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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재의 지구촌 IN & OUT

드디어 일본도 한국 싫다고 한답니다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1-23 11:08:40

 
▲이혁재 언론인·전 조선일보 기자
발음도 안 되지만 ‘노란셔츠’ 부르고
꼴도 보기 싫지만 한 이불 덮고 자고
싫지만 웃으며 상대편에게 손 내미는
국민 생각하는 어른스런 외교 아쉬워
 
우리가 사는 지구가 내일 당장 망하지 않고, 과반수 사람들 생각이 당분간 유지되고, 국가 사이에 작동되는 원리가 10년은 더 유지된다면…. 그러면 다음과 같은 공자말씀이 어느 정도 일리 있게 된다.
 
‘외교에는 상대가 있는 법이다.’
외교는 식당에서 메뉴 고르듯 맘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귈 때도 그러는데, 하물며 남의 나라를 사귈 때 우리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남의 나라가 뭐라 주장할 때는 왜 그런 소리 하는지 한번 잘 생각하고, 한번쯤 신중히 조사해보는 게 좋다. 만약 상대가 신중한 친구라면, 나한테도 신중함을 기대할 것이고, 내가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았을 때는 저의를 의심하는 법이다.
 
국제법과 국제관례를 살펴보는 것도 기본이다. 그리고 그렇게 신중하게 처신하는 건, 절대 굴욕이 아니다. 자기 국민을 위한 올바른 처신이다. 외교를 국내 여론이나 분위기, 코드에만 맞추면 국가의 나침반은 정신없이 막 돌아간다.
 
한 나라 외교 좌우하는 건
 
일본에서 새 정권이 출범했을 때 한국 언론들은 외상이 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에 대해 ‘좋은 사람’이란 분석을 내놨다.
 
‘소극적이던 모테기 전임 외상과 달리 한국에 관심이 깊은 인물’ ‘공존공영의 한일양국이란 세미나에 참가했었다’ ‘그가 소속한 자민당 기시파는 아시아 외교를 가장 중시한다’ ‘차세대 친한파 의원으로 한국에 관심이 많다’ ‘조선통신사 교류의원 간사 출신’ 등등.
 
거물이고 개인적인 매력도 있다. 방위 농림수산 문부과학 장관을 지냈고, 고향에선 차기 총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버드대학을 나와 영어는 당연히 잘하고,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잘치고 비틀즈 좋아한다. 그런 하야시 외상에게 우리가 기대를 거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중일의원연맹 회장 그만 둔 이유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공자말씀을 생각해보자. ‘누가 총리가 되건, 누가 외상이 되건 일본 외교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니 변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한 나라 외교라는 게 사람에 따라 쉽게 변하면 안 되는 것이다.
 
아주 쉬운 예를 들어보자. 개인적 친밀함과 국익이 충돌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야시가 외상 취임과 동시에 한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중일 의원연맹 회장인 하야시가 외상이 되자 환영의 뜻을 밝혔음에도 하야시는 4년이나 맡고 있던 연맹 회장직에서 취임 즉시 물러났다. 그러면서 한 말이 “쓸데없는 오해를 부를 수 있어서” 였다.
 
완전한 우방국가라는 것이 있을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고 일본도 총리나 외상이 외교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대부분의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북한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외부환경이 부여한 조건에 동물처럼 순응하며 남의 나라와 거래하고 있다. 손해 보지 않으려고, 망하지 않으려고 미국과 손잡고 때로는 호주 인도 일본과도 손잡고 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일본은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완전한 우방국가인가”라고 물었다. 그런데 원래 그런 나라, 세상에 없다.
 
자신을 둘러싼 외부환경을 살피고 손을 잡는 건 창피한 일도, 굴욕적인 일도 아니다. 찬란한 문화가 있건 없건, 반만년 역사거나 혹은 더 짧거나, 세계 최초로 뭘 발명했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K팝 K백신 애국심 등등이 있건 없건 무관한, 그냥 진리다. 그냥 현실이다. 그렇게 해야 산다.
 
선진국에도 종류가 있다. 손 안 내밀고 주위 안 살피고 자존심 팍팍 세우며 살아도 되는 나라를 우리는 선진국 대신 초강대국이라 부른다. 미국 중국 정도다.
 
나머지 나라들은 ‘약자의 전략’을 택하는 편이 살기 좋다. 우리 말고, 초강대국 중국과 선진국 일본을 비교해보자. 인구 10배 이상, 국방비 3배 이상, 국내총생산(GDP) 4배 이상 중국이 많다. 그래서 일본은 레슬링으로 치면 정통파가 아닌 기교파 선수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편인 척하면서도 중국과도 뒷손을 잡는다.
 
민간관계 좋아도 양국 관계 나빠진다
 
그간 한일 관계를 걱정하던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었다. ‘아무리 정치가 개판 쳐도 양국 국민은 사이좋게 손잡고 끈끈하게 지내자’는 말이다. 풀뿌리 외교 하자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젠 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일식집에 손님 몰리고, 서울 상수동 이자카야에 한국인 몰리고, 일본에선 마동석 특집하고, 82년생 김지영 영화 틀고, BTS 공연 중계해도 이전 같지 않다. 서로의 문화를 즐겁게 소비할 뿐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간교류가 의미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평균적 일본인 마음에서도 한국이 멀어지고 있다. K팝, 한국 드라마를 즐기는 일본인은 여전히 늘어가지만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한일관계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일시적 현상이 아닌 것 같다.
 
반면 정치적인 관계 악화는 바로 문화관계 악화로 확산된다. 단적인 예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학여행 오는 학교가 2012년까지 전체의 20%였으나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초 1.2%까지 떨어졌다. 일반 일본인이 “한국은 친구가 될 수 없는 나라”라고 말하는 것이 뭐 대수겠냐마는, 그런 일반 일본인이 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서로 오고가지 못해서 만은 아닌 것 같다.
 
“나라고 자존심 없어 그랬겠는가”
 
일본은 ‘국가안보전략’이라는 국가운영 지침을 8년마다 개정하는데 내년이 그 8년째다. 이번 지침에는 △한일간 파이프가 확실히 좁아졌다 △한일 양국에서 상대국 비중이 확실히 낮아졌다 △한국의 도덕주의와, 일본의 실증주의 간 간극이 확실히 벌어졌다는 내용이 추가될 것 같다.
 
고(故)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총리는 우리나라에 와서 ‘노란셔츠 사나이’를 불렀다. 한일 국교 수립 전 일본특사를 맞은 고 박정희 대통령은 특사와 한 이불을 덮고 잤다.
 
좋아서 그랬겠는가. 몰라서 그랬겠는가. 할 말 안 하고, 똑똑한 척 안 하고, 발음도 잘 안 되는 상대나라 노래 부르고, 국민 눈치 안 보고 같이 자 주며 손을 내밀었던 건, 그렇게 자존심 죽이고 ‘친한 척’ 해주는 것이 자기나라 국민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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