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볼빅과 이킴, 그리고 외부감사 과정에서 감사절차를 소홀히 한 감사인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특히 볼빅은 검찰 고발 조치도 행해졌다. 이번 조치는 18일 열린 제5차 금융위원회 회의에서 확정됐다.
볼빅은 골프공과 골프용품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2008년 12월 SM C&C 골프공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되며 설립됐다. 이킴은 김치와 반찬류를 생산하는 식품업체로 2005년 설립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볼빅에는 회사에 17억7000만 원, 전 대표이사 등 2인에 2억9000만 원, 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에 1억7000만 원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됐다. 이킴에는 회사 5020만 원, 전 대표이사 등 3인에 1500만 원의 과징금이 내려졌다. 금융위는 이번 과징금 외 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는 앞서 1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이미 의결됐다고 밝혔다.
볼빅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볼빅이 재고자산 입·출고 수량을 조작해 단위당 제조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기말 재고자산을 과대계상했다고 판단했다. 위반 금액은 2017년 65억9000만 원, 2018년 118억9700만 원, 2019년 145억4400만 원, 2020년 177억5100만 원, 2021년 155억5600만 원이다. 회사가 조작된 재고자산 수불부를 감사인에게 제출해 외부감사를 방해한 사실도 함께 적발됐다.
이에 따라 볼빅은 과징금과 함께 감사인 지정 3년, 전 대표이사와 전 담당임원에 대한 해임·면직 권고 상당 조치, 회사와 관련자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를 받았다.
안진회계법인은 재고자산 관련 감사절차를 소홀히 해 회사의 회계기준 위반 사실을 감사의견에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적립 50%, 볼빅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3년 조치도 함께 받았다. 소속 공인회계사 8인에게는 주권상장회사 및 지정회사 감사업무 제한 1년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이킴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과 재고자산을 허위로 계상한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킴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가공매출을 인식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가공채권을 가공채무와 상계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은폐했다고 봤다. 또 특수관계자와의 계약서를 위조해 재고가 외부에 보관 중인 것처럼 꾸미거나 재고 수량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재고자산을 허위계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킴에는 과징금과 함께 감사인 지정 2년, 전 재무담당임원에 대한 면직 권고 상당 조치가 내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개별 기업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본지에 “재고자산 부풀리기나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은 전형적인 분식회계 수법”이라면서도 “최근 감사기간 중 업무 과중으로 삼정회계법인의 회계사가 사망한 사건에서도 드러났듯 감사 환경 자체가 매우 과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회사가 작정하고 자료를 조작할 경우 수년 전 회계 부정을 감사인이 모두 적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단순한 개인 과실이 아니라 제도와 구조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회계정보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분식과 감사 방해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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