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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고통 분담은 윗물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국가 통치는 특정 개인 아닌 시스템에 의해야 지속성 유지
천민자본주의 여기서 멈춰야 젊은 세대에 더 많은 기회 생겨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20 09:36:28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왜 위기에 경쟁국보다 타격을 받는지는 우리 내부의 치명적 약점에서 기인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사적 활동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린다. 의상·가방·팔찌·신발 등 패션과 관련한 화제가 연발이다. 
 
일부 제품은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입방아로 장안이 시끄러울 정도다. 대통령 부부의 영화 관람을 두고도 세간의 평가가 분분하다. 이에 비해 3개월 만에 공개 행보를 한 지난 대선 당시 상대 후보자 부인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비슷한 과정을 거쳤지만, 결과는 천양지차다. 신분에 따라 대우가 확연하게 달라지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는 것 같아 왠지 씁쓰레하다. 
 
상당수의 지각 있는 국민은 대통령 부인이 공적 활동 자제하고 내조에 치중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역대 대통령 부인에 대한 평가에서도 조용하게 활동을 자제했던 여사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준다. 
 
그렇다고 행보를 적극적으로 혹은 소극적으로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다만 국격에 맞게 품위 있는 처신을 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혹시 실수라도 해서 세간의 구설에 다시 오르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다. 국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데 이와 대조적으로 이런 민심과 동떨어진 화제를 만들어 희열을 느끼는 부류들이 있는 듯하다. 
 
서구 국가들의 경우 최고 지도자는 물론이고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공(公)과 사(私)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에 과민할 정도로 철저하다. 
 
사소한 사적 영역까지 일반에 드러내 불필요한 호기심을 유도하는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최근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업무는 24시간 중단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두고도 찬반 논란이 생겼다. 헌법적으로 보면 대통령은 정무직 공무원이며, 이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있고 휴가도 있다. 
 
남북이 분단된 한국적 특수 상황이 대통령의 업무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연속된다는 통념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지나친 관심과 과잉 충성이 제왕적 대통령의 원인이 되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점진적으로 국가 통치가 특정 개인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져야 지속 가능하며 일관성이 유지된다. 서구 선진 국가에서 정치 혹은 통치와 관련한 후유증이 거의 없거나 적은 이유를 진지하게 새겨볼 일이다. 
 
주변에 만연한 특권 의식이나 권위주의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는 목청은 높지만 그런 것들이 좀처럼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일반 국민의 의식은 상당 수준으로 높아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득권의 횡포와 몰상식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민은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고, 그들은 헌법기관을 강조하면서 이를 역이용하여 울타리를 더 높게 친다. 선거를 통해 배지 하나 챙기려고 안달하며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한번 이너 서클에 들어가기만 하면 충분히 수지맞는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나라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선 아예 눈과 귀를 닫고 오로지 자신들의 사리사욕 채우기에만 바쁘다. 수십 년 동안 이러한 행위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반복되다 보니 정상적이 아닌 기형적인 국가 형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방을 둘러보면 국가 발전과 전혀 무관한 관변 단체들이 우후죽순이고, 그 수장과 윗선 인사들은 대부분 이들의 몫이다.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이 하는 행위에 대해 어떠한 도덕적 혹은 윤리적 부끄러움이 없이 태연하다는 점이다. 
 
탐욕적 부모 양산하는 천민자본주의 당장 청산하고 세대 간 선순환 구조 만들어 내야   
 
정치권에 더해 공무원을 비롯한 공공 조직도 이에 못지않다. 서로 짜고 치는 놀음이기 때문에 이들 간의 경계와 감시가 허물어진 지가 오래다. 도리어 공조하여 그들만의 먹이 사슬을 공유한다. 묵묵하게 일선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선량한 공무원들에게까지 누명을 덧씌운다. 
 
정상적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현관 혹은 전관예우가 아예 발을 붙이지 못한다. 심지어 현관이라고 할지라도 본인이 할 일은 본인이 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주말에는 아무리 막강한 상사라도 부하를 사적으로 부리는 것은 절대금물이다. 
 
개인이 운전하고 발표 자료를 스스로 만드는 것은 지극히 상식이고 일상이다. 심지어 전관예우는 언감생심이다. 대통령이나 총리와 같은 고위직에 있었다 하더라도 임기가 끝나면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이 보편적 관례다. 
 
전직을 활용하여 또 다른 호구지책을 찾는 것은 반칙이고 범죄라는 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은퇴 후 평범하게 사는 것이 본보기도 아니고 우러러볼 일도 아니다. 청렴과 겸손은 몸에 배인 불문율이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이해충돌 방지는 철칙이다. 
 
공사가 구분되지 않는 사회의 부조리는 자식 세대까지 대물림된다. 서양과 동양 사회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 표현 방식이다. 서양에서는 자식의 자립심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식도 부모의 힘이나 재산에 의존하지 않고 홀로서기를 일찍부터 스스로 체득한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면 되도록 자력으로 학비를 벌면서 4년 이상, 몇 해가 걸리더라도 자력으로 졸업한다. 유대인의 자녀 교육 방식인 탈무드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보편적 기독교적 전통에서 기인하고 있는 관습이다. 
 
군 의무 복무를 하는 우리와의 비교가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결혼 소요 비용도 대개 본인들이 부담한다. 이웃 일본에서도 서구의 방식을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동양권이지만 한국과 중국은 판이하다. 경제적·정신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세상이 갈수록 각박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결국 부모의 부정과 비리를 부추기고,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세상을 강요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부조리와 불합리, 부도덕과 비도덕이 이미 도를 넘어 치유 불가능 수준으로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렇다고 이를 방치하면 국가에 희망은 없고 절망의 골만 깊어진다. 점진적으로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것이 다음 세대에게 짐을 덜 지우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꿈을 갖게 하는 최소한의 도리다. 정부부터 칸막이 철폐와 중복 기능 철폐, 불필요한 관변 기구·단체 정리, 특권 축소 등을 하면 세출의 30%를 줄일 수 있다는 충고를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탐욕적 부모를 양산하는 천민자본주의를 여기서 멈춰야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세대 간 선순환 물꼬가 트인다. 발전적인 사회로의 환원을 위한 건전한 개인주의와 독립적 삶의 방식이 보편타당한 의식으로 구조화돼야 한다. 
 
인플레 장기화·수출 부진과 제조업 붕괴·개인 자산 감소 등 경제 먹구름이 언제 제거될 지 모르는 누란지위(累卵之危) 형국이다. 모두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절규가 터져 나온다. 힘이나 부(富), 뭐라도 가진 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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