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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의 국정철학이 흔들리고 있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명까지 해가며 유독 ‘안전’을 강조했던 현 정부의 국정철학이 대기업의 ‘안전불감증’ 앞에 속수무책 무너지고 있다. 10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에서 근로자 5명이 아르곤 가스가 새어 나오면서 산소 부족으로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삼성전자에서는 불산 누출사고가 재발하는 등 또 안전불감증이 빚은 대형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지난 1월 화성 반도체 생산11라인에서 불산 누출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삼성전자는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지난 2일에도 같은 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CCSS)에서 배관교체 작업중 불산이 누출돼 직원 3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 전동수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지탄을 받고 있다. 전 사장은 8일 열린 삼성사장단회의 직후 기자들이 불산 누출사고가 두번이나 발생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저는 돈이나 벌어야죠”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블로그 ‘삼성투모로우’에 ‘부주의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불산 누출사고에 대해 책임있는 경영자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지난 3월22일에는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는 화재가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항제철소 내 제1파이넥스 공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용광로에서 열을 내보내는 대풍구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같은 달 27일에는 포스코 포항제강공장에서 크레인 점검을 하던 직원이 철제기둥과 크레인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대기업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든 안전사고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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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정부의 국정철학이 흔들리고 있다. 유독 ‘안전’을 강조했던 현 정부의 국정철학이 대기업의 ‘안전불감증’ 앞에 속수무책 무너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환경부 공무원,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이 불산 누출사고의 현장감식을 벌이는 모습(사진 위)과 지난 2일 또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전경. <사진=뉴시스>
박근혜정부가 출범 초기 정부부처인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바꾸면서까지 ‘안전’을 국정철학으로 내세웠지만 대기업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0일 현대제철에서는 아르곤가스 누출사고로 5명이 사망하는가 하면 삼성전자에서는 2번에 걸쳐 불산이 누출돼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포스코에서도 화재가 발생했고 여수산업단지에서도 폭발사고 등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기업들 산업현장 곳곳에서 유해물질이 흘러 나오거나 폭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성폭력·가정파괴·학교폭력·불량식품 등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유해화학물질, 풍수해, 원자력 사고 등 국가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범부처 협의체인 안전정책조정회의도 출범시켰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화학물질 누출 등으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중대 산업재해 예방 및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유해 및 위험 작업에 대한 원청업체의 관리책임이 소홀하다고 보고,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도록 법 제도를 개선하고 중대재해 발생시 원청업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 10일 새벽 1시40분께 충남 당진시 송산면 가곡리 현대제철 C지구 제강공장에서 근로자 5명이 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사진=뉴시스>
◇현대제철서 근로자 5명 질식사=10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에서 근로자 5명이 아르곤 가스가 새어 나오면서 산소 부족으로 질식해 숨졌다.
협력업체 한국내화 소속인 근로자들은 이날 새벽 1시45분께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전로에서 보수작업을 벌였다. 전로는 고로에서 녹인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시설인데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가스 누출 등에 대비한 별도의 안전장비를 착용하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근로자들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0여분 뒤인 2시30분께 숨졌다.
아르곤은 무색·무취의 가스로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는 않다. 하지만 공기보다 무거워 누출된 아르곤 가스가 바닥에 가라앉으며 산소 농도가 떨어져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은 이에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번 사고는 공기를 앞당기기 위해 무리하게 밤샘작업을 강행하다 벌어진 사고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전기 용광로 보수 작업 중 사고가 난 것이기 때문에 하청업체 뿐 아니라 원청업체인 현대제철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 삼성전자가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지난 2일에도 화성 사업장 같은 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CCSS)에서 배관교체 작업중 불산이 누출돼 직원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3일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 경찰 과학수사차량이 합동감식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잇단 사고에 “돈이나 벌어야죠”=지난 1월 불산 누출사고로 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지난 2일 또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삼성은 보호복과 장갑 등 안전장비를 갖춘 상태에서 작업했다고 밝혔지만 협력업체 성도ENG 소속 작업자들이 불산 누출로 목과 손·발 등에 화상을 입어 안전관리에 미흡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번 불산 누출사고 당시 늑장신고로 은폐의혹을 낳았던 삼성은 이번에도 사고발생 3시간여 만에 당국에 신고했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는 불산이 누출돼 5명(사망 1명, 부상 4명)의 사상자를 냈다. 당시 삼성은 불산 누출 부분에 내산봉투를 받쳐두는 임시조치를 한 뒤 뒤늦게 불산 누출사실을 알렸다.
불산은 무색의 자극성 액체로 피부나 점막에 강하게 침투하기 때문에 취급에 주의를 요하는 유독 화학물질이다.
더 큰 문제는 잇단 사고에 대한 책임있는 경영자의 부적절한 발언이다.
▲ 삼성전자 전동수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기자들이 불산 누출사고가 두번이나 발생한 것에 대해 의견을 묻자 “저는 돈이나 벌어야죠”라고 말했다. 비난이 일자 전 사장은 삼성전자 블로그 ‘삼성투모로우’에 짤막한 사과 글을 올렸다. <사진=삼성투모로우 홈페이지>
삼성전자 전동수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8일 열린 삼성사장단회의 직후 기자들이 불산 누출사고가 두번이나 발생한 것에 대해 묻자 “저는 돈이나 벌어야죠”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블로그 ‘삼성투모로우’에 ‘부주의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는 짤막한 사과 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뿐이다. 지난 1월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한지 100일도 안 돼 또 같은 사고가 일어나 안전불감증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삼성은 공식적인 책임인사 조치도 없다.
아직 추가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환경안전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한 관계자는 지난 7일 “조사 결과 최근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불산 누출사고 책임이 삼성전자에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유독물질인 불산을 다루는 작업이었지만 이에대한 원청업체의 안전성 점검은 부족했다는 게 고용부의 판단이다.
◇포스코 공장 화재 등 산업현장 사고 잇따라=지난 3월22일 저녁에는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항제철소 내 제1파이넥스 공장에 있던 용광로의 대풍구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 지난 3월22일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는 화재가 경북 포항제철소 공장에서 발생했다. 또 같은 달 27일에는 포스코 포항제강공장에서 크레인 점검을 하던 직원이 철제기둥과 크레인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등 포스코(사진)에서도 잇단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스카이데일리
다행히 진화작업이 이뤄져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사고로 연기를 마신 직원 1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출동한 소방관 등은 현장 접근이 어려워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불길이 다른 건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진화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넥스 공장은 2009년에도 파이넥스 2공장 성형탄설비(HCI)에서 화재가 발생, 직원 3명이 다치는 등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또 같은 달 27일에는 포스코 포항제강공장에서 크레인 점검을 하던 직원이 철제기둥과 크레인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월14일 오후 8시50분께는 전남 여수시 여수산단 대림산업 2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현장에서는 작업조건이 안전한지 확인하지 않고 밤늦게까지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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