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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규제 사각지대’ 놓인 커피 브랜드 선불충전금

스타벅스 선불카드, 작년 3400억원 충전… 소비자보호 ‘무방비’

전자금융업자 아니라서 관리·감독 공백 발생

주요 카페 10곳 마찬가지… 스타벅스 92% 차지

규제 사각지대 해소 위한 개정안 국회 계류

기사입력 2022-06-28 00:07:25

▲ 국내 주요 커피 브랜드들이 선불 충전금으로 막대한 금액을 쌓고 있지만 소비자 보호책이 마땅찮아 업계 안팎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올해 3월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커피를 제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압도적 1위의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가 막대한 선불충전금을 쌓고 있지만, 마땅한 소비자보호책이 없어 업계 안팎의 우려를 사고 있다. 커피 브랜드 스스로 관련 보험 가입 등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작 이런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은 모두 입법의 관문을 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 중이다.
 
27일 윤창현·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공정거래위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커피 브랜드 10곳(스타벅스·커피빈·투썸플레이스·폴바셋·할리스·공차·이디야·탐앤탐스·달콤·드롭탑)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선불충전금 미상환 누적 잔액은 총 2717억1200만원에 달한다.
 
10곳 중 스타벅스가 2503억원으로 단연 1위였다. 이어 커피빈(94억4300만원), 투썸플레이스(41억6700만원), 폴바셋(37억3500만원), 할리스(22억5800만원), 공차(7억4600만원), 이디야(7억700만원), 탐앤탐스(2억5900만원), 달콤(9300만원), 드롭탑(4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만 1분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지난해 말 기준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커피 브랜드 10곳의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 대부분(92.1%)을 차지했다. 이는 1년 전(1848억원)보다 84% 증가한 수치로, 앞선 3년간 연평균 20%대 성장률에 비해 폭발적인 증가세다.
 
스타벅스는 기본적으로 고정 고객이 많은 데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덕을 톡톡이 본 것으로 해석된다. 스타벅스는 2020년11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했으며, 배달 앱(app)을 통하지 않고 자체 ‘스타벅스 딜리버스(Delivers)’를 운영한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각종 회식비나 격려금, 선물 등으로 스타벅스 선불카드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 업계 독보적 1위인 스타벅스는 원래부터 고정 고객이 많았고 코로나19 속에서도 자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코로나 특수’를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스카이데일리
 
스타벅스 선불충전금 가운데 미사용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503억원이었다. 이는 양대 빅테크 기업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이다. 같은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카카오페이 3841억원,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 913억원이었다.
 
문제는 스타벅스 등 커피 브랜드 선불충전금은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아 고객 보호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만에 하나 스타벅스가 경영난을 겪을 경우, 고객이 선불충전금을 환불받고 싶어도 돌려 받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행법은 선불전자지급수단(선불카드 등) 발행자 중 자사에서 거래되거나 1개 업종에서 거래되는 경우, 총 발행잔액이 30억원 이하인 경우 등록 대상에서 제외한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 같이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한 사업자는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년 9월부터 선불충전금의 절반 이상을 은행 등 외부 기관에 맡기고 분기마다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등록된 전자금융업자가 아니어서 금감원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은 아니다.
 
또한 빅테크·핀테크 업체의 선불충전금은 오픈뱅킹 등을 통해 사용내역과 잔액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으나, 스타벅스의 경우만 유독 확인하기가 어렵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유효 기간(5년)이 지난 선불 충전금 약 30억원을 자사 이익으로 귀속시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의 경우(10년)보다 유효 기간이 짧고, 기간 만료로 소멸된다는 사실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는 고객이 요청하면 5년을 추가 연장하기로 변경했다가 내달부터 유효 기간을 완전 폐지하기로 재차 입장을 바꿨다. 강민국 의원은 “약관은 그대로 놔둔 채 고객이 요청할 경우에만 권리를 보장해준 것은 생색내기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스타벅스 측은 소비자보호와 충전금 소멸 등에 관해 “약관 변경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선불충전금 잔액을 소비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했으며, 이를 포함한 6곳도 관련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폴바셋·탐앤탐스·드롭탑·달콤 등 4곳은 보험 가입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해 이른바 '머지 사태'를 부른 머지포인트 역시 전자금융업자가 아니라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다. 가능성을 떠나 스타벅스 등 커피 브랜드의 선불충전금 역시 똑같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형국이다. ⓒ스카이데일리
 
이미 국회에는 선불충전금에 대한 소비자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의 법안이 다수 발의됐다. 지난해 대규모 환불 소동을 부른 ‘머지 사태’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임에도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12월 국회 정무위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페 사업자가 선불충전금의 일정 비율을 외부에 신탁하고 운용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달 14일 이정문 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정문 의원은 개정안 발의 취지로 “선불전자지급수단을 발행한 금융회사 또는 선불전자금융업자가 이용자로부터 선불전자지급수단 보유와 관련해 선불충전금을 고유재산과 구분해 은행에 예치·신탁하고, 관리기관은 국채증권을 매수하는 등 안전한 방법으로 관리하도록 했다”며 “이를 위반한 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금융회사 또는 선불전자금융업자가 보유하는 선불충전금을 제도적으로 보호함으로써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스타벅스는 지분 67.5%를 보유한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자회사다. 1997년 스타벅스인터내셔널(미국 본사)과 이마트가 각각 50% 지분으로 설립했으며, 지난해 7월 이마트가 17.5%를 추가로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나머지(32.5%)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SCK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했다(다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사에서 SCK컴퍼니 대신 스타벅스를 사용함). 

 [김학형 기자 / hhk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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