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이혁재의 지구촌 IN & OUT

왜 일본과 잘 지내야 되는 지 아십니까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8-31 10:12:48

 
▲이혁재 언론인·전 조선일보 기자
/김대중 노무현의 진보 정부 때보다
/왜 문재인 진보의 한·일이 더 나쁠까
/우리의 운명 바꾸기가 쉽진 않지만
/계속 존재해야할 ‘우리’ 위한 결단을
 
 
국가가 정책을 결정할 때 잊지 말아야 할 판단기준이 있다. 그 정책이 정치인이 아닌, ‘영원할 우리의 행복’에 과연 도움이 되느냐는 점이다.
 
한·일관계를 예로 들어보자. 요즘 두 나라 관계가 더할 나위 없이 나쁘다. 일본 욕하면 ‘구국의 영웅’이고 자기편이라고 감싼다. 반면 조금이라도 좋게 말하면 ‘탄핵하고, 무너뜨리고, 또 무너뜨리고, 또 다시 무너뜨려야 할’ 천하의 나쁜 사람이 된다. 문재인 정권이 성공한 대표적 프레임 씌우기 두 가지가 ‘집 있는 부자’란 프레임, 그리고 ‘친일파’이다. 두 가지 프레임에 걸리면 이민을 생각해 보는 게 낫다.
 
집 가진 자, 그리고 친일파라는 프레임
 
그런 국물도 없는 세상이긴 하지만 혹시 허락해 주신다면, 우리와 우리 증손자들이 일본과 세상을 같이 사는 것이 왜 필요한지 짧게나마 살펴봤으면 한다. 좌우를 떠나, 보수와 진보를 떠나, 지지 정당을 떠나, 나이를 넘어, ‘선거와 이념 중립적으로’ 생각해보자. 워낙 민감한 문제라 학문적으로, 외교적으로만 살펴봤다.
 
우선 왜 한·일관계가 역대 최악일까. 역사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그건 근본적 원인은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渕恵三) 총리가 합의한 ‘한·일 파트너십 선언’으로 한·일은 역사 문제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 줄 알았다. 하지만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진보-보수-보수-진보로 정권이 바뀌었지만 관계는 악화일로다.
 
사이가 나쁜 게 종군위안부, 독도 문제 때문이라고 하지만 두 문제는 전부터 있었다. 그래도 전에는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문재인 정권보다 친일파여서 그랬다고 주장했다간 큰일 난다.
 
비대칭에서 대칭으로 바뀐 한·일
 
그럼 왜 나빠졌을까. ‘기분 좋은데서’ 이유를 찾자면 한·일관계가 비대칭에서 대칭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관계가 대등해졌다는 말이다. ‘비대칭-상호보완’ 관계에서 ‘대칭-상호경쟁 관계’로 변했지만 양국 정부가 아직 이런 변화에 적응 못하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이전 냉전 때 한·일관계의 특징은 일본 국력의 우위 정부‧재계만의 교류 정보 가치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일방적 유입 등으로 특징지어진다. 다른 말로는 한국이 밀렸다. 이 시기에 한국은 일본과 협력을 통해 경제발전과 정치안정을 달성했다. 북한에 1970년대 초반까지 밀리던 한국이 체제 우위를 확보한 덕에 일본도 평화를 누릴 수 있었다. 상호보완 관계가 확고했고 공통의 목표는 훌륭히 달성됐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의 냉전 붕괴, 한국의 선진국 진입은 한·일관계에 변화를 초래한다. 대등한 국력 중앙은 물론 지방정부와 민간 차원의 다양한 교류 정보 가치의 쌍방향 교류 등 대칭 관계가 된다. 크게 봐서 이제 우리가 안 밀리게 됐고, 쉽게 말해 경쟁관계가 됐다. 경쟁관계에서는 양보하기도, 먼저 사과하기도 쉽지 않다.
 
새시대에 맞는 위기해소법 안 나와
 
한·일은 ‘대등 시대’를 맞아 앞으로 어떻게 같이 살아갈지 ‘공생과 교류를 위한 신전략’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아직 없다. 갈등이 빚어져도 위기를 관리하는 노하우‧제도‧방식‧지혜‧관례가 없다.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통인식마저 없다.
 
