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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4차산업 첨병 게임산업(上-현황)

게임불모지에 핀 꽃…기술·콘텐츠 중무장 미래 유니콘

최대 걸림돌은 시대흐름 뒤처진 정부정책…“스타트업 투자확대 필요”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1-21 0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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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게임산업은 2000년대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확산을 계기로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콘텐츠 산업의 강자로 떠올랐다. ‘e-스포츠’ 역시 게임산업의 발전에 발맞춰 높은 인기를 구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마주한 현재 게임산업은 둔감해진 혁신 의지와 더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로 인해 성장절벽에 직면한 상태다. 특히 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은 국내 게임산업 성장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업계 차원의 혁신과 정부와 대기업의 투자 강화를 통해 난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접목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도록 스타트업 인디 게임업체에 대한 적극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4차 산업혁명 첨병 게임 산업’을 선정하고 게임 산업의 현 주소와 개선점, 그리고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세편에 걸쳐 보도한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게임강국으로 군림하던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미국·일본 등에 비해 경쟁력 측면에서 뒤쳐지고 있다. 가상현실(VR) FPS(First-person shooter·1인칭 슈팅게임)게임인 ‘콜로니콜’을 개발한 김석중(사진) 페이즈아이즈 대표(남·36)는 양산형 게임에만 치중된 국내 게임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이한빛·배태용·전경훈 기자]게임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와 대형 업체들의 양산형 게임 일색인 국내 게임시장에 기존과는 차별화 된 기술과 콘텐츠를 앞세워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들이 최근 여론의 이목을 끌고 있다. 셧다운제·결제한도 제한 등 규제일변도 정부 정책으로 최강자 지위를 빼앗긴 국내 게임시장에 이들 기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내외 악재 속 차별화된 기술·콘텐츠 앞세운 게임 스타트업 두각
 
김석중 페이즈아이즈 대표(남·36)는 지난 2017년 가상현실(VR) FPS(First-person shooter·1인칭 슈팅게임) 게임인 ‘콜로니콜’을 출시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물이다. 콜로니콜은 그동안 PC나 콘솔에서만 서비스돼 왔던 가상현실을 모바일로 옮겨온 게임이다. 8명이 가상현실 공간에서 부지 점령, 실시간 대전 등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 대표는 4차 산업의 핵심 소스인 VR을 게임에 접목시켰다.
 
“처음 가상현실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2014년 오큘러스라는 미국 게임회사에서 가상현실 기기를 처음 발표한 것을 보면서부터였어요. 그동안 국내 개발사에서 발매된 양산형 게임들만 보다가 가상현실 게임을 직접 선보이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죠. 평소 게임을 좋아하고 개발자의 꿈이 있었던 터라 여기에서 큰 영감을 얻게 됐어요. 머지않아 가상현실 게임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 것이죠”
 
이후 김 대표는 시장조사와 개발가능성 검토 한 후 본격적인 게임개발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해야 더 깊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모바일 VR FPS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콜로니콜’은 국내 VR·AR 엑스포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단숨에 업계의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 김석중 대표는 그동안 PC나 콘솔에서만 서비스 돼 왔던 가상현실을 모바일로 옮겨 플레이할 수 잇는 ‘콜로니콜’을 개발했다. 그는 2014년 오큘러스라는 미국 게임회사의 가상현실 기기를 보고 영감을 받아 모바일 VR FPS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콜로니콜을 개발하기 까지 김 대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개발비 문제였다. 보통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하는데 5억~6억원이 필요하지만 김 대표의 자본금은 5000만원에 불과 했다. 김 대표는 투자를 받기 위해 발품을 팔아 약 3억5000만 원 가량의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게임 스타트업의 어려움은 ‘선입견·무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개발비죠. 자본금 5000만원은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하는데 턱 없이 부족한 액수였죠. 투자를 받기 위해 여러 기업체들을 찾아다녔어요. 그 결과 한 투자 포럼에 초대받게 됐죠. 투자포럼은 개인 기업 등에 개발 아이템을 선보여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자리에요.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죠. 콜로니콜 개발 관련 발표를 준비하느라 수일 동안 잠 한숨 잘 수 없었어요”
 
“개발에 착수하기 전 어떻게 하면 VR이라는 콘텐츠를 쉽고 재미있게 접근 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결과 모바일 기반의 VR게임이라면 가능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죠. 그동안은 VR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기기가 별도로 필요했어요. 이러한 부담 때문에 쉽사리 VR을 접하지 못하고 있었죠. 스마트폰을 활용한다면 훨씬 편하고 저렴하게 몰입감 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우리 모두 고성능의 스마트폰은 하나씩 가지고 있잖아요”
 
김 대표는 마침내 2016년 9월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실시했고 2017년 4월 오픈베타로 유저들에게 ‘콜로니콜’을 선보였다.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서비스 되는 ‘콜로니콜’은 3만원 내외의 블루투스 컨트롤러와 5000원 상당의 VR박스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VR FPS를 즐길 수 있다. 김 대표는 오픈 베타를 시작한지 약 1년이 조금 넘은 콜로니콜은 그동안 다수의 매니아층 유저를 확보했지만 스타트업 기업이란 한계로 인해 이름을 알리는데 고충을 겪고 있다. 
 
