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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지피지기 일본어

“절대로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

오지랖(한국)과 메이와쿠(민폐, 일본), 민족성 갈랐다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9-10 14:13:15

▲ 이재훈 생활경제부장
한·중·일 세 나라 엄마의 자녀교육 차이점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대한민국 엄마는 “절대로 남에게 지지 마라”고 말하고, 중국 엄마는 “절대로 남에게 속지 마라’고 강조하며, 일본 엄마는 “절대로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제법 그럴싸한 비교다.
 
한국과 중국보다는 확실히 일본인이 “메이와쿠오가케루나(めいわくをかけるな, 폐를 끼치지 마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산다. 아기가 말을 배우면 엄마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기 때문이다.
 
일본 지하철 객차 안에 엄마와 말문 트인 아이가 함께 탔는데 아이가 시끄럽게 떠들면 엄마가 조용히 하라고 아이를 크게 꾸짖는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아이를 데리고 지하철 객차 밖으로 조용히 나간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애를 달래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국사람 못지않게 술을 즐기고 저녁 회식문화도 즐기는 일본이지만 상대가 술을 따라주려 할 때 “그만 마시겠다”고 하면 강요하지 않는다. 막차 시간이 다 됐다며 먼저 가겠다는 사람도 절대로 잡지 않는 게 일본인이다.
 
술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의 주량에 맞게 마시는 문화라서 그런지 우리나라 명동 격인 도쿄 신주쿠 같은 번화가에서 취객끼리 싸우거나 만취돼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모습은 절대 볼 수 없다. 그런 행위 자체가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메이와쿠(민폐) 의식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예절을 철저히 지킨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오지랖 문화와 상대적이다.
 
▲ 일본 도쿄 지하철 객차 안 모습. 일본인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일본 지하철 안은 쥐 죽은 것처럼 조용하다. [사진=일본문화원]
 
 
일본인은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말은 애초에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처럼 “취업을 했냐”“결혼을 했냐”고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이 오지랖이 넓다면 일본 사람은 아예 오지랖이 없다. 어떻게 보면 오지랖은 듣는 사람 처지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아무리 좋은 뜻으로 말했어도 상대방이 들어서 기분 나쁠 수 있는 말을 하는 건 폐를 끼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듣기에 거북한 말은 처음부터 꺼내지 않는다. 오지랖과 메이와쿠는 어떻게 보면 한국과 일본을 상징하는 정반대 콘셉트 단어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 되는 것이 ‘물어보지 않는다’고 그 사람에 대한 가치판단마저 유보한다는 말은 아니다.
 
공동체가 생각하는 정도에서 벗어날 경우 공동체에서 꺼림이나 이지메(いじめ, 왕따)를 당하는 것은 일본인 특유의 공동체 주의의 단면이다.
 
일본은 철저한 공동체 사회를 지향한다. 이를 일본의 집단주의라고 한다. 일본은 지진이나 화산 활동 등 자연재해가 비일비재해 집단으로 뭉쳐야 산다. 그래서 집단의 이익에 반한 행동을 할 때 이지메(왕따)를 당하는 것이다.
 
일본은 개인주의도 발달돼 있다. 오다쿠(おたく,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나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 은둔형 외톨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메이와쿠 문화도 어떻게 보면 공동체 사회(집단) 안에서 개인에게 폐를 끼지지 않아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담겨져 있다. 공동체 안에서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독특한 일본문화가 바로 메이와쿠다.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자연재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면서도 남에게 절대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메이와쿠 문화’가 일본을 선진국 대열로 이끈 정신적인 지주가 됐다.
 
그런데 메이와쿠 문화도 알고 보면 중국의 사상가 공자가 ‘논어’에서 이미 설파한 바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일본도 중국의 사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는 말을 남긴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의미다.
 
일본인이 논어에서 공자님 말씀을 접하고 감명받은 것은 아닐까. 모방의 천재 일본인이기에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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