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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수의 新삼국사 산책

신라 건국 시조 박혁거세거서간의 이름에 담긴 의미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7-21 16:33:13

▲ 정재수 역사작가
 신라 건국시조의 정식 명칭은 ‘박혁거세거서간(朴赫居世居西干)’이다. 박(朴)은 성씨, 혁거세(赫居世)는 이름, 거서간(居西干)은 왕호이다. 다음은 이들 명칭이 만들어진 배경과 역사에 대한 해석이다.
 
박(朴)은 광명사상과 단군계승을 천명
 
먼저 성씨 박(朴)이다. 『삼국사기』 기록이다. ‘진한사람은 박(匏)을 박(朴)이라 하는데 처음 커다란 알이 마치 박의 모양과 비슷하게 생겨 성을 박으로 하였다(辰人謂匏爲朴 以初大卵如匏 故以朴爲姓).’ 『삼국사기』는 박(朴)의 어원을 조롱박(匏)에서 찾는다. 근거는 진한인이 조롱박을 박으로 불렀다는 이유이다. 조롱박(박)은 예전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식물이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지만 옛 초가집 지붕이나 담벼락에는 어김없이 박이 널려 있었다. 또한 박을 둘로 쪼갠 바가지는 매우 유용한 생활도구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곤도 세이쿄(権藤成卿)가 편찬한 일본을 비롯한 한국·중국의 역대왕조 흥망성쇠를 기록한 『팔린통빙고』가 있다. 박에 대한 설명이다. ‘박(朴)은 벌(伐) 또는 모(矛)와 같다. 혹은 호(瓠)의 뜻이다. 옛날에는 박을 배(舟)에 비유하였다(朴同伐赫矛也 或爲之瓠之義 古以瓠喩舟).’ 『팔린통빙고』는 박(朴)의 어원을 표주박(瓠)에서 찾는다. 표주박은 조롱박을 절반으로 쪼개어 만든 바가지이다. 근거는 옛날에 박을 배(舟)에 비유했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서는 공히 박(朴)을 박에 비유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삼국사기』는 조롱박(匏), 『팔린통빙고』는 표주박(瓠)이다. 그럼에도 두 사서가 박혁거세의 성씨를 박에 비유한 점은 참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영해 박씨(박혁거세 직계 후손)의 전승기록인 『소부도지』(박제상 찬술)는 전혀 다르게 설명한다. ‘박(朴)은 단(壇)의 음이 박달(朴達)이기 때문에 그것을 취하여 성으로 삼았다(朴者 壇之語音曰朴達故取之爲姓).’ 『소부도지』는 박(朴)의 어원을 단(壇-檀의 오기인 듯)의 음인 박달에서 찾는다. 박달은 밝달이며 광명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어느 기록이 맞을까. 『소부도지』 기록이 역사적 사실에 가깝다. 특히 단(檀)은 우리 민족의 원조인 단군(檀君-밝달임금)과 맥을 같이 한다. 『규원사화』(북애노인 찬술)는 ‘박혁거세는 단군의 먼 후손이다(赫居世亦出於檀君之後)’라고 기록해 박혁거세가 단군을 계승한 사실을 명확히 지적한다.
 
다만 『삼국사기』와 『팔린통빙고』가 박(朴)을 박에 비유한 것은 전승기록이 다르기 때문이다. 『삼국사기』 조롱박(匏)은 진한계(진한 출신 신라인)의 전승기록을, 『팔린통빙고』 표주박(瓠)은 왜계(왜 출신 신라인)의 전승기록을 따른다.
  
▲ 박(朴)이 나온 배경에 대한 3가지 설. [자료=필자 제공]
  
혁거세는 혈통 내역의 비밀이 담겨
 
다음은 이름 혁거세(赫居世)이다. ‘혁(赫)’은 우리말 ‘밝’, ‘거(居)’는 ‘있다’, ‘세(世)’는 세상을 뜻하는 우리말 ‘누리’이다. 혁거세는 세상을 밝힌다는 뜻의 ‘밝은 누리’이다. 『삼국유사』는 혁거세를 ‘불구내(弗矩內)’와 같다고 설명한다. 불구내는 ‘붉은 해’의 이두식 표현이다. ‘밝은 해’와 같다.
 
