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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성난 민심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초유의 국론분열 사태를 촉발시킨 최종 책임자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목하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국사태로 촉발된 대규모 집회는 경제·안보 정책 대전환, 공수처·선거법개정 반대 등 대정부 투쟁의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광화문광장 가득 메운 국민들…·“공수처·선거법개정 반대, 文정부 심판”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19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민의 명령! 국정 대전환 촉구 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회는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장외집회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김진태, 장제원 등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이번 집회에는 약 10만여명이 넘는 국민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장외집회의 동력이 다소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는 규모였다. 조국사태로 드러난 문재인정부의 민낯을 지켜본 국민들의 분노가 여전히 가시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대목이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수많은 국민들은 이른 시간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해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행사 시간인 1시 이후에도 수많은 국민들이 광화문역을 통과해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내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는 통제됐으며 건너 편에 교보생명 및 KT 사옥 앞에도 국민들이 빼곡하게 자리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지하철을 이용해 광화문역으로 이동했다. 집회 현장에서 뿐 아니라 항상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서였다. 광화문으로 이동하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황 대표는 “조국이 사퇴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광화문에 왜 오셨는가”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문재인정권의 대한민국 국헌문란을 막아낼 때까지 투쟁은 계속돼야 된다”며 “개혁할 것은 검찰이 아니라 문재인정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는 “공수처를 만들려는 의도는 내 멋대로 법을 주무르겠다는 것이다”며 “누구라도 내 마음에 안 들면 구속하겠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행정부와 사법부가 장악되고 삼권분립 중 입법부만 남은 상황이다”며 “입법부를 장악하기 위해서지금 패스트트랙에 선거법 개정안을 올려놨는데 이것은 단순히 선거법 개정의 문제가 아니라 삼권분립이 무너지느냐 지켜지느냐, 우리 민주주의의 생존에 관한 문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우리 미래세대에게 정말 자랑스럽게 넘겨줘야 되는데 반(反)자유주의·반시장경제·반기업인 반세력들을 우리 2세에게 물려줘서 되겠는가”며 “우리 자유한국당이 문재인정권의 헌법유린 막아내기 위해서 목숨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가 마이크를 넘겨 받았다. 나 원내대표는 광화문 10월 항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분노는 조국으로 드러난 위선 청문회에 대한 심판이었고 우리의 분노는 안보 망치고 경제 망친 이 정권의 무능에 대한 심판이었다”며 “지금부터 무능·위선 정권에 대한 심판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오늘 이 광화문에 모인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이 만든 위대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다”며 “이들의 무능, 이들의 위선을 우리가 반드시 심판하고 오는 11월과 12월에 있을 이들의 패스트트랙 야욕을 분쇄해서 이제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살려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광화문 10월 항쟁, 대한민국을 살려낼 때까지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위기 조국 사퇴로 끝날 일 아냐…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은 이제 시작”
국민들 역시 황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단순히 조 전 장관의 사퇴가 대한민국 위기 극복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안보 위기, 초유의 국론분열 사태 등을 초래한 정권에 대한 엄중한 국민심판 만이 지금의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개천절 집회 때부터 꾸준히 광화문집회에 참석했다는 김현호(남·46) 씨는 “조 전 장관이 사퇴했다고 해서 안심하고 집에 있을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더욱 큰 위기를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문재인정부가 건재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이 정권을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공수처 설치의 경우 대통령의 권력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고 선거법 개정 역시 여당의 장기 집권을 위한 계획이라고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한 사회, 공정한 정치, 공정한 경제를 위해서라도 한 번이라도 더 광화문에 나올 생각이다”고 밝혔다.
딸, 손녀와 함께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금녀(66·여) 씨는 “평생 주부생활만해서 세상 돌아가는 것에 무지했다”며 “하지만 최근 가족들과 TV를 보며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해 딸과 어린 소녀와 함께 광화문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현재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면 공정과 평등을 외친 대통령의 공언과는 크게 어긋나 있다”며 “내 자식, 손녀들의 미래가 걱정돼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아무힘 없는 할머니지만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국민 모두가 다음 세대를 위해 정부 규탄의 목소리를 드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 사옥 앞에서 만난 30대 남·녀는 집회가 있을 때마다 광화문을 찾는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후 데이트를 즐기러 가곤 한다”며 “특정 정치색은 없지만 현 정국을 보고 답답함을 느껴 광화문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가장 큰 배신감과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우리와 비슷한 또래들일 것이다”며 “조 전 장관 사퇴로 현 정부가 벌인 일들이 유야무야 돼 버릴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 1야당 없는 선거법 개정, 합의없는 공수처 설치 등은 독재를 현실화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속히 광화문 민심을 받아들여 전향적인 태도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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