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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무분별한 포퓰리즘 정책의 그림자가 출산·육아 분야에도 드리우고 있다. 출산율이 역대 최저까지 떨어졌음에도 기존 현금살포 위주의 정책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심지어 저출산 대책과는 거리가 먼 정책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관련 정책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는 여론도 적지 않다.
출산율이 지금과 같이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우리나라는 경제·국방 분야에서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노동·병역인구 급감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예비·신혼부부와 전문가들은 실효성 없는 현금살포 대신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골든타임’ 운운하며 천문학적 혈세 투입한 文…결과는 역대 최저 수준의 출산율
문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17년 12월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간담회를 주재하며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은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은 지금이다”며 사태 해결을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 당시 저출산 관련 공약으로 △유아에서 대학까지 공교육 비용 국가 책임 부담 △0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생 자녀의 돌봄 부담 해소 △교실 혁명을 통한 사교육 경감 △육아 휴직 확대 및 유연 근무 도입 등을 내놨다. 출산기피의 이유를 경제적 부담으로만 한정짓고 혈세로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후 정부는 저출산 정책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렸다. 올해도 저출산 정책에 무려 42조9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2006년 1조원에 비하면 약 43배 늘어난 금액이다. 정부의 예산 퍼붓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일례로 지난 15일 저출산위는 다자녀 가구 지원 기준을 현행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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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그러나 막대한 혈세를 퍼부어 출산율 높이기에 열을 올렸음에도 이렇다 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더욱 악화된 모습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작년 출생 통계(확정)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300명(10％) 감소했다.
출산율은 0.84명으로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 등에 이어 3년 연속 0명대를 기록했다. 출생아가 30만명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 생겨난 일이다. 서형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내년 합계 출산율을 0.6명으로 내다봤다.
이름만 저출산 대책 수두룩…文 인기몰이 도구 전락한 국가미래
예비·신혼부부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실효성 낮은 정책이 출산율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저출산 대책’이라는 이름하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정책 중에는 저출산 문제와 거리가 먼 대책이 많다며 현 정부 저출산 대책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김우림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저출산 대응 사업 분석‧평가’ 보고서를 통해 속된 말로 ‘새는 돈’으로 추정되는 예산이 적지 않음을 지적했다. 김 분석관은 저출산 관련 예산에 대해 “저출산 대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이 일부 포함돼 있고 관련 없는 예산까지 저출산 예산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며 “사업내용 변경으로 예산 연속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올해 저출산 대책 예산에는 △일반산업 기술인력 지원 △협동조합 종사자 지원 △게임 기업 지원 △지역문화 기획자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저출산 대책 방향이 현 정부 기조인 삶의 질 제고로 전환되면서 청년 정책 기본계획,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 기본계획 등 타 정책들과의 차별성이 모호해졌다.
정부는 일자리를 지원해 출산율 증가를 노린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여론의 반응은 예사롭지 않다. 저출산 대책을 표방한 인기몰이 정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각종 포퓰리즘 정책의 부작용으로 인해 아이를 낳고 기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올해 말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는 송시윤·김가희 부부는 “주변에 저출산 정책 혜택을 체감했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오히려 집값상승, 각종 세부담 증가 등으로 아이 낳기 두렵다는 이야기가 더욱 많이 들린다”고 토로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출산이라는 이름으로 복지 지원이 예산에 포함된 경우가 더러 존재한다”며 “출산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으면서 예비·신혼부부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명예교수는 “젊은 직장여성이 결혼을 기피하고 혼인 후에도 출산을 꺼리는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출산한 직장여성들에 대한 (육아휴직 불이익 등) 차별 폐지에 있어서도 법·제도적 차원을 넘어 사회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웅호 경상국립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현금 지원 확대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건 지난 15년 동안 정부가 180조원을 쏟아 붓고서 얻은 교훈이다”며 “사태가 이 지경이지만 (문재인) 정부는 위기의식이 없는 듯하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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