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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포커스

우리는 없고 일본에겐 있는 다섯 가지 관광 DNA

인바운드·친환경·친인간·수요자 중심·스토리텔링 부재로 제자리걸음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04-15 10:49:36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얼마 전 대통령 주재로 확대국가관전략회의가 열렸다. 취임 후 처음이라고 한다. 오는 2022년까지 외래 관광객 2300만 명을 유치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를 위해 서울과 제주 이외의 1개 광역도시를 국제 관광도시로, 기초지자체 4곳을 관광거점도시로 선정하여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96만 명의 문화·관광 분야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나왔다.
 
이전보다 비교적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는 쪽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이 정도로 낙후된 관광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까. 일본의 아베 정권은 총리가 직접 일 년에 수차례나 관광 전략 실행 추진 회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2020년 외국 관광객 4000만 명, 20306000만 명 등으로 우리보다 배나 되는 목표를 비롯해 야심이 훨씬 장대하다. 실제로 목표 점검을 통해 수시 보완 내지 개선할 점을 실시간으로 정책에 반영하고 있을 정도다. 인구 고령화, 지방 소멸, 일자리 창출, 경상수지 등의 측면에서 관광산업만큼 효자가 없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5년 남짓하지만 지난 2014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서 우리가 일본을 능가한 적도 있었다. 천재지변 등으로 일본의 관광이 일시적으로 위축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일본의 관광객 유치가 다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작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무려 3117만 명으로 지난 2012년 아베 총리가 취임한 이후 6년 만에 무려 3.7배나 늘었다.
 
물론 2017년 이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대거 일본으로 간 것도 이유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1534만 명에 비하면 무려 2배 이상이나 많은 숫자이다. 관광 산업에 대한 정부 주도가 왜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정확한 실례다.
 
문제는 향후 한·일간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다시 역전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일본은 내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명실 공히 관광대국으로 우뚝 서겠다고 기염을 토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엄청난 빚더미와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과 비교해 너무나 대조적이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 중장기 대책, 미래에 대한 설계 등이 없이 진행된 전형적인 주먹구구식 졸속행정의 상징적 결과로 그것이 우리의 한계이기도 하다. 사드 핑계로 관광객이 줄어들었다고 하는 것이 일종의 호도이고 기만이다.
 
이 대목에서 분명하게 지적하고 싶은 것은 관광 DNA 차원에서 일본에는 있고 한국엔 없는 다섯 가지 요소들이다. 이것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 관광 산업은 중진국 내지 후진국 수준을 결코 탈피할 수 없다. 관광 선진국이 되는 것을 아예 포기해야 될 지도 모른다.
 
첫째로 일본은 인바운드 경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확연하다는 점이다. 지난 20여 년 간의 장기 불황에서 터득한 절실한 교훈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도 한 때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관광이 러시를 이룬 적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인들의 해외 관광 수요가 줄어들고 오히려 국내 여행지를 찾는 인트라바운드관광이 더 활기를 띈다. 여기에 더하여 외국인이 일본 관광지를 찾는 수요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금상첨화인 셈이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외국인이나 내국인이 좋아하는 관광의 테마나 관심거리를 잘 꿰뚫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근본적으로 이런 인식이 없다. 모두 왜 나가는 데만 열중하는지, 그것이 경제에 얼마나 해가 되고 독이 되는 지에 대한 지식이나 논의가 싹을 틀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플러스 경제가 아닌 마이너스 경제를 반복,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 인프라 앱 개발 스타트업들도 국내 시장 외면하고 일본에서 성공 스토리 써 
 
둘째는 친환경 관광이다. 지방을 가보면 아직도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환경 친화적인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를 의심케 한다. 온갖 난개발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개념이 무엇인지조차 석연치가 않다. 그리고 환경 문제와 지역 개발에 대한 이익이 상충하면서 표류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고, 공무원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 미국은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는 개발, 유럽은 환경과 개발의 균형적 접점을 찾으면서 완벽함을 추구한다.
 
셋째는 친인간적 관광 인프라 개발이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아날로그적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면서 관광의 핵심이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우리보다 낫다는 것이 이런 점에서다. 우리같이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한 나라들에게 가장 어두운 그림자가 바로 인간 경시 풍조이다.
 
우리가 자주 직면하는 많은 재난들의 대부분이 천재가 아니고 인재인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일본 관광의 장점으로 문화·숙박·교통을 꼽는 이유도 인간을 중시하는 편이성에서 비롯된다. 바가지요금에다 교통 불편, 천편일률적 음식 등 어디를 가도 편안한 것보다 불편한 구석들이 더 많은 것이 국내 관광의 현실이다.
 
넷째는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의 사고이다. 왜 내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관광을 회피하고 외국으로만 나가려고 하는 지는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왜 인트라바운드 관광에 열중하는지 다 이유가 있다.
 
요즘은 해외 골프 관광까지 극성을 부린다. 일본에 가면 한국의 반값으로 즐길 수 있으니 이를 나무랄 수도 없다. 외국인 관광객이 지방에 가면 우선 잘 곳이나 먹을 것까지도 마땅치가 않다. 내국인이나 외국인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으니 대책 회의를 한들 공염불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관광 테마 개발과 관련한 스토리텔링이 없다. 우리 관광객들이 일본 지방 관광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이유는 다양한 관광콘텐츠 때문이기도 하다. 만화 테마를 소재로 한 도쿄 인근 가마쿠라의 슬램덩크’, 규슈 오이타현 분코타가타의 옛날 거리’,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시의 요괴마을등이 외국인 관광객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곳곳에 산재한 일본의 온천과 고유의 음식 그 자체마저 스토리를 가미한 테마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그야말로 일본 열도 전국이 관광지다.
 
일본을 무시만 할 일이 아니고 배워야 할 것은 철저하게 배워야 한다. 왜 국내 숙박 앱 개발 관련 스타트업 등 신생 공유경제 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외면하고 일본에 가서 성공하고 있는 지까지 냉정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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