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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정석<21>]-금리인상에 은행주 고공행진

‘금리인상’ 호재 만난 은행株, 실적·주가 ‘2인3각’ 이어갈까

금리상승기 맞은 4대 지주 주가, 새해 들어 12% 넘게 올라

하나금투 “예대금리차 하락에도 순이자마진 상승세 지속될 것”

글로벌 은행보다 낮은 은행주 PBR·PER… 배당성향 확대 전망

기사입력 2022-01-20 13:50:00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주가 상승률은 평균 22.5%로 집계됐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초부터 은행주(株)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외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긴축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대출이자율과 예금이자율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커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은행주에게 호재다. 
 
그간 은행주들은 저평가 업종의 대명사였다. 높은 실적을 거뒀지만 지난 2년 간 주가는 타 업종에 비해 크게 뛰어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금리인상 외에도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이라는 호재로 인해 가치주로 전환하는 ‘터닝 포인트’를 맞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의 실적과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순이익 15조 육박 전망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충 14조944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11조2005억원)보다 무려 33.4%나 급증한 규모다. 특히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KB금융과 신한지주가 나란히 사상 처음으로 ‘4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4조4989억원으로 전년보다 2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2년 연속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24.6% 증가한 4조3582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하나금융은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25.3% 늘어난 3조3644억원으로 추산됐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폭은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79.7% 급증한 2조7234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호실적은 계열사 중 은행의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예대마진을 확대해 이자이익을 늘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정부가 금융사에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주문하면서 대출금리는 예금금리보다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4대 은행의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8조2704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4678억원) 대비 2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11월 말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모처럼 금융지주의 실적과 주가는 ‘2인3각’을 이루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주가 상승률은 평균 22.5%로 집계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평균 상승률(3.6%)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이 30.5%로 가장 많이 올랐고 KB금융(26.7%), 하나금융(21.9%), 신한금융(14.8%) 순이었다.
 
 
상승세는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장 마감일인 12월30일과 이달 19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KB금융의 주가는 12.5% 상승했다. 시가총액(시총)은 22조8694억원에서 25조7385억원으로 3조원가량 급증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도 각각 7.3%, 11.6%, 18.5% 증가했다. 4대 금융 평균 12% 넘게 오른 것이다. 시총도 각각 19조109억원에서 20조4057억원으로, 12조6252억원에서 14조964억원으로, 9조2464억원에서 10조9573억원으로 나란히 1조원 넘게 늘어났다.
 
금융지주는 주로 외국인투자자들이 쓸어 담았다. 외국인은 작년 말부터 비교적 저평가된 국내 은행주를 대거 매수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의 4대 금융지주 순매수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지난주(10~14일)에는 코스피 전체 순매수(9551억원) 가운데 4대 금융지주에서만 686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매도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외국인은 금리상승기를 맞아 금융지주의 실적이 더욱 개선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각 국 정부들은 기준금리를 올리며 코로나19 이후 풀어놓은 돈을 다시 회수하고 있다. 한은은 14일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에서 연 1.25%로 0.25%p 올렸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3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다. 앞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사실상 통제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빠르면 올해 3월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금리상승기에 진입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커진다. 금리가 오르기 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소비자에게 가중한 이자율로 대출금을 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대출보다는 변동금리 대출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11월 예금은행이 취급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대출 비율은 82.3%에 달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 NIM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수신금리 상승세가 잔액기준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주면서 조만간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도 수신금리 상승 폭보다 더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계대출 가산금리는 최근 10년 간 최대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미국 FOMC에서 정책금리 인상 속도와 인상 폭을 높일 가능성이 높아져 한국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 폭을 크게 상회할 여지가 높아졌다”며 “4분기 NIM 상승 폭이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 연간 NIM 상승 폭도 기존 전망치인 8~9bp(1bp=0.01%)를 웃돌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배당수익률-국고채금리 스프레드 격차 확대… 배당 매력 ↑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금융지주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부터 주가를 계산하면 상승률은 상당히 저조하다. 이달 19일까지 약 2년 간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평균 19% 오르는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34.3% 오른 것보다 한참 모자랐다. 특히 신한금융의 주가는 7.7% 하락했다. 시총 순위도 12위에서 20위로 내려왔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 봐도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여전히 바닥이다. 14일 기준 국내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0.42배, 4.7배에 불과했다. 코스피 전체 평균(PBR 1.16배·PER 11.0배)보다 작을 뿐만 아니라 미국 은행주(1.44배·14.1배), 중국 은행주(0.77배·6.2배), 일본 은행주(0.46배·8.3배), 유럽 은행주(0.75배·9.7배) 등과 비교해도 현저히 저조했다.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근거다.
 
짭짤한 배당매력도 기대할 만하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21년 은행주의 배당성향은 약 25.5~26.0%로 전년(22%)보다 4%p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종가 기준의 총배당수익률은 약 6.1%, 기말배당수익률도 약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은행 배당수익률과 국고채금리와의 스프레드(수익률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은행 배당수익률과 국고채 3년물 금리와의 스프레드 차이는 2013년까지만 해도 은행 배당수익률이 국고채금리보다 낮은 음(-)의 수치를 기록했지만 2014년부터 양(+)의 수치로 전환돼 2018년까지 약 1~2%p대를 유지하다가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3.7%p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은행 배당수익률과 국고채금리와의 스프레드가 4.3%p 상승하고 2022년에는 4.6%p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 배당수익률과 국고채금리와의 스프레드 확대는 안정성이 높은 자산에 대한 장기투자 관점에서 채권투자보다 은행주 투자매력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물론 은행주 주가 등락에 따른 자본손익까지 고려한 총수익률 관점에서 비교해야 되겠지만 현 은행주의 평균 PBR이 0.41배로 현저히 낮은 저평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분명 은행주에 대한 배당투자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대감이 커지자 증권사들도 금융지주의 목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올해 발행된 증권사 리포트에서 이들의 목표주가는 △KB금융 6만5000~7만2000원 △신한금융 4만9000~5만6000원 △하나금융 5만3000~6만2000원 △우리금융 1만6000~1만8000원 등에 달했다. 19일 종가와 비교하면 최대 16.3%, 41.7%, 32.1%, 19.6% 상승 여력이 있는 상태다.
 
최 연구원은 “4분기 NIM 상승 폭이 예상보다 높고 실적도 우려와 달리 컨센서스를 하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되며 2022년 연간 NIM 상승 폭도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져 은행 이익추정치도 추가 상향될 여지가 높아졌다”며 “여기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 폭이 3~4회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모멘텀까지 부각되고 있어 은행주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상당히 우호적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실제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3월 이후보다는 그 전에 인상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주를 대거 순매수하는 수급 여건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 은행주가 시장 대비 초과 상승하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고 배당 발표가 병행되는 2월 초 어닝시즌을 전후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 sjyoo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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