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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가 오늘(2일)로 창간 8주년을 맞았지만 기쁘기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밀어 닥친 국가적인 총체적 위기 때문에 소소한 자축 분위기를 갖는 것조차 왠지 꺼려진다. 오히려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덟번째 생일을 맞는다.
사상최악의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다. 대기업도 힘들고 중견·중소기업은 더 어렵다. 여기저기 소상공인들은 아예 못살겠다며 하소연 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기관차라고 할 수출 대기업들도 국내발 또는 글로벌 악재들이 이중삼중 몰려오면서 숨쉬기조차 힘들다는 아우성들이 넘친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몸을 낮추기 바쁘다. 풍전등화에 처한 기업들의 운명은 많은 언론사들에게도 그대로 미친다. 기업들의 광고와 협찬에 의존하는 언론사들은 현재 동반 어려움에 빠졌다.
이처럼 사람도 국가도 기업도 모두가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와 두려움들에 휩싸여 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몸집을 축소하는 등 생존전략에 들어간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오히려 다른 깃발을 들었다. 지난달 8일부터 주간지에서 일간체제로 전환한 종이신문은 누가 봐도 총체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불안하기 그지없는 도전이다. 많은 독자들은 시기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공하기 쉽지 않은 무모한 확장이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주간체제에서 일간체제로의 전환은 마치 돈 먹는 하마를 갑자기 수십 마리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재정적 위험이 매우 크다. 인쇄비·배포비만 동일 부수를 찍는다고 해도 최소 5배, 많게는 7~8배가 투입돼야 한다. 취재·편집 인력을 대거 보강하고 광고·판매 등의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 증가는 추계하기조차 쉽지 않다.
더욱이 종이신문은 누가 봐도 사양 산업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 중에 종이신문을 들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심지어 집이나 사무실에서조차 종이신문이 사라지는 추세다. 머지않아 종이신문은 언론 역사에서 단종될 것이라는 예측은 더 이상 예측이 아니기도 하다.
국가적 경제위기 속에서 국운 쇠락이라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는 마당에 스카이데일리는 마치 연어의 역주행처럼 과거형 윤전기를 겁도 없이 잡았다. 기름 내음이 나고 종이 냄새가 풀풀 풍기는 윤전기에서 만들어지는 종이신문은 아무리 봐도 독자를 만들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고 시선을 달리 했다. 종이신문이 시간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과정에 있지만 아직은 죽지 않은 강력한 플랫폼으로 봤다. 그리고 종이신문에 어울리지 않는 ‘뉴 패러다임’이라는 캐치프레이를 내걸고 종합경제지에서 일간 종합지로까지 선언했다.
종이는 외형만 보면 과거의 패러다임일 뿐만 아니라 지나간 플랫폼이 분명하다. 그런데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누구나 언론환경에 매일 노출돼 있는 독자라고 생각했을 때 종이는 뉴 패러다임이나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활할 수 있다. 그 중심에 바로 독자신뢰가 있다. 정보의 거대한 광장에서 이리저리 헤매고 언론을 불신하는 독자들이 무수히 늘었다는 점이다.
언론은 독자 신뢰가 생명수다. 지금 대한민국의 언론 현실은 안타깝게도 나날이 독자들로부터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혁명적인 뉴스 플랫폼들이 등장했지만 독자의 신뢰도는 오히려 바닥 수준이다. 이들 온라인 독자들은 개별 언론사들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마치 정보 유랑자처럼 변한 독자들이 대세를 이루면서 언론의 고유 저널리즘은 죽어갔다. 보-혁 등 진영이나 성향을 떠나 언론의 고유 저널리즘은 단독(또는 속보)정신, 팩트정신, 현장정신에 있다. 오늘날 이를 사명이나 소명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취재가 없거나 적은 이른바 ‘사무실 기사’들이 넘실대는 상황에서 무리한 베껴 쓰기나 이것저것 조합하는 속칭 우라까이 기사들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날로 독점하고 있다. 단독·팩트·현장 등 3대 저널리즘에 충실한 기자나 언론사는 오히려 ‘힘들게 일하는 바보’로 전락한 상황이 됐다.
이 때 종이 플랫폼은 독자를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찾아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저널리즘을 지켜갈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를 얻는다. 종이신문만의 단독성·팩트성·현장성 기사는 베껴 쓰거나 조합하는 기사들을 내기 쉽지 않다. 그만큼 독자의 신뢰성을 확보할 플랫폼은 아날로그식이지만 디지털보다 정교한 편집국 시스템이다.
이 같은 종이신문을 읽은 독자들의 입소문은 매우 강력하다.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고 자신의 정보처럼 입소문을 내는 독자는 소수라고 해도 그 파급효과가 작지 않다. 신뢰가 떨어져 가고 있는 우리 언론 환경은 스스로 생존을 위해서도 이런 전통적인 저널리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물론 정보의 홍수 속에서 독자가 기억하는 브랜드로 보도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황량한 사막에 숲을 조성하는 일 만큼 어렵다. 하지만 언론 본연의 역할은 주지하다시피 가장 먼저 생각하고 가장 먼저 움직이며 가장 깊게 보도하고 가장 가까운 현장에 늘 있어야 한다는 것에 있다. 종이 플랫폼은 저널리즘 시스템을 강력하게 떠받쳐주는 보이지 않는 기둥역할을 해준다.
이 기능이 다시 펄펄 살아 움직일 때 국가와 사회의 공기(公器)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 이미 종이신문의 부활은 예고되고 있다. 전성기 시절보다는 못하겠지만 종이신문이 주는 신뢰성이 담보된다면 독자들은 뉴스 전령사로 변한다. 스카이데일리는 이 같은 독자 로열티를 기대하고 국내 언론사 최초로 거점 거치대를 수천곳 자체 운용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일간 종이신문을 통해 로열티가 높은 자체 독자들을 공격적으로 발굴해 나가고자 한다.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단독이기에 가장 빠르고 확인을 거듭하기에 가장 신뢰할 만한 팩트이면서 현장정신을 소명으로 하기에 가장 생생한 뉴스라는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어려운 질곡 속에서 더 큰 희망이 보이듯이 스카이데일리를 인정하고 알아주는 진성 독자들에 다가가기 힘든 환경이 험난한 도전을 하게 한 동인(動因)이 됐다. 국민과 국가라는 큰 진영을 놓고 앞으로 보-혁 프레임을 점차 극복해 나갈 것이다. 독자신뢰를 통해 도탄에 빠진 국가를 재건하기 위한 스카이데일리의 일간 종이신문 도전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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