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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한글날 조국 퇴진 집회(上)

성별·나이·종교·학벌 장벽없이 일제히 몰려 나온 국민들

불교계·서울대·의사단체 등 참여…“나라 망치는 권력남용 좌시 못해”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0-10 0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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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종교계와 일반 시민들은 물론 대학교 학생들까지 규탄의 장인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한글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원성이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이후 터져 나오기 시작한 정부 규탄 목소리는 기존 보수층을 넘어 일반 시민을 비롯해 지식인, 종교인, 대학생 등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사실상 전 국민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설마하던 국민들의 원성…흔들리는 중간지대 우클릭 물결
 
300만명이 모여 ‘조국 사퇴·문재인 정권 퇴진’을 외친 개천절 집회가 진행된 지 일주일 만인 한글날, 많은 시민들은 또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재야 정치인, 보수 시민단체 등이 연합해 만든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이하·투쟁본부)’는 앞서 집회와 같은 성격의 대규모 집회를 또 한 차례 진행했다.
 
오후 12시부터 진행된 이번 집회는 광화문 이승만 광장을 중심으로 교보빌딩, 세종문화회관 앞 등에서 진행됐다. 투쟁본부 소속의 종교단체와 시민단체를 비롯한 수많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 일대를 찾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집회에는 1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수많은 인파로 인해 세종대로·사직로·효자로·자하문로 등의 구간이 통제됐다.
 
이번 집회는 앞서 집회와는 또 다른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성격이 그것이다. 처음 보수층 중심으로 진행되던 집회는 점차 일반시민 등의 참여가 늘어나더니 급기야 기독교, 천주교, 불교계 등의 종교단체와 대학생·청소년 등으로 까지 참여 범위가 확대됐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참여하는 집회로 발전했다.
 
이날 집회에도 불교대표 대불총 호국승군단장 응천스님, 천주교대표인 대한민국수호천주교모임 이계성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 서울대학교 집회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서울대 동문들은 물론 고려대학교 깃발을 든 무리도 눈에 띄었다. 일반 시민 자격으로 참석한 대학생·청소년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다양한 시민단체들은 물론 가족단위의 참석자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 당초 기독교 중심의 집회와는 달리 이번 집회에는 기독교는 물론 불교, 천주교 등의 종교 단위가 참여했다. 또 다양한 학생단위가 집회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종교 지도자들. ⓒ스카이데일리
 
대정부투쟁의 깃발을 높이 치켜세운 자유한국당 또한 집회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일반 시민 자격으로 집회에 참석했으며 일부 당원들은 광화문역 7번 출구 일대에서 ‘문재인 정권 퇴진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암자 나온 스님부터 책 덮은 대학생까지…자유우파 자생적·자발적 연대의식 확산
 
이번 집회는 기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엿보였다. 단순히 정부를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던 것에서 벗어나 문재인정부의 행태를 풍자하는 퍼포먼스부터 설문조사 등에 이르기까지 마치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한 애국페스티벌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광화문역 5번 출구 일대에 자리를 잡은 서울대학교 집회 추진위원회는 선착순 1000명에게 ‘서울대 문서위조학과 인권법 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나눠 주는 퍼포먼스를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 시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집회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과정 김근태(28·남) 씨는 “현재 집행부를 포함해 20명 정도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를 중심으로 서울대 동문들이 광화문에 모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인턴십 퍼포먼스에 대해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기회가 평등할 것이라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지위 이용해서 유리한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이다”며 “자녀 입시를 위해 표창장 문서까지 위조해서 입시비리를 벌이는 모습을 풍자하는 방식으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에도 집회 참석 혹은 집회를 주관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며 “여러 대학 단위와 함께 연계해서 집회를 진행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학생들의 집회 참여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었다.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 집회 장소 인근에 고려대학교 깃발을 든 한 여학생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자신을 고려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이 여학생은 “서울대 측에서 이번 집회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며 “조직단위가 아닌 개인으로 참여했는데 현재 고려대 학생들의 경우 개인 단위의 참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대는 물론 고려대의 학생들도 이번 광화문 집회에 참여해 조국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규탄했다. 사진은 서울대, 고려대 깃발(위)과 서울대 문서위조학과 인권법 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 나눠 주는 퍼포먼스 ⓒ스카이데일리
 
이어 “고려대 학내에서도 조국 사태와 더불어 문재인서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향후에도 많은 고려대 학우들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집회 장소 인근에서 만난 정경호(가명·남·42) 씨는 자신을 서울대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평소 집회에 잘 참석하지 않지만 후배들과 동문들이 조국 사태에 분노하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서울대 출신으로서 조국 장관이 부끄럽다”며 “겉으로는 사회의 지식인인척, 청렴결백한 척 했지만 그것이 본 모습이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조국 장관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큰 실망을 했다”고 비판했다.
 
정 씨는 “이곳에 모인 대다수의 사람들이 정권 교체를 외치고 있고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도 보수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가 궤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과거의 관계를 청산해 통합할 수 있도록 보수 인사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계 인사들 역시 광화문일대 곳곳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집회 초반 사태를 유심히 지켜보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불교계 인사 및 스님들은 이번 집회부터 행동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정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교보타워 인근에서 만난 한 비구니 스님은 충청남도 시골 암자에서 수행을 하고 있었지만 나라가 걱정돼 상경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평소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잘 모른다”며 “하지만 동료 스님들이 세상 이야기를 알려줬고 DMB를 통해 보는 광경이 너무 어지러워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심경으로 서울로 올라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봐도 잘못된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고 그를 옹호하는 대통령과 여당의 잘못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수많은 언론들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나라가 심히 걱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늘 아침 8시에 서울에 올라와 저녁 8시 버스를 타고 다시 암자로 들어간다”며 “하지만 이 같은 집회가 있다면 또 다시 와서 나라를 위한 행동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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