▲ 이수진(사진 오른쪽) 대표는 목표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게임방식에서 벗어나 게임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여성향 게임을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체리츠의 수상한 메신저는 2016년 7월 출시 후 세계 60여 개 국에서 5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게임시장 90%는 중견·대형급 업체들의 게임이 장악하고 있죠. 나머지 10%를 벤처·스타트업 업체들의 게임이 차지하고 있는데 구조상 점유율을 넓히기가 쉽지 않아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임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마케팅에서 밀리기 때문이죠. 스타트업 기업들이 훌륭한 작품성을 가진 게임을 개발해도 대다수는 대형 게임개발사의 그늘에 가려져 잊혀지곤 해요. 훌륭한 작품성을 갖춘 게임이 발전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환경을 만들어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많은 것도 국내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죠. 예컨대 게임을 개발 하려면 게임등급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심의를 받는 비용 만해도 몇 백만원이 들어요. 일한 게임을 PC와 모바일에 출시하려고 하면 두 번 검증을 받아야 하고 사업자등록증을 낼 때도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해요. 이러한 복잡한 행정 절차는 스타트업에 큰 재정적 부담을 주죠”
 
“게임 산업의 실무를 책임지는 정부기관도 문제에요. 가상현실게임의 경우 관련 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현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거 같아요. 미국, 일본 등의 게임회사는 가상현실에 적절한 투자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기에 대해 투자를 하는 기업이 많이 없죠. 그렇다면 정부라도 전망이 밝은 가상현실 분야에 투자를 해줘야 하는데 일부 기업에 몰아주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게임산업 흐름에 대해 잘 모르는 정부관계자들이 권한을 갖고 있어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비전문 관료들이 스타트 기업 지원 좌지우지…성공 비결은 ‘콘텐츠 차별화’
 
스타트업의 시장진입이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게임 개발로 인해 두터운 매니아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스타트업들도 여럿 존재한다. 국내 최초 여성향 게임인 ‘네임리스 프로젝트’, ‘수상한 메신저’ 등을 출시해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체리츠가 대표적이다.
 
이수진(30·여) 체리츠 대표는 2012년 8월 여성향 노멀 게임인 ‘덴 더 라이언’을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이어 차기작인 ‘네임리스 프로젝트’와 모바일 게임 ‘수상한 메신저’ 등을 내놓으며 두터운 매니아층 유저를 확보했다.
 
▲ 김수진 대표는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게임에 제작자의 의식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체리츠가 개발한 게임 중에는 다른 사람을 돕는 기부 콘텐츠가 있는데 유저들은 이러한 게임 속 기부 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국내 한 단체에 기부를 하기도 했다. 사진은 해외 팬들이 체리츠 본사에 보낸 팬레터들 ⓒ스카이데일리
   
“게임을 공부하면서 발견한 한 가지 특징은 모든 게임이 남성들이 좋아할 법한 사냥, 싸움, 경쟁 등이 주 콘텐츠라는 것이었어요. 게임을 좋아하는 많은 여성들이 있는데 여성들의 취향을 겨냥한 게임이 적다는 사실을 알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덴 더 라이언’은 게임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여성향 게임이죠”
 
이 대표는 체리츠에서 출시한 히트작인 ‘덴 더 라이언’, ‘네임리스 프로젝트’ 등의 성공 이유에 대해 자신의 시나리오 구성과 개발 노력도 있지만 수평적인 회사 조직 특성에 맞게 구성원들이 내놓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덴 더 라이언’ 개발 당시 게임 시나리오를 짜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결국 개발을 해야겠다는 강박을 놓고 의식의 흐름에 초점을 맞췄죠. 의식이 흐르는 대로 사물을 깊게 보니 여러 영감을 얻게 됐어요. 회사 분위기가 수평적 구조이다 보니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어요. 이를 모아 ‘네임리스 프로젝트’와 ‘수상한 메신저’ 등을 출시하게 됐고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죠”
 
게이머가 여러 명의 꽃미남들과 데이트하는 방식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수상한 메신저’는 2016년 7월 출시 후 세계 60여 개 국에서 500만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누적매출은 약 1000만 달러로, 해외 비중이 80%를 차지한다. 유저가 가장 많은 곳은 미국이다.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비율을 보면 미국(40.5%), 한국(20.7%), 독일(5.2%), 캐나다(3.9%) 등의 순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미국(61.1%)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게임 산업 발전의 자양분인 스타트·벤처 기업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석희 가천대학교 게임대학원 교수는 “게임 관련 스타트업이 늘고 있고 정부에서도 이들을 지원하려는 노력은 보이지만 다소 부족한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질의 콘텐츠들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 바로 설 수 있게끔 제도적인 정비와 지원이 더욱 늘려야 한다”며 “정부는 서류상 절차, 규제 등으로 인해 사실상 스타트업이 지원을 받기 쉽지 않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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