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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이경엽·조성우·강주현 기자]토목·건설은 대한민국 경제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업 분야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중심에 토목·건설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목·건설 분야의 노동력·기술 수출을 토대로 타 산업분야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사례가 여럿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토목·건설 기술은 주변환경이나 여건이 열악할수록 더욱 빛났다. 덕분에 최단기간, 최소비용, 완벽시공 등 한국의 토목·건설을 일컫는 3대 수식어까지 생겨났다. 토목·건설 분야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서 모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성과는 토목·건설 분야 장인으로 불리는 현장 노동자들의 투철한 애국심과 사명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다를 육지로 만든 주인공…세계 최장 길이 새만금 간척 사업의 산증인
‘새만금 방조제 사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목 공사 중 하나다. 전라북도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을 연결하는 새만금 방조제는 총 길이만 33.9km에 달한다. 기네스북에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 기록돼 있다.
이정엽(59) 대림산업 현장소장은 새만금 방조제 건설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대림산업 입사 5년차 시절 사실상 무인도나 다름이 없던 신시도에서 대장정을 시작해 그곳에서 현장소장 자리에 까지 오른 인물이다. 현재 새만금 남북도로 공사 현장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처음 신시도에 발을 디뎠던 때가 1992년이었어요. 당시 신시도에 가기 위해서는 군산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40분을 이동해야 했죠. 공사를 위해 자리 잡게 된 신시도 동단은 말 그대로 무인도나 다름없었어요. 가장 가까운 민가를 가려면 산길도 없는 산을 넘어가거나 배를 타고 건너편 섬으로 가야했죠”
그가 신시도에 도착한 후 가장 먼저 투입된 공사는 소형 저수지를 만드는 일이었다. 이 소장을 포함한 공사 관계자들이 먹고 사용하기 위한 식수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당시에는 자칫 비가 안와서 샘물이 마르기라도 하면 식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당시 이 소장을 포함한 공사 관계자들은 전화선 조차 깔려 있지 않아 통신이 고립된 채로 살아야만 했다.
“새만금 방조제는 총 4개의 공구로 나눠서 공사를 진행했어요. 제가 근무하던 대림산업에서 담당하던 구간은 제3공구로 신시도에서 야미도 사이를 연결하고 신시배수갑문을 건설하는 사업이었죠. 제3공구는 사실 가장 난공사 구간이었어요. 지반 흙이 너무 부드러워 바닷물에 쓸려내려가기 십상이었죠. 결국 바닥이 단단해질 때 까지 돌덩어리를 계속 쏟아 부을 수밖에 없었죠”
새만금 방조제에는 신시배수갑문과 가력배수갑문 등 총 2개의 배수갑문이 설치돼 있다. 가력배수갑문의 경우 수문이 8개고 배가 다닐 수 있는 통선문의 폭도 4m에 불과하다. 반면 신시배수갑문의 경우 수문은 10개이고 통선문의 폭도 14m에 달한다. 그만큼 고도의 기술력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신시배수갑문의 공사 역시 악조건의 연속이었어요. 원래 5년 동안 공사 할 수 있도록 계획 돼 있었는데 일정이 틀어지는 탓에 결국 2년 6개월 만에 공사를 완성시켜야했죠. 다른 건설사에서 담당했던 최종 물막이 공사를 가능하도록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24시간 근무를 통해 어떻게든 해내야 했죠. 모든 공사 관계자가 힘을 모아 결국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성사시켰죠”
사막의 기적 주인공…단군 이래 최대 규모 전기공사 총괄 책임자
인천국제공항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다. 한국의 첫 관문으로 불리는 이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서비스와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공항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지난 2001년 3월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현재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 제2여객터미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제2여객터미널은 지난 1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문을 열었다.
인천국제공항은 지금까지 총 3단계의 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1단계는 제1여객터미널과 1·2활주로 건설, 2단계는 탑승동과 3활주로 건설 등으로 각각 나뉘었다. 3단계 공사는 제2여객터미널을 짓는 공사였다.
안상목(56) 한라 전기부장은 인천국제공항 공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기 공사 전문가인 그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전기 공사를 담당했다. 제2터미널 공사에서는 전기 공사를 총괄하는 현장소장으로 근무했다.
“지난 1996년 제1여객터미널과 활주로를 건설하는 1단계 공사 때부터 참여했었어요. 처음에는 활주로에 비행기가 잘 착륙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항공등화를 밝히기 위한 전기공사의 일부를 담당했었죠. 1단계 공사를 위해 처음 영종도에 발을 디뎠을 때 사실 영종도는 사막이나 다름없었어요. 소금기를 머금은 모래밭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죠. 아무것도 없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고생이었죠”
1단계 공사 당시 현장직원으로 일했던 안 부장은 3단계 공사에서 전기·전력 부문을 총괄하는 현장 소장으로 부임했다. 그가 담당했던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의 전기공사는 규모만 총 463억원에 달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전기공사’라는 불릴 정도로 규모가 큰 공사였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는 총 12곳 전력실, 2046면의 분전반이 설치돼 있어요. 전력케이블 길이는 1080km였죠. 전기배선에서 전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강제전선관의 길이만 115km에 달했죠. 전선을 정리하기 위한 사다리 ‘케이블트레이’의 길이도 45km나 됐어요”
“제2여객터미널을 공사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꼽으라면 수하물처리 설비를 꼽을 수 있어요. 지하공간에 가로 폭만 3km에 달하는 거대한 기계를 설치해야 했죠. 빌딩 정보 모델링(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하 BIM) 시스템을 이용해서 간신히 구축할 수 있었죠. 매우 정밀한 공사가 필요 했어요”
“그 외에도 입출국 검색 장비 등 공항이라는 특성상 아파트·오피스텔 등 일반적인 건물보다 훨씬 더 많고 복잡한 장비들을 설치해야 했죠. 각 부서별로 변수가 너무 많은 탓에 능동적이고 순발력 있게 현장에서 대응하는 부분이 특히 중요 했어요”
정부기관 등에서 발주하는 건축공사에서는 중소기업 등을 배려하기 위해서 각 분야별로 여러 기업에게 쪼개서 발주를 한다. 인천공항 3단계 공사에서도 전기공사에만 50개 전기 관련 업체가 참여했다.
안 부장은 현장소장으로서 이들을 모두 조율·관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제 시간에 공기를 지키기 위해 그는 배려·소통·존중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각 기업들의 공사가 다른 공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배려·소통 없이 자기 공사만 몰두했다면 공기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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