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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현대건설 석면해체작업 논란

현대건설 박동욱, 아이들 목숨 위협 발암물질 공사 논란

공사기간 협의 중 몰래 진행, 협의 후에도 약속 파기…“수익성 때문에”

길해성기자(hsgi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4-12 11: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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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은 내열성, 내마모성의 특성으로 슬레이트 지붕이나 천장, 벽체 등 건축자재의 원료로 주로 쓰인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판명되면서 2009년부터는 국내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석면에 노출되면 발병 시 1~2년 안에 사망하는 ‘악종종피종’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마저도 바로 발병하는 게 아니라 30~40년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사실상 인지조차 못하는 시한부 삶을 살게 되는 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석면 관련 질환자는 2011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3000여명 가량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석면 원료를 사용하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석면 노출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감이 높아진 배경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 시민들이 석면에 노출되는 경우는 건물 철거현장 때문인 경우가 많다. 특히 대규모 철거작업이 이뤄지는 아파트 재건축 현장 인근은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유치원, 초등학교 등 질병에 취약한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지역의 재건축 현장에서는 석면해제작업을 방학 기간을 이용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강남 지역 한 재건축 현장에서 아이들의 석면 노출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철거 작업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무차별 철거로 비판을 받는 곳은 다름 아닌 국내 굴지의 건설사 현대건설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무방비 철거로 비판을 받고 있는 현대건설 재건축 현장을 찾아 현재 상황과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서울 강남구 일원동 소재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단지는 현재 철거작업의 기초단계인 석면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 공사는 현대건설이 맡았다. 인근에 위치한 일원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 하기로 했던 약속과 달리 학기 중에 진행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석면 노출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일원초등학교와 개포주공8단지 공사현장 ⓒ스카이데일리
  
현대건설이 인근 학교 아이들의 석면 노출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석면 해체 작업을 감행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석면 해체 작업은 아이들의 석면 노출 가능성을 우려해 당초 주민과 방학 기간 중에 하기로 약속돼 있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화살은 기존 사업의 수익성 관리를 목적으로 새롭게 선임된 재무통 수장 박동욱 신임 사장을 향하고 있다.
 
아이들 코앞서 1급 발암물질 유발공사 현대건설 “공사 기간 때문에 계속 할 것”
 
현대건설이 아이들의 석면 노출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고 무단으로 석면 해체를 강행한 현장은 최근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로또 청약단지’로 화제를 모았던 ‘디아이치개포 자이’다. 현대건설 컨소지엄(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사업이 완료되면 15개동, 1996세대가 들어선다. 현재 신축공사에 앞서 개포주공8단지 10개 동에 대한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철거작업의 기초단계인 석면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인근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공사 현장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현대건설이 기존에 약속했던 기간과 다르게 진행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생 2학년 자녀를 둔 김영선(35·가명) 씨는 “방학기간에 시행하겠다던 석면해체작업을 학기 중에 하고 있다”며 “왜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4~5월에 진행하는 지 납득이 가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미세먼지 속에 석면 먼지를 감추려 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학부모들로 구성된 ‘학습권보호대책위원회’와 일원초등학교, 현대건설 등 이해당사자들은 석면해제작업에 대한 회의를 여러 차례 나눴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은 겨울방학 기간인 2월 1일부터 28일까지 석면해제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협의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학부모들은 석면해체작업이 초등학교와 가까운 동부터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현재 공사현장과 초등학교의 거리는 불과 10m 가량 떨어져 있다. 학부모들은 해체작업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가루가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이들의 발암물질 노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수익성 때문에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건설 측은 개포주공8단지 상가조합원들의 반발로 예정된 기간에 석면해체작업 진행을 하지 못했고 추후에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지금 공사를 진행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자녀가 일원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발암물질인 석면가루와 시멘트 가루 분진 등 각종 유해공기에 그대로 노출된 채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니 걱정이 크다”며 “아이들의 건강은 생각하지 않는 현대건설의 막무가내식 사업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성토했다.
 
이어 “예전에 개포주공8단지 아파트 거주할 적에 작은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도 석면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며 “가림막을 치더라도 위에는 지붕이 뚫려 있어 먼지들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대규모 공사 작업은 얼마나 많은 석면이 날릴 것이며 또 그것에 노출된 아이들의 건강이 멀쩡할 리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석면해체 기간 협의 중 몰래 공사 적발…“아이들 건강 보다 이익 챙긴 현대건설”
 
▲ 학부모들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학기 중에 석면해체작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작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현대건설은 학부모들에게 석면해체작업을 겨울방학인 2월에 진행한다고 약속했다. 사진은 철거작업 중인 모습 [사진=일원초등학교 학부모 제공]
  
일원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앞서 석면 해체작업 공사일정을 두고 한창 논의가 진행되고 있던 올 1월 현대건설이 무작위로 석면철거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강남구청이 홈페이지에 공시한 개포주공8단지 석면해체제거 공사기간은 1월 15일부터 내달 31일 까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인 신수영(38·여) 씨는 “1월부터 공사현장에서는 포크레인이 건물을 부수는 등 공사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한창 회의가 진행 중이 었기 때문에 석면해제작업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학부모들은 석면해체작업 중인 것도 우연히 알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과의 협의 없이 무단으로 발암물질 노출 우려가 있는 석면 해체 작업을 강행한 것이다. 신 씨는 “한번은 한 학부모가 매캐한 냄새가 나서 현장에가 보니 보호장구로 무장한 관계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더라”며 “화가 나는 것은 학부모들에게 얘기도 없이 공사를 몰래 진행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급기야 주민들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대건설의 공사를 중지해달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의 동의율은 340건을 넘어섰다. 이외에 강남구청의 게시판에도 조치를 취해달라는 글이 지속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나서야 현대건설은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어제(11일) 일원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철거작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학교 앞의 석면해체 작업을 연기해달라는 학부모들과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현대건설 간에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채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 학부모들은 원일초등학교(사진)와 공사현장이 불과 10m 가량 떨어져 있어 학생들의 발암물질 노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현대건설 측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양 측의 의견은 좁히지 못했다. ⓒ스카이데일리
  
이날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석면해체작업은 10개 동 중 8개 동이 완료됐고 20%만 남았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협의사항을 어긴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석면해체작업 중 석면의 량이 많이 나와 구청에 확인을 받느라 지난달 15일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에서부터 가까운 곳부터 작업을 시행하는 것도 협의했던 내용과 다르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영동대로 쪽은 암반지역이어서 방학 때 진행할 것이다”며 “20% 가량 남은 석면해체작업은 최대한 신경 써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공사를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을 보호해달라는 것이다”며 “하지만 현대건설은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도 않은 채 공사를 하겠다는 말만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국가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 보다 이익을 쫓는 건설사의 행태와 이를 주도한 경영진의 행태가 참으로 원망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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