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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코로나가 바꾼 일상(中-30·40세대)

코로나 핑계 삼아 수익 늘리고 체력 키우는 놀라운 ‘적응DNA’

코로나19로 늘어난 개인시간, 새로운 돈벌이 찾아 나서

늘어난 여가시간 이용한 명품쇼핑·골프 등 놀거리 부각

“코로나19로 개인화·고립화 심화…이후에도 지속될 것”

기사입력 2021-10-18 00:05:50

▲ 코로나19로 개개인의 일상이 크게 달라진 가운데 3040세대는 각자의 방법대로 근로·여가 생활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인파로 가득한 김포공항 내부풍경.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부장|강주현·이창현·윤승준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민 개개인의 일상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타 연령대에 비해 활동량과 경제력이 우수한 30·40세대의 일상 역시 마찬가지다. 여가생활부터 근로, 재테크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변화의 모습이 나나나고 있다.
 
비대면이 요구되는 사회적 분위기로 아주 가까운 지인들과의 만남 이외엔 꺼리는 분위기가 생겨나다 보니 그에 발맞춘 여가생활이 각광받고 있다. 배달업 등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린 산업군의 등장을 눈여겨 본 이들은 과감한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긴 하지만 코로나19가 무조건 악재는 아니라는 게 현 시대를 살아가는 30·40세대의 공통된 반응이다.
 
“아침엔 직장·저녁엔 배달, 코로나19 덕분에 돈벌이 늘었다”
 
충청도 소재 한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배기혁(30) 씨는 지난 1년을 숨 가쁘게 보냈다. 회사 업무량이 많아졌거나 타인과의 만남이 잦아진 건 아니었다. 특별한 취미가 생긴 것도 아니었다. 남는 시간을 이용한 새로운 돈벌이 때문이었다.
 
배 씨는 퇴근 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추가 소득을 확보했다. 코로나19 특수로 배달업이 활발해지며 관련 일거리가 풍부해진 영향이다. 배달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진입장벽도 높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수고로움만 감수한다면 얼마든지 퇴근 후 배달 아르바이트가 가능하다는 게 배 씨의 설명이었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저녁시간에 지인들을 만나는 게 어려워졌는데 그렇다고 집에서 마냥 시간을 보내기에도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때마침 배달업이 활발해지면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졌는데 그냥 시간을 보낼 바엔 돈이라도 더 벌자는 생각으로 배달일을 추가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녁 배달 아르바이트를 통해 배 씨가 추가적으로 벌어들인 소득은 한 달 약 20만원 내외였다. 큰 소득으로 보긴 어렵지만 비교적 간단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적은 돈도 아니라는 게 배 씨의 생각이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이 활발해진 만큼 적은 돈도 얼마든지 큰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코로나19로 인해 활발해진 배달 시장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근로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사진은 배달 라이더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배 씨는 “매일 일을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었고 배달 아르바이트 특성상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된 것도 아니었기에 매월 수입 편차가 컸다”며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정도의 추가 수입을 올리곤 했는데 어렵지 않게 일감을 구할 수 있는데다 저녁에 잠깐 일하는 수준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괜찮은 금액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대부분 재테크에 활용했다”며 “최근 금융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주식은 물론 암호화폐, 소액부동산 등 다양한 재테크 영역이 활성화됐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니 비교적 쏠쏠한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 씨는 “그냥 쉬고 싶은 생각도 많았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기에 투잡에 나선 측면도 있다”며 “추가적인 소득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소득과 자산이 늘어난 건 분명하다”고 밝혔다.
 
자취 감춘 회식·저녁약속…풍성해진 여가시간 이용한 고급놀이문화 각광
 
코로나19는 새로운 소득확보 기회를 제공한 동시에 개인의 여가시간도 늘렸다. 30·40세대 늘어난 여가시간을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지인들과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하는 기회로 삼았다.
 
직장인 손우석(36) 씨는 “코로나19로 회식이나 친구들과의 술자리 등이 크게 줄어든 데다 근무시간도 일정부분 단축되면서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며 “그간 못해봤던 것들을 하며 연애하던 감정을 다시 느껴보고 있는 요즘이다”고 말했다.
 
이어 “둘이 가볍게 동네 산책을 하기도 하고 한강이나 서울 근교를 찾아 ‘차박’을 즐기기도 한다. 요즘 OTT가 활성화 돼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 영화나 드라마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차 안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기도 한다”며 “해외여행이나 저녁식사 등이 제한되면서 소비가 많이 줄어든 덕분에 여유자금으로 국내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박기혁(31·가명) 씨는 코로나19 이후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저녁약속 시간이 전보다 크게 줄었고 재택근무 등으로 직장생황에 할애해야 할 시간도 줄어든 만큼 개인시간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었다.
 
박 씨는 “집합금지 명령 등으로 체육관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보니 실외 운동을 찾게 됐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대면만남에 소요되는 지출이 줄다 보니 골프를 배울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또 지인들과의 만남, 특히 회식이 줄면서 식단관리도 코로나19 전보다 쉬웠져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 전보다 이후가 몸 상태가 더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다. 사진은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의도 한강공원 내 불 켜진 차량들의 모습, 오후 10시 이후 공원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모습,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김수연(34·여·가명) 씨는 박 씨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이후 여가생활에 집중하고 있지만 타인과의 만남은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다. 영화감상과 미술품 관람 등을 즐기는 그에게 코로나19는 취미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좋은 명분이었다.
 
김 씨는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인데 코로나19로 개인시간을 충분히 보장받게 됐다”며 “조금 미안한 말일 수 있겠지만 구태여 시간을 내 만나고 싶지 않은 지인들과의 약속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취소하거나 미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OTT, 배달, SNS 등 비대면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게 크게 불편하지 않았고 어떤 측면에서는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즐거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정국이 종료된 이후에도 바뀐 생활양식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바뀐 생활양식에 알맞은 상품과 서비스가 대거 출시된 데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그간 억눌렸던 욕구를 충족한 이들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대의 주요 특징은 개인화가 심화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공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며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사람들의 개인화, 고립 등은 주요 사회적 변화 중 하나였는데 비대면이 요구되는 코로나 정국으로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가 대거 출시되면서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아도 즐겁게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며 “이는 홀로, 혹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진 배경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인과의 만남이 통제된 상황은 많은 사람들에게 ‘피곤한 관계’를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며 “기껏 끊어낸 피곤한 관계를 다시 맺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 정국이 종료된 후에도 혼자, 혹은 가까운 사람들하고만 여가생활을 보내는 사회적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 시대 이후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이 인터넷으로 한정됐는데 인터넷상의 관계는 특정한 매개체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또 인터넷상의 관계는 피상적인 경우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인 만큼 밖으로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명품이나 고급 외제차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이유로 풀이된다. 값비싼 물건을 통해 스스로를 뽐내면서 타인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며 “다만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는 사람들의 활동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과 같은 수준의 명품수요 열기가 유지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 sky_jhkang , jhk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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