하지만 혁거세에는 한자적 해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혈통의 비밀이 담겨져 있다. 박혁거세 아버지는 혁서거(奕西居)이며 어머니는 파소(婆蘇)이다. 혁서거와 파소가 합환(合歡)하여 대일광명(大日光明)인 혁거세를 낳는다(『위화진경』). 혁거세는 혁서거와 혈통상으로 직접 연결된다. 또한 파소는 북부여 천제(왕) 고두막한의 딸인 북부여 황실 출신의 섭라국 여왕이다(『태백일사』). 섭라국은 파소여왕의 뒤를 이어 혁서거의 딸인 혁거지가 여왕을 승계한다(『유기추모경』). 혁거지여왕은 혁거세의 여동생이다.
 
따라서 박혁거세의 부계혈통만을 고려하면 혁서거, 혁거세, 혁거지 등 3명은 모두 혁(赫/奕)자로 시작한다. 박혁거세의 원래 성씨는 혁(赫) 씨인 것이다.
 
지금은 현존하지 않지만 과거 함경남도 안변에는 안변 혁(赫) 씨 집성촌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안변은 신라의 비열홀(比列忽)이다.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신라 기림왕(15대)은 비열홀을 순행하며 몸소 나이 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곡식을 차등있게 내려 준다(巡幸比列忽 親問高年及貧窮者 賜穀有差). 학계는 기림왕이 뜬금없이 경주에서 북쪽으로 수천리 떨어진 함경남도 안변까지 찾아간 배경을 전혀 해석하지 못한다. 혹여 기림왕은 원조 혁서거의 또 다른 후손을 찾아가 특별히 위무한 것은 아닐까.
 
▲ 박혁거세의 혈통 계보도. [자료=필자 제공]
  
다만 박혁거세의 원래 성씨가 혁씨라면 박의 성씨는 다른 판단을 해야 한다. 후대에 박혁거세의 시조역사를 재정립하면서 박(朴)씨가 새로이 만들어져 첨가되었을 개연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거서간은 한의 유민집단을 경계하는 방어장
 
마지막으로 왕호 거서간(居西干)이다. 거서간은 박혁거세 한 사람에게만 붙여진 특별칭호이다. 『삼국지』〈위서〉동이전에 삼한 소국의 군장 칭호 ‘거수(渠帥)’가 나온다. 거수는 거서와 어원이 같다. ‘간(干)’은 북방 유목민족이 사용하는 왕호이다. 따라서 거서간은 ‘왕 중의 왕’을 지칭한다. 『삼국사기』는 진한말 ‘왕(王)’으로 『삼국유사』는 우리말 ‘거슬한(居瑟邯)’으로 거서간을 설명한다. 둘 다 같은 의미이다.
 
그런데 『소부도지』는 거서간을 전혀 다르게 설명한다. ‘거(居)는 거(据)요 간(干)은 방(防)이요 장(長)이다. 즉 서방(西方)에 의거하여 경계하는 방어장(防禦長)의 뜻이다. 서방은 서침(西侵)하여 사악한 도(道)를 행하는 자를 말한다(居者据也 干者防也長也 卽詰拒西方而防禦之長之意 西方者 卽彼西侵而行詐道者也).’ 서방은 낙랑지역(평안남도) 한(漢)의 유민집단을 가리킨다. 거서간은 한의 유민집단을 경계하는 방어장이다.
 
이는 건국 초기의 사정을 설명한다. 원래 한반도 낙랑지역은 진(秦)의 유민집단 망명지이다. 그런데 새로 망명해 들어 온 한(漢)의 유민집단이 진의 유민집단을 밀어내자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남하를 서두른다. 때마침 박혁거세(파소) 집단이 한반도에 들어오고 진의 유민집단인 진한6촌과 자연스레 결합한다. 서라벌(신라)은 그렇게 해서 경기 북부지역에서 탄생한다. 박혁거세의 임무는 한의 유민집단 위협으로부터 서라벌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의 유민집단을 경계하는 방어장인 거서간의 특별왕호가 생겨난다.
 
정리하면 이렇다. 성씨 박(朴)은 ‘밝달 임금’ 즉 단군 계승의 천명이며, 이름 혁거세(赫居世)는 혈통 내역의 비밀을 담고 있다. 또한 왕호 거서간(居西干)은 신라 건국초기 역사를 함축한다.
 
누가 뭐래도 박혁거세는 명백한 신라의 건국시조이며 천년역사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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