인형, 피규어, 사진 등에 투자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진정한 팬으로 인정하는 분위기 만연해 있어 경쟁적으로 상품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다. 사진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EXO’의 인형들 [사진=스카이데일리, 트위터 캡쳐]
 
최근에도 팬들의 소비 욕구를 부츠기는 앨범들이 ‘스페셜’ 등의 수식어를 붙여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예컨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12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EXO’의 경우 앨범 한 장당 1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모든 멤버의 사진을 모으기 위해선 최소한 17만5000원을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EXO팬을 자처한 남소윤(17) 양은 “앨범을 살 때 모든 멤버들의 사진을 모으려면 20만원 이상은 기본이다”며 “그마저도 특정 멤버의 사진이 들어간 앨범은 품절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사람들로부터 구매하기도 하는데 가격은 두 배 이상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무래도 학생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 앨범을 모으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해서 돈을 모아야 한다”며 “친구들 중에는 부모님께 학원비로 받은 돈으로 앨범을 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의 경우 얼마 전 앨범 출시와 동시에 폭리 논란에 휩싸였었다. 일반 CD가 아닌 USB 형태로 앨범을 출시했는데 가격이 3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4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4GB 용량의 USB인데다 심지어 음악파일이 아닌 다운로드 사이트의 링크값(URL)만 들어 있어 대중들은 물론 심지어 팬들 사이에서도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똑같은 인형이라도 사이즈·인기 따라 가격 천차만별…가죽팔찌가 무려 10만원
 
최근 대형기획사들은 소속 아이돌 가수 관련 ‘굿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이돌 가수를 상징하는 응원도구 외에 사진, 엽서, 열쇠고리 등을 패키지로 구성한 특별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판매되는데 1시간 내에 품절될 정도로 구매 열기가 높다.
 
그러나 이들 상품 가격이 품질, 구성 등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JYP의 9인조 여성 아이돌그룹 ‘트와이스’의 ‘굿즈’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트와이스 굿즈 중 멤버들의 사인각인이 들어간 가죽 팔찌의 경우 개당 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 시중에서 파는 가죽 팔찌의 경우 1만원 안팎이다.
 
YG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숍을 운영 중이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 ‘e샵’에서 판매되고 있는 최고가 굿즈는 가수 지드래곤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 12인치짜리 피규어다. 가격은 무려 35만원이나 된다.
 
▲ 아이돌 가수 ‘굿즈’ 상품 가격은 유사한 동종 상품보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굿즈 가죽팔찌(사진 위)는 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지드래곤’의 피규어의 가격은 35만원이다. [사진=위드드라마, YG eshop]
 
트와이스 팬 김강일(가명·32) 씨는 “아무리 굿즈라지만 상술도 적당히 부려야 될 것 아니냐”며 “일반 팔찌와 다를 바 없는데 사인각인이 하나 들어가 있다고 해서 가격은 10만원 가까이 받는 것은 도가 지니치다고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일반 시민들 역시 고가로 팔리는 굿즈에 의문과 우려를 내비쳤다. 직장인 최소영(30) 씨는 “예전에도 굿즈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터무니없이 비싼 상품은 중간에 누가 떼어먹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고 말했다.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하는 백의현(28) 씨는 “성인들도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격에 팔리는 제품을 여럿 봤다”며 “아직 미성숙할 수도 있는 청소년들이 몇만원씩 하는 상품들을 구매하는데 그게 다 부모님 돈 아니냐”며 우려감을 내비쳤다.
 
지난 2015년 8월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이돌 가수 관련 상품을 고가에 판매하는 기획사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민중계실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가 판매하는 ‘엑소 이어폰’은 123만원, YG엔터테인먼트의 ‘빅뱅 야구점퍼’는 17만5000원에 달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 관계자는 “굿즈의 경우 비슷한 사양의 동종 제품과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며 “농구공은 5만5000원, 반지는 19만원 등에 팔고 있는데 경제적 능력이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제품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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