양국이 협력할 필요성이 냉전시대보다 낮아짐에 따라 강경 여론이 득세하게 됐다. 굳이 대립을 타협으로 이끌 필요가 있느냐는 국민이 양국에서 모두 늘고 있다. 양국 정부 역시 국내여론에 맞서면서까지, 지지율을 희생하면서까지 관계회복에 나서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건 사실 극복할 수 있다. 한·일대립의 보다 근본적 원인은 양국 외교노선이 냉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데 있다.
 
첫째 북한 문제. 일본에선 문재인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나머지 북핵 문제에 소홀해졌다고 본다. 반면 한국은 성공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려면 미국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일본이 한미를 이간질한다고 본다. 한·일을 뭉치게 해줬던 북한 핵이 이제는 양국을 멀어지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일 화해의 열쇠를 쥔 중국 문제
 
둘째 중국 문제. 중국의 초강대국화, 이에 따른 미·중 갈등이 한일을 관계악화로 밀어 넣고 있다. 일본은 ‘인도-태평양 구상’을 통해 중국 견제라는 전통적 외교전략을 달성한 듯 보인다. 하지만 일본은 사실 미중 대립이 너무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악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나름의 ‘자주적’ 대중외교가 가능하길 바란다. 미·중 갈등이 더 격화될 경우 일본의 선택지는 극단적으로 줄어든다는 점에 일본의 고민이 있다.
 
반면 우리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북한 문제는 미중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먼저 일본에 대한 영향력 확보 차원에서도 한미 동맹에 비중을 두고 있다.
 
2019년 대중무역 2771억 달러(무역총액의 26.5%), 대일무역 2112억 달러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는 중국’ 노선을 걷는다. 문재인정부도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
 
북한핵 억제와, 북한의 군사 도발을 억제해준다는 점에서도 중국의 비중은 적지 않다. 멀게는 한반도 통일을 위해, 통일에 가장 민감한 중국이 통일 반대세력이 되는 걸 막기 위해 중국과 양호한 관계를 중시한다.
 
우리 정부가 가장 피하고 싶은 현실은 미국과 중국이 ‘너는 누구 편이냐’며 선택을 강요하는 경우다.
 
헷갈릴 때는 우리 손자들 얼굴 생각하자
 
결국 ‘적당한 미·중갈등’을 원하는 일본과, ‘양호한’ 미·중관계를 바라는 한·일간에 괴리가 생겨났다. 하지만 간격을 좁힐 시급함도, 외교적으로 협력할 필요성도 한·일은 못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한·일은 미중 대립과 관련해 두 가지 닮은 얼굴을 갖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첫째 양국은 격렬한 미중 대립은 바라지 않고 그건 한·일 양국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얼굴이다. 둘째 그러면서도 한일 모두 미중 갈등을 완화시킬 능력은 없다는 얼굴이다. 양국이 공통된 외교목표와 국가이익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런 닮은 얼굴을 갖고 있는 한·일이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면 서로에게 이익은 적다. 힘을 합쳐 미·중 갈등을 줄이는 일이 반드시 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게 바람직한 방향이란 점이다.
 
일본과 미래 외교 전략을 논의한다고 ‘탄핵하고, 무너뜨려야 할 천하의 나쁜 X’이라고 비난만 한다면, ‘우리와 우리 자녀, 우리 손자, 우리 증손자’의 행복한 미래국가를 만들 전략수립은 어려워진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도 행복한 시장 민주주의 길을 걸어갈 거라면 목 아프게 ‘죽창가’만 줄곧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 좋아요
    4

  • 감동이에요
    3

  • 후속기사원해요
    1

  • 화나요
    2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의 조직위원장으로서 행사를 준비 중인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구자열
엘에스그룹
박윤식
MG손해보험
전미정
진로재팬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독서가 즐거운 색다른 세계로 초대합니다”
독서 장벽을 낮추는 ‘전자책 구독 플랫폼’ 전...

“부방대는 선거 정의 바로 세우는 베이스캠프죠”
부방대 “부정선거는 거대 惡, 정의수호하는 군...

미세먼지 (2022-05-24 08:3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