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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조 가계부채와 금리 급상승
한원석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4 00:02:57
 
▲ 한원석 금융부 차장
 금리를 둘러싼 상황이 심상치 않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5% 선을 돌파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주 미국 증시와 우리 증시가 급락했다. 외국인은 3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번 달 들어 다시 1.4%대로 낮아졌지만 언제든 다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열려있다.
 
우리나라의 10년물 국고채금리 역시 2%에 가깝게 급등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은행의 가계 대출금리는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0.5%나 올랐던 일반신용대출은 소폭 떨어졌지만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오르고 집단대출 등도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0.25%, 한국은행이 0.5%로 동결한 상황임에도 대출금리가 오른 것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그동안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너무 많은 돈이 풀리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통과시켰고,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지난달 말 하원을 통과한데 이어 늦어도 이달 중 상원 통과도 유력하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광의통화(M2)는 3191조3000억원(평잔·계열조정기준)으로 2019년말(2908조원)보다 30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축소 지시에 맞춰 은행들이 우대금리 폭을 깎으면서 대출금리가 인상됐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등장했던 ‘1%대’ 신용대출은 사라졌다. 장기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결국 대출금리는 계속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인해 미국 등 금리인상 흐름이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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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금리 상승이 반드시 악재인 것은 아니다. 경기가 회복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의 빚 규모는 1726조원으로 작년 4분기에만 44조2000억원 순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리 급등으로 인해 가계부채에 문제가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신용대출이나 주담대 모두 변동금리를 따르는 경우가 많아 금리가 급상승할 경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했던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1억원을 대출했을 경우 금리가 0.5%만 올라도 50만원을 이자로 더 내야 한다.
 
일각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인금융부채 비율은 103%, 임대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 비율은 140%에 달할 것이란 추정까지 나온다.
 
금융당국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은성수 위원장 명의의 서한과 함께 발표한 ‘주요 금융현안 10문 10답’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이번 달 안으로 대출자의 모든 대출 대비 원리금 상환 능력을 계산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1인당 40%까지만 허용한다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19조5000억원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 지급안을 확정했다. 이중 15조원은 빚을 내 조달해야 한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이러한 적자국채 발행은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정부는 보궐선거를 앞둔 선심성 정책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재난지원금에만 매달리지 말고 가계부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대출 조이기에만 급급한 정책으로는 금리유지와 가계빚 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 ‘영끌’·‘빚투’ 대출자들의 절반 가까이가 앞으로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가야할 2030세대다. 이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한원석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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