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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장편소설]
초대받은 여자 <34회> 나소선의 그림 ‘Invitation(초대)’
이 그림이 어떻게 여기 있어요?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2 09:40:24
외상으로 나타난 것 말고도 두개골 경막 사이에 뇌출혈이 계속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수술 조치했는데 뇌세포 손상이 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담당 의사는 해원의 수술 경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뇌세포 손상 정도가 심해서 의식이 회복되는 건 좀 더 기다려봐야 알겠다고 했다.
 
아까 그 박사님 우리 병원에서 뇌수술 분야 일인자니까, 일단 믿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차장까지 따라 나왔던 총무부장이 돌아가고 화영이 일반병동에서 나왔다. 선우는 약속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수빈에게 먼저 들렀었다. 수빈을 보고 온 화영도 선우랑 비슷한 느낌 같았다. 그냥 깊이 잠이든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박나정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아침 시간이라 맞추기 힘든 모양이었다.
 
선우야. 미술관 오픈한다고 바쁠 텐데 담부턴 나 혼자 올게. 너는 그냥 전화로 보고 하라 그래. 단기간에 끝날 일 같지가 않아 걱정이야.”
 
주차된 차를 향해 걸으며 화영이 말했다.
 
미술관 오픈 준비 거의 끝났어. 언제 놀러 와. 그리고, 화영아. 병원은 우리 약속해서 같이 와. 매일 올 수도 없는데 뭐.”
 
화영이 레드 컬러가 눈에 확 띄는 컨퍼터블 카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처음 보는 차였다.
 
참 그리고 병원비는 내가 알아서 한다. 수술에 입원, 간병. 너네 병원이지만 신경쓸 게 한 둘 아니잖아. 난 돈 문제만 맡을 게.”
 
 
 
 
선우가 무언가 말을 하려 하자 화영이 얼른 차에 올랐다.
 
그리고 할 말 있어. 나정이 얘기. 며칠 후 술 한 잔 하자.”
 
외장도 시트도 온통 빨강인 컨퍼터블 카에 오른 화영의 모습이 돌아오는 내내 눈에 밟혔다.
 
대표님! 1전시실로 빨리 좀 와보세요.”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선우 차를 보고 인경이 소리를 쳤다. 무슨 일인가 싶어 급하게 주차를 하고 1전시실로 뛰어갔다.
 
처음 보는 그림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아니 자세히 보니 처음 보는 그림이 아니었다. 엄마 나소선의 그림이었다.
 
프랑스 유학시절, 파리 미술대전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던 작품 ‘Invitation(초대)’이었. 버지 명환이 스크랩 해놓은 신문과 직접 찍은 사진이 집에 있었다. 눈에 눈물이 나도록 보고 또 봤던 그 그림이었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몰랐던 그 그림이 전시실 벽에 세워져 있었다.
 
이 그림이 어떻게 여기 있어요? 누가 보냈어요?”
 
미숙이 영수증을 꺼냈다. 전에 없이 선우의 손이 떨고 있었다. 미숙은 걱정이 앞섰다.
 
퀵으로 왔어요, 대표님. 그런데. 혹시 위작일 수도 있으니까 너무 흥분하지 마시구요.”
 
떨리는 선우의 손을 꼭 잡으며 미숙이 영수증을 펴 보여주었다. 이름 없이 전화번호만 하나 남아 있었다. 누군지 모르지만 낯설지 않은 번호였다. 최근에 분명 핸드폰으로 연결했었던 번호였다.
 
[: 이경희 / 그림: 도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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