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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 뮤지컬 배우 김상현 (본명·김영완)

“천당·지옥 오간 경험 담긴 혼신의 연기 선보이죠”

지인에게 사기 당해 재산 탕진…역경 딛고 다시 무대로 복귀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2-26 0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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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영웅, 명성황후 등에서 훌륭한 연기와 노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실력파 뮤지컬 배우 김상현(본명·김영완) 씨는 굴곡진 역경을 이기고 배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올해 10주년을 맞는 창작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를 쫓는 악랄한 일본순사 ‘와다’역을 소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사진은 뮤지컬 배우 김상현 [사진=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배우생활을 하며 우여곡절이 많았죠. 기쁜 일도 있었지만, 죽을 만큼 힘든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젠 불혹의 나이를 넘다보니 그런 모든 일들이 경험으로 남아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 거름이 됐죠. 20대에는 우리나라를 흔드는 대단한 배우가 되는 꿈이었지만 40대가 된 지금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꾸준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전 가늘더라도 길게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싶어요”
 
김상현(본명·김영완·41세) 씨는 국내와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와 ‘영웅’에서 훌륭한 연기와 노래,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실력파 뮤지컬 배우이다. 그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창작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를 쫓는 악랄한 일본순사 ‘와다’역을 맞아 열심히 연습 중이다.
 
그는 뮤지컬 영웅에서 일본 순사 ‘와다’ 역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선 지킬 박사가 약물을 테스트할 수 없도록 하는데 일조한 ‘프룹스 경’을 맡는 등 유명 뮤지컬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아왔다. 이처럼 유명 뮤지컬에 등장해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를 선보인 김상현 씨지만 그가 연기를 시작한 것은 작은 우연 때문이었다.
 
내성적인 성격 극복하고자 연기 시작…재능 덕분에 프로배우로 전향
 
그는 학창 시절 왜소한 체격과 소심한 성격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자 김상현 씨의 아버지는 그에게 연기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남녀공학인 중학교를 다녔어요. 당시는 남들보다 체격도 왜소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요. 때문에 동급생들도 만만하게 보곤 했고, 여학생들까지도 저를 무시했죠. 여학생들은 제가 옆에 지나가기만 해도 ‘재수 없다’고 말할 정도였어요”
 
“이런 따돌림은 저의 성격을 더욱 소심하게 만들었죠. 아버지는 이런 저를 보고 직접 해결하시기 보단, 제가 스스로 해결하길 원하셨죠. 이에 대한 일환으로 아버지는 제게 연기학원에 다녀보라고 권유했어요. 연기를 통해 자신감을 키워 스스로 왕따에서 벗어나길 원하셨던 것 같아요”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인천의 한 연기학원에 다니게 됐고 그 곳에서 탤런트이며 연극인인 고(故) 김흥기 씨를 만났다. 김흥기 씨는 그의 연기력과 가창력 등 배우로서의 재능을 알아보고 무료로 연기를 가르쳐줬다. 그는 김흥기 씨의 연기지도 아래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할 수 있었다. 더욱이 고등학교 때에는 TV프로그램인 ‘드라마게임’,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등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맑고 청아한 특유의 미성 목소리를 살리기 위해 대학에서 판소리를 전공했다. 판소리를 전공했지만, 배우의 꿈이 더 컸기에 인천의 한 극단에 들어가 배우생활을 이어갔다. 극단에서 소도구를 제작하고 무대공연을 하며 실력을 키워가던 그는 더 큰 무대를 접하고자 서울로 거취를 옮겼다. 하지만 그는 꿈을 이루기도 전에 도피성 입대를 했다.
 
▲ 학창시절 소심한 성격 탓에 따돌림을 겪던 그를 보다 못한 아버지는 김상현 씨에게 연기학원에 갈 것을 권유했다. 그는 그곳에서 탤런트 故김흥기 씨에게 교육을 받아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스카이데일리
 
“인천에서 서울로 거취를 옮겨 판소리 공부와 극단 활동을 병행하던 때였어요. 그때 한 가지 문제가 생겼죠. 판소리와 극단 활동을 병행하다보니 심신이 약해졌는지, 갑자기 귀신이 보이는 거예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큰 문제가 생긴 거죠. 정말 두렵고 힘들었어요. 그래서 배우와 판소리 공부를 중단하고 군에 입대하게 됐죠”
 
그는 군 입대를 통해 귀신이 보이는 현상을 극복할 수 있었다. 김상현 씨는 전역 후, 다시 무대에 서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어린이 뮤지컬로 복귀했다. 어린이 뮤지컬은 하루에 4~5번 공연하곤 했지만, 공연이 끝난 후에는 노래와 춤 레슨을 이어가며 배우로의 실력을 쌓아갔다.
 
