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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재건축 추진

1기 신도시 특별법 없이 추진되는 ‘분당 시범단지’ 재건축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 1기 신도시 특별법 ‘지지부진’

“금전적 이익 위한 재건축 아냐… 주민 편의 위한 것”

“모든 신도시 아우를 수 있는 통합된 법안 만들어야”

기사입력 2022-06-27 16:20:00

▲ 1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재건축위원회를 꾸린 분당구 서현동 시범단지. ⓒ스카이데일리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물가가 치솟는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에도 여파가 크게 미치는 등 국내 부동산 시장도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금리 인상 탓에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돼 집을 팔려는 사람들조차 쉽사리 매물을 내놓지 못한 채 관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이 이처럼 경색되자 윤석열정부가 취임초 제안한 ‘250만호+α’ 정책은 실제로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이들이 있다. 1기 신도시 가운데 하나인 분당 소재 ‘서현동 시범단지 재건축 위원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제정된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해 서현동 지역의 부동산이 활발하고 지역 경제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도 아닌데, ‘재건축 위원회’ 사람들은 팔을 걷어붙인 채 지역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1기 신도시 최초로 구성된 시범단지 재건축 위원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자리잡고 있는 시범단지 4개 아파트(△1단지 삼성한신 △2단지 우성 △3단지 한양 △4단지 현대)는 분당 신도시뿐 아니라 1기 신도시를 통틀어 가장 먼저 조성되고 입주까지 이뤄진 단지다. 제일 먼저 조성됐기 때문에 재건축 연한 30년을 가장 먼저 넘어섰고, 이와 동시에 지난해 10월 분당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추진위원회를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재건축추진위원회의 각 위원은 4개 단지 통합 추진에 대해 주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단지의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공모를 거쳐 선발됐다. 그 후 매달 1회 이상 정기 회의를 거쳐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대선과 지방 선거기간에는 50개 단지가 참여한 분당재건축연합회를 결성해 정부의 1기 신도시 재건축 정책 추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단지별로 매주 회의를 개최하며 위원회의 조직력과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민홍보와 소통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는 단계다. 재건축이 시작되면 입주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서현 시범 재건축 위원회’에 따르면 1기 신도시 특별법안 발의를 통해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지원이 없더라도 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노후 단지의 안전을 위해 재건축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 분당시범단지는 2021년 10월 1기 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위원회를 발족한 후 꾸준히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현동 주민들은 재건축에 대해 아직까지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닌듯 싶다. 서현역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A씨(52·여)는 “언론에서 1기 신도시 특별법 관련 뉴스가 많이 보도돼 사람들이 부동산에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달리 구매자도 적고 동네 주민들 또한 매물을 많이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당선 공약뿐 아니라 경기도지사, 성남시장 등 모두가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하며 외부인의 시선이 쏠렸지만 정작 실수요자 외에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현동에서 거래되는 매물을 살펴보면 가끔 시범단지가 직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인 ‘신고가’에 거래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이러한 거래에 대해서는 ‘재건축 이슈로 인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만 하다.
 
이같은 견해에 대해 부동산거래업자인 A씨는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A씨는 “기존 가격에 구매한 사람이 집이 오래돼 리모델링하고 깔끔하게 수리한 비용만 얹어서 판매한 것이 신고가로 포장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은 재건축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인데 외부에서 계속 재건축 이슈와 부동산을 엮어서 해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20년 넘게 서현동 시범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B씨(71·여)는 “시범단지는 생각보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재건축을 통해 금전적인 이익을 원하는 사람은 적다”라며 “내가 사는 동네가 조금 더 깔끔하게 정돈된다는 정도의 기대는 있지만 그 이상의 이익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재건축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거주하는 동네에서 재건축으로 무언가를 바라고 다른 곳으로 옮기기에는 상당히 불편하다는 얘기다. 
 
시범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금전적인 이득을 바라고 재건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곧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길텐데 누군가는 앞장서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꾸준하게 우리의 의견을 모아서 재건축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둔촌동 재건축 사업 중단 등으로 잡음이 들리는 데 대해 “신속하게 재건축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앞으로 일을 진행하면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 기간을 넉넉히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지 내 주민뿐 아니라 전문가들로 함께 구성된 위원회를 꾸려 안정적인 재건축을 진행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의견을 활발하게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범단지를 내세운 1기 신도시 재건축의 미래
 
시범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 측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통해 다른 도시들의 재건축 방향성을 잡고 관련 법안을 새롭게 개정하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서현동 시범단지를 보면 30년이 지난 아파트 중 일부가 벽면에 금이 가고 건물이 지그재그 형태를 보이는 등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새로운 단지들도 언젠가 노후화되면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텐데 당장 눈앞의 1기 신도시를 위한 법안이라기보다 향후 모두를 위한 법안을 하루속히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1기 신도시 특별법'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사진은 회의장 앞에 설치된 안내표지판. ⓒ스카이데일리
 
이달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택산업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새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에서도 1기 신도시 특별법에 관한 다양한 주제가 발표됐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의 ‘250만호+α’정책의 완성을 위해서 ‘1기 신도시 법안’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혔다. 그는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1기 신도시를 특별 대우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차학봉 조선일보 부동산 전문기자는 “1기 신도시 특별법은 이번 정부에서 먼저 제안하고 나온 만큼 확실하게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며 “지금 사회적으로 관심이 있고 여당과 야당의 의견이 모였을 때 힘을 합쳐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1기 신도시 특별법에 대해 사람들이 특별 대우라고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1기 신도시 특별법이라는 명목 아래 2·3기 신도시뿐 아니라 앞으로 생길 새로운 도시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통합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성수 기자 / ssshi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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