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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사람들]-장애인사진동호회 ‘포커스휠’

“휠체어 높이 시선으로 우리만의 세상 담아내죠”

휠체어 탄 장애인들로 구성된 사진 동호회…사진교육·출사·전시회 등 활동

김민아기자(jkimmi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2-10 0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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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 대부분이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으로 구성된 사진동호회 ‘포커스휠’(사진)은 한 달에 한 번 모여 출사, 사진교육 활동 등을 이어간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저희 사진은 아이레벨(eye level·눈높이)이 낮아요. 한 두 장만 봐선 잘 드러나지 않지만 여러 장을 같이 걸어두면 확실히 차이가 있죠. 휠체어를 타고 앉아서 찍기 때문에 그래요. 하지만 덕분에 때론 경이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작품을 찍기도 하죠”
 
장애인사진동호회 ‘포커스휠’은 지난 2010년 결성됐다. 안산상록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상록센터) 소속 인원들이 중심이 돼 꾸려졌다. 이름은 포커스(Focus·초점)와 휠체어의 휠(Wheel·바퀴)을 따 명명됐다. 이름 그대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이 모여 이룬 사진동호회다. 이곳 회원들은 비록 남들보다 낮은 눈높이에서 사진을 찍지만 작품 마다 나름의 색다른 분위기가 풍겨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장애인들이 함께 모이는 것 자체가 큰 의미…매 년 사진전시회 개최
 
상록센터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김선택(58·남) 포커스휠 회장은 장애들이 함께 모이는데 최초 의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8년 전만 해도 장애인들은 센터를 찾아도 마땅히 할 것이 없었다. 고민하던 중 취미를 공유하기 위해 사진을 택했다고 한다.
 
“사실 예전에는 센터에 나와서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서도 할 이야기 자체가 없었어요. 그러다 같은 취미를 갖게 되면 대화꺼리가 생길 수 있겠다 싶어 모임을 만들게 됐죠. 나를 찍기 보단 상대를 찍어주자고 했어요. 그렇게 배려하고 마주할 줄 아는 이들이 모여 오늘에 이르게 됐죠”
 
처음에는 회원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다. 동호회를 만든 첫 해에는 4~5명의 회원만 모여 동호회 활동을 했지만 매년 사람이 조금씩 늘어 8년째를 맞은 올해는 회원수가 30명으로 늘었다.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사진에 대한 애정만 갖고 모인 회원들이 대부분이라 사진교육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 ‘포커스휠’은 장애인들이 함께 모여 할 것을 마련해 주기 위해 탄생했다. 공통된 취미인 사진을 중심으로 회원들을 모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선택 회장, 이봉연 회원, 김영수 회원 ⓒ스카이데일리
  
동호회 설립 초기에는 안산 노인들로 구성된 영상동호회 ‘은빛둥지’ 회장과 김용권 안산시 사진작가협회장의 강의를 통해 사진에 대한 기초를 익혔다. 몇 년 전부터는 안산시청에 근무하는 김득성 작가가 회원들을 상대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4년부터 포커스휠 활동을 시작했다는 김영수(65·남) 회원은 교육을 통해 전문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교육을 받으면서 항상 많이 배워요. 지난해 가을에 안산 노적봉에 야경촬영을 나간 적이 있죠. 야경을 찍는 법을 몰랐는데 회장님이 카메라 작동법을 세세히 알려줘서 새로운 기능도 알게 되고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었어요. 기존에 알지 못했던 다양한 기능을 새로 알게 된 만족감이 컸어요”
 
동호회 설립 이후 전시회도 꾸준히 열었다. 1년에 한 번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개최해 총 50점의 사진을 선정해 한 달 간 전시했다. 지난해에는 안산시 상록구청, 안산시청, 보건소 등에서 일곱 번째 전시회도 개최했다. 창립회원인 이봉연(69·여) 회원은 매년 전시회에 참석해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사실 일반인들이 전시회를 한다거나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별로 없죠. 전시회를 통해 내가 찍은 사진을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너무 기뻤어요. 사람들이 전시회를 보고 격려와 칭찬을 해줘서 너무 좋았죠. 첫 전시회 때는 지인들을 많이 초대해 꽃다발을 잔뜩 받기도 했어요”
 
올해 목표는 가족사진프로젝트·사진공모전…“항상 다음 촬영이 기대”
 
‘포커스휠’ 회원들은 비록 몸이 불편하긴 하지만 출사(출장사진)도 마다하지 않는다. 반경 또한 제한이 없다. 주로 안산시 안팎으로 다니지만 지하철이 다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연중 한 두 번은 정동진·진도 등 장거리 출사도 감행한다. 김영수 회원은 진도에 출사를 갔던 날을 회상했다. 해무가 짙고 비가 많이 내려 기대한 만큼의 사진을 건질 수 없었던 탓에 여전히 아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큰맘 먹고 간 출사장소가 너무 멀다보니 다시 찾기 힘들어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날 바다에 깔린 석양과 진도 앞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싶었으나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죠. 저희가 움직이려면 리프트버스를 대절해서 가야하는데 한 번 대여하는데 80만원 정도 소요되다보니 아무래도 힘들죠”
  
▲ ‘포커스휠’은 매년 전시회 활동도 하고 있다. 총 50점의 사진을 모아 한 달 간 안산 지역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포커스휠’ 전시회(위)와 출사 당시 찍은 단체사진 [사진=포커스휠]
 
포커스휠는 운영비를 시 지원금과 후원금 등으로 마련한다. 부족한 돈이지만 항상 감사함을 느끼며 아껴 쓰게 된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사진을 찍으면서 한계를 느낀 경우도 많았다. 포커스휠 회원들은 대부분 전문 카메라가 아니라 보편적인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한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히 줌인이 어려워 직접 피사체에 다가가서 찍어야 하지만 중간에 장애물이 있으면 멀리서 찍을 수밖에 없다.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도 장애가 현실로 묻어나는 셈이다.
 
“행사장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해도 어려움이 많아요. 행사를 구경하려고 사람들이 둘러싸고 서 있으면 뚫고 들어가기 불가능하죠. 간신히 뚫고 들어가도 자리를 이동하는 것조차 어려워요. 찍을 공간이 나지 않아 너무 아쉽죠”
 
‘포커스휠’은 올해 목표로 지금처럼 계속 사진을 찍는 것과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장애인들의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을 꼽았다. 엘리베이터나 장애인 편의 시설이 마련된 사진관이 적어 가족사진을 찍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산시 전역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진 공모전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에는 카메라를 바꾸겠다는 회원들이 유독 많아졌어요. 장비욕심이 커진 거죠. 내 사진의 한계를 알고 더 좋은 카메라가 필요한 것을 깨달은 거죠. 사실 그것을 깨달은 것 자체가 월등히 실력이 늘어난 것이죠. 카메라가 달라지니 작년과는 또 다른 사진이 나올 것 같아 기대돼요”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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