“꾸준히 자기개발을 하고 대극장 문을 두드린 덕분인지 ‘안악지애사’라는 뮤지컬에 합격했죠. 처음엔 앙상블로 들어갔었지만 연습과정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됐어요. 이때 ‘뭐가 돼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하지만 공연이 잘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출연료의 50%가량을 받지 못했어요. 결국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소송까지 가게 됐죠”
 
“소송을 진행하다 보니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컸어요. 그럼에도 공연을 계속 하고 싶었죠. 하지만 삶은 제 뜻대로 풀리지 않더라고요. 후에 ‘마리아마리아’라는 공연에 캐스팅됐는데 이 공연은 중단되고 말았어요. 뉴욕 공연까지 계획했는데 갑자기 공연이 중단된 것이죠”
 
“배우라는 직업은 계속해서 오디션을 보며 일을 찾는 프리랜서 같죠. 그런데 갑자기 공연이 취소되니 금전적 큰 어려움에 부딪쳤어요. 게다가 소송까지 가다보니 어려움이 더 컸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아버진 절 집에서 쫓아내기까지 했어요. 혼자 홍대 옆 고시원에 살면서 통장을 열어보니 9500원이 남았더군요”
 
그는 이런 진퇴양난 상황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무대에 서길 원했다. 이러한 욕심 덕분인지 더욱더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조승우·황정민·김윤석 등 유명 배우를 배출해낸 뮤지컬 ‘지하철1호선’에 출연했으며 ‘명성황후’, ‘지킬앤하이드’, ‘영웅’ 등 대극장 뮤지컬에 주·조연급 역할을 맡았다.
 
배우생활로 모은 돈, 사기 당해…절망 이겨내고 다시 무대로 복귀
 
▲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영웅, 명성황후 등에서 주·조연급 배역을 따내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던 그는 뮤지컬배우 등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상대로 항공권을 싸게 판매한다며 큰 돈을 받고 잠적한 사기에 당해 큰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좌절을 이겨내고 다시 무대 위로 복귀했다. ⓒ스카이데일리
 
공연을 하고 개인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점차 자리를 잡아갔지만, 김 배우는 또 한 번의 큰 사건을 겪게 됐다. 뮤지컬배우 등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상대로 항공권을 싸게 판매한다며 수억원 대 사기를 쳐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에 그 역시 큰 재산적 손실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배우 생활과 사업을 하며 모아뒀던 돈을 한순간에 모두 잃게 됐다.
 
“아끼는 동생이었고,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두터웠던 친구였어요. 그는 배우들을 상대로 싼값에 항공권을 구매해주며 환심을 산 뒤, 여러 명을 상대로 거액을 받아 해외로 도피했어요. 저는 이 사건을 통해 1억5000만원을 잃었죠”
 
믿었던 지인으로부터 차곡차곡 모아뒀던 돈을 사기당하자, 김 배우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싶었다. 절망에 빠진 그는 사업과 배우생활을 잠시 뒤로하고 수중에 있는 돈 60만원을 들고 무작정 제주도로 떠났다.
 
“거액을 잃고,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소식에 절망한 저는 나쁜 마음을 먹고 제주도로 향했어요. 그곳에서 지인과 함께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괴로움에 절규했죠. 한날은 산방산 인근에 있는 지인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을 많이 마셨어요. 다음 날 아침, 산방산 밑에 있는 절에서 타종소리가 들려왔어요. 타종소리가 먼 곳에서 여렴풋이 들려오는데 신기하게도 정신이 맑아지는 거예요. 그리고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제주도에서 생활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자는 다짐을 하고 다시 무대로 복귀했으며, 김상현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다시 뮤지컬 영웅, 명성황후 등을 통해 관객 앞에 섰으며, 올해도 뮤지컬 영웅 10주년 공연에서 안중근 의사를 쫓는 악랄한 일본순사 ‘와다’역을 휼륭히 소화하기 위해 매진 중이다.
 
“배우 생활을 하며 사람에게 상처도 받고, 또 사람에게 감사함과 사랑을 느끼기도 했어요. 돌이켜 보면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한 거름이 됐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들도 있지만, 이로 인해 관객들과 무대를 떠나고 싶지 않아요. 더욱 공연에 매진하기로 했죠. 이번 뮤지컬 영웅 10주년 공연에서는 전 시즌보다 더 악랄한 연기를 통해 안중근 의사를 빛나게 하고 싶어요”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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