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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피플]-손석우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 이사장

“책 속에 한국문화 세계로 전파하죠”

20년간 해외동포·군 장병 위한 책보내기 운동하며 문화 전파에 앞장

이한빛기자(hb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3-21 00: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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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우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 이사장은 지난 1999년부터 한국문화 전파 및 동포사회 지원을 위해 세계 각지의 해외동포들에게 책을 보내는 활동을 이어왔다. 해동협이 20년 동안 보낸 책은 총 185만권에 달한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한류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케이팝, 케이드라마, 케이뷰티 등이 인기를 끌면서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인 말과 글에 대한 역할도 중요해졌다.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한국문화원이나 한국 학교 등에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먼 타지에서 한국어로 만들어진 책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해동협)는 이러한 해외동포들의 고충을 해결하고 한국 문화의 확산과 전파를 위해 세계 각지에 책을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의 중심에는 손석우(76·) 해동협 이사장20년에 걸친 노력과 헌신이 녹아있다.
 
이민을 위해 찾은 브라질에서 책 보내기 운동의 필요성 느껴
 
손석우 이사장이 해외동포 사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과거 정당 활동을 하면서다. 민원 국장을 맡으면서 동포들이 보내온 고충과 민원을 들으면서 동포 사회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이후 정당을 나온 손 이사장은 1999년 농업 이민을 준비하기 위해 브라질로 떠났다. 지인을 만나 현지 한국학교를 둘러본 손 이사장은 동포사회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민을 포기했다. 그 일을 계기로 손 이사장은 국내로 돌아와 해외동포 책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
 
지인의 소개로 상파울루에 위치한 한국학교를 둘러봤어요. 도서관 시설은 좋은데 한국어로 된 책이 없었죠. 그 모습을 보고 이민 대신 한국에서 교민들과 소통을 하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교장선생님께 한국에 돌아가면 책을 보내겠다고 약속하고 귀국 후 해외동포들을 위한 책보내기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손 이사장은 동포들에 보낼 책을 마련하기 위해 2000년부터 일간지와 지역신문 등에 사랑의 책을 보냅시다라는 광고를 냈다. 당초 목표는 2만권이었으나 많은 시민들의 호응 덕분에 10만권의 책을 모을 수 있었다. 이후 세계 각지에 세워진 문화원, 한국학교에서 책 기부 요청이 들어오면서 책 보내기 운동도 활기를 띄게 됐다.
 
이에 해동협은 기증 받은 책들을 분류, 정리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에 창고를 만들어 배송까지 관리하고 있다. 그렇게 정리된 책들은 20년 동안 63개국에 총 185만권이 보내졌다.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수십, 수백 권씩 책을 보내주셨어요. 한국어 공부에 필요한 책은 몰론 요리, 동화책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을 보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책을 보내는 과정에서 한진택배 등이 지원도 해줬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20년 동안 이 운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해동협 회원들의 역할이 컸어요. 저는 이분들을 돌쇠라고 부르는데 30여명의 돌쇠들이 책 정리, 분류 등을 도와주면서 큰 힘이 됐죠
 
▲ 손석우 이사장은 이민을 위해 찾은 브라질에서 한글학교에 한국 책이 없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며 1999년 책 보내기 운동을 전개했다. ⓒ스카이데일리
     
손 이사장은 책 보내기 운동을 하면서 17개국의 나라를 방문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이라크 자이툰 부대를 꼽았다.
 
“자이툰 부대에서 한글 책이 아닌 농업·의학·과학과 관련된 영문 원서들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요청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돌쇠들과 함께 당시 미8군이 위치했던 한남동에서 15000권의 책을 모아 이라크 아르빌로 갔어요.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보니 군용기를 타기 전에 각서도 쓸 정도였죠. 우리가 기증한 책으로 이라크 주민들을 위한 도서관이 세워졌고, 거기서 평화를 염원하는 주민들의 눈빛을 볼 수 있었어요
 
해동협은 단순히 책보내기 운동만을 하는 곳은 아니다. 해외동포들의 독서를 유도하고 한국을 알리고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독후감대회도 개최한다.
 
5년 전쯤 미국 LA서 열린 독후감 대회에 시상을 하러 갔는데 대상을 받은 학생이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나는 미국인이지만 부모님은 한국인이다. 이 기회를 통해 부모님의 나라를 위해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어요. 동포 2~3세대들이 한국에 대해 알고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쇠퇴하는 독서문화다양한 문화와의 결합 통해 책읽기 유도해야
 
손 이사장의 책 보내기 운동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책을 보내는 과정에서 여러 애로사항도 있었다. 중국에 있는 국제학교에 책을 보내는 과정에서 검열을 통과하지 못한 1만권의 책이 몇 개월 뒤 통째로 돌아와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또한 건강 문제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지면서 책보내기 활동을 접을 생각도 했다.
 
빈 공간이 없어 헌책을 지하실 등에 보관한 적도 있었어요. 좁은 공간에 몇 만권의 책을 보관하다 책 속에 있는 먼지들을 많이 마시게 되죠. 이로 인해 파상균에 걸려 10일 정도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어요. 너무 힘든 나머지 이제 이 활동을 그만해야 하나 생각을 했는데 동포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떠올라 그만둘 수 없었어요"
 
▲ 손 이사장은 책 보내기 운동과 더불어 해외동포 후손들을 위한 독후감 대회를 개최하며 이들이 한국을 알고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호주에서 열린 한글독후감대회 시상식 모습. [사진=해동협 제공]
  
손 이사장은 인터뷰를 이어가면서
책 속에 역사가 살아 숨 쉰다는 말을 강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책에 세월이 쌓이고 책의 내용을 통해 그 시대의 모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콘텐츠가 발달하더라도 책의 소중함을 망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책은 우리글과 말이 담겨져 있는 자산이고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은 지혜의 동냥이 되니까요.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독서문화나 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손 이사장은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선 다양한 문화와 연계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의 한 도서관을 방문했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미국의 세리토스 도서관을 간 적이 있어요. 도서관의 규모도 크고 책도 다양했지만 인상깊은 건 주민들이 조상들이 썼던 그릇이나 장식 등 유물들을 공유하고 이를 교환하는 벼룩시장의 모습이었어요. 또 도서관 옆에는 선사시대 공룡 화석을 전시해 책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했고요. 우리가 아는 도서관은 조용하고 삭막한 공간인데 이런 광경을 보면서 책과 가까이 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책으로 손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와 접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손 이사장은 책 보내기 운동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나이가 들면서 힘에 부치는 만큼 젊은 사람들이 이 운동을 이어가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이가 들면서 책을 분류하는 과정이 힘에 부치기 시작했어요. 손으로 일일이 하다보니 과정도 만만치 않고 도와주는 분들도 많지 않거든요. 하지만 20년을 이어온 만큼 건강이 허락할 때 까지 마무리를 잘해 책 보내기 운동에 뜻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동협을 넘겨주는 것이 제 소망이에요. 그동안 많은 지인과 시민들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책 보내기 운동을 통해 그 빚을 갚아나가고 싶어요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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