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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청년창업 지원 ‘빈익빈부익부’ 논란

청년 창업 열풍 속 정부지원 ‘양극화’ 논란… “지원 부족” 한 목소리

청년 10명 중 8명 ‘창업에 도전하고 싶다’… 청년 창업기업 증가세

창업 시 소요자금 3억원… 청년 70%, 창업 자금 확보 어려움 겪어

늘어난 창업지원 속 부족한 후속 조치… “창업 지원과정 체계화돼야”

기사입력 2022-05-17 00:07:00

▲ 기업들이 밀집한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2030세대 청년들의 창업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IT(정보기술) 등 유망한 분야에 비해 패션, 요식업 등에 대한 창업 지원은 부족해 이 역시 ‘양극화’의 폐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정부 지원이 미흡하다며 이에 대한 실질적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청년들 사이에 부는 ‘창업 열풍’
 
청년들 사이에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및 직장인 955명을 대상으로 창업 의향에 대해 설문한 결과 각각 83.3%, 82.1%의 대학생 및 직장인이 ‘창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새로 창업된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가 올해 2월 발표한 ‘2019년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창업기업은 196만3000개로 1년 전보다 8만8000개(4.7%)나 늘었다. 대표자가 30대 이하인 청년 창업기업도 54만4000개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창업에 나선 이들 가운데 2030세대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창업진흥원이 지난해 5월 발표한 ‘2020년 창업기업실태조사(2018년 기준)’에 따르면 이제 막 창업에 뛰어든 ‘1년 이하’ 연력을 가진 39세 이하 사업주도 35.2%를 차지해 2013년의 25.5%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창업을 목적으로 제과·제빵 등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원서를 제출한 2030세대 수험생들 4만3307명으로 전년(3만2882명) 대비 31.7%나 늘었다.
   
▲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청년창업사관학교 본원.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정부는 청년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창업자금 지원 프로그램, 자금 융자, 직무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기부의 창업진흥원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관련 기관에서 진행하는 △예비창업패키지 △창업성공패키지(전 청년창업사관학교) △초기창업패키지가 꼽힌다.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부터 창업 초기 융자자금 등 대출사업까지 지원 사업을 고르게 시행되고 있다. 또한 정부가 대학교와 제휴를 맺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업과 관련한 교육, 자금 지원 등을 전개하기도 한다.
 
창업가들에 따르면 융자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패키지 분류에 따라 일회성에서 길게는 최대 5년까지 지원하는 사업으로 대부분의 사업자가 이 같은 경로를 거쳐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이 각 지자체 공무원들이 집행하기 때문에 지원금을 지급하고 창업가들이 스스로 사업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식으로 진행됐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되는 사업들은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무실 임대, 공용 사무실 지원, 세제혜택, 기술이전, 인건비, 기자재 등 창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까지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지원에도 ‘N잡러’ 된 청년 창업가… “다양한 분야 지원 필요”
 
청년 창업의 인기가 뜨겁지만 일부 청년 창업가들은 준비단계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업 특성상 초기에 부담스러운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자금 확보 단계에서 좌절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창업 시 소요자금은 평균 3억850만원으로, 이중에서 자기자금 비중은 94%를 차지했다. 실제로 창업 준비단계에서 창업기업들은 ‘자금확보’(70.9%)를 주요 장애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실패에 대한 두려움’ 40.1%, ‘창업 지식·능력·경험 부족’ 30.7%, ‘생계유지’ 23.1% 순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문제는 창업을 준비하는 2030세대 사이에서 정부 지원의 ‘양극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이다. IT, 인공지능(AI) 등 미래가치가 확실한 분야의 창업은 정부 지원을 받기가 비교적 쉬울뿐 아니라 기업 투자유치, 기술이전 등 체계도 비교적 잘 잡혀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분야의 지원은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의 창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자금확보가 관건인 청년 창업과정에서 유망 분야는 투자 및 지원이 수월한 반면 그렇지 못한 분야는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패션업계에서 브랜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정상욱(25)씨는 “패션 분야의 미래가치가 정보통신(ICT),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대비 부족하기 때문에 지원 등을 따내기 어려워 창업에 성공하기란 체감 상 1%의 확률에 불과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씨에 따르면 패션업계는 원단 확보, 브랜딩, 제작 등 막대한 생산비가 투입된다. 이 때문에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당장 운영하는데 급급한 수준이어서 투자나 자금 지원을 따내도 수익구조·비즈니스 모델 구축까지 연결되기 힘들다는 얘기다.
 
정씨는 “정부 지원이 늘어나면서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지만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혀 창업에 발만 담그고 나오는 청년 창업가들이 많다”면서 “지인 창업가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투잡’, ‘쓰리잡’까지 뛰어가며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봤다”고 말했다.
 
창업학과를 졸업해 코딩, 사물인터넷(IoT) 등과 관련한 IT 창업기업의 초기멤버였던 조수현(가명·25)씨는 “과거보다 소셜 벤처 기업 대상 허브 사무실 대여, 세제혜택 등 지원 형태가 다양해졌다”며 “청년들은 창업 초기 학업, 아르바이트 등과 병행하기 때문에 ‘데스 밸리’(Death Valley·국가지원사업의 예산이 바닥나는 시점으로 통상 창업후 2~5년)를 넘지 못하는 등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디저트 카페 창업을 목표로 민간 창업 교육 기관에서 진행하는 제과·제빵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했던 이소윤(24)씨는 “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어려워져 창업을 준비하게 됐다”며 “대학교와 연계한 정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참여했지만, 사업을 1년간 유지하지 못하면 지원금을 반납하라는 소식에 부담을 느껴 포기하고 민간 창업교육 프로그램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 씨는 “창업에 처음 뛰어드는 청년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부처별로, 상황별로 지원이 다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창업지원 정책에 접근성을 높여 처음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입장도 헤아려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창업 지원이 늘어난 것에 비해 오히려 ‘팔로업(Follow-Up·후속 조치)’이 부족해 창업 과정이 취업준비생의 ‘스펙 쌓기’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무분별한 지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지원받은 금액이 사업화, 상품화에 직접적인 도움이 돼 사업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교수는 “역량있는 창업팀 및 창업인에는 아낌없는 지원을 투입하면서도 국가미래산업이라 불리는 AI, 반도체, 드론 등 잠재성이 있는 분야와 소재·부품·장비 분야가 연계될 수 있도록 창업 지원 과정의 체계화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 gc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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