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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 인상發 2금융권 자금조달 비상

2금융권 하반기 영업환경 악화

카드·캐피탈사 자금조달 빨간불

저축은행도 대출이자 마진 축소

기사입력 2022-08-03 00:07:05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로 0.5%p 인상하면서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 13일 기준금리 0.50%p 인상이라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1.75%에서 2.25%로 상향 조정되면서 카드‧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실적 악화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최고치를 기록하며 자금 조달에 비상등이 켜진 카드사의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도 예금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마진 축소가 불가피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기에 상환 부담이 늘면서 취약차주 증가로 2금융권이 연쇄 부실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AA+ 등급의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2일 기준 4.285%를 기록했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올해 1월 2.750%에서 6월에 4%를 돌파했으며 한때 4.5%를 넘기도 했다. 여전채 금리가 4%를 넘어선 건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의 일이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대에 머물러 있었다. 전문가들은 여전채 금리가 빅스텝의 여파로 다시 4.5%를 넘어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경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스카이데일리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사가 지불한 이자비용은 5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상승했다.
 
카드사별로는 신한카드가 1317억원으로 가장 많은 이자 비용이 발생했다. 이어 △삼성카드 1032억원 △KB국민카드 1008억원 △현대카드 832억원 △롯데카드 609억원 △우리카드 474억원 △하나카드 308억원 순이었다.
 
올해 여전채와 국고채 3년물 스프레드(금리차)는 6월13일 기준 0.749%p로 1년 전인 0.32%p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국고채와 여전채의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카드사들은 그 상승분을 고스란히 비용으로 부담해야 한다.
 
현재 카드사들은 금리가 낮고 만기가 짧은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는 방식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만기 1년 이내 CP 및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38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62% 증가한 수치다.
 
FRN(변동금리부채권) 발행도 늘어났다. 변동금리부채권은 분기별로 이자율이 고정된 일반채권과 달리 금리상승에 따라 이율이 달라진다. 카드사들은 6월에 총 3500억원의 FRN을 발행했다. 여전채 6월 전체 발행규모(1조1400억원)의 31%에 달하는 규모였다. 5월에는 8700억원의 FRN을 발행했다. 올 5월과 6월 발행한 FRN 규모는 1조2200억원으로 지난해 발행규모 9400억원을 훌쩍 넘겼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상승과 차주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올 하반기 영업환경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잠재돼있는 건전성, 유동성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터질 수 있는 상황이라 생존 우선 전략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카드사들은 커지는 유동성 위기감에 하반기 영업 전략을 ‘내실’과 ‘생존’으로 방점을 찍은 상태다. 일례로 삼성카드는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하반기 경제 상황을 급격한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 복합 위기가 현실화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6일 카드·캐피탈사 등 여신업계 주요 사장단을 만나 유동성 리스크를 포함한 잠재 위험요소에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이 금감원장은 간담회를 통해 “여전사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자금 조달 계획을 재점검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무리한 영업확장이나 고위험 자산 확대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축은행 업계도 수신 잔액이 110조원에 육박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국내 저축은행 79개사의 수신 잔액은 107조85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조8652억원이나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된 이후 대출 이자 마진이 줄어들었고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등이 금리를 연달아 올리면서 저축은행의 수신상품 경쟁력이 낮아졌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연 2.5%)과 대출금리(연 9.24%) 차이는 6.74%p였다. 예대금리차가 1년 전 7.95%보다 1.21%p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의 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탈을 막고자 수신금리를 올려야 하므로 좋은 영업 환경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금융당국도 고금리‧고물가 등 경제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조정되고 있어 취약차주 증가 등 제2금융권의 연쇄 부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일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8개 정책금융기관장과 금융 현안 관련 간담회를 갖고 하반기 금융시장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시장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취약부문 지원 가능한 추가대책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며 “금융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서민·소상공인·중소기업은 적기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기관장들도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정책 홍보를 강화하겠다”면서 “코로나 대출 차주의 상환 능력별로 점진적인 정상화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연착륙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이어 “회사채 시장 경색 징후가 나타날 경우, 회사채·CP 매입확대 프로그램을 즉시 가동할 것”이라고 강조다.

 [임한상 기자 / hsr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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