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전문가칼럼
[이경희 장편소설]
초대받은 여자 <38회> 초대받지 못한 초대
불법 경매장에 나소선 그림이 나온다고
이경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8-19 09:40:44
진욱과 동원의 계획은 아직 진욱이 얼굴을 드러낼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불법 경매 단속은 국회 상임위원회 산하의 문화재청과 연결된 일이라 진욱이 지휘해야 할 업무였다.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 본분의 일을 미룰 순 없어. 지금이 아니면 불법 경매장 커넥션도 놓칠 수 있어.”
 
경찰 쪽으로 정보를 주는 방법도 있었지만 진욱은 자신이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필 불법 경매장에 나소선 그림이 나온다고 하지 않는가. 알면서 뒤로 숨어 있을 수는 없었다.
 
이제까지 불법 경매장으로 나온 소선의 그림들은 거의 100호가 넘는 것들이었다. 때문에 분명 트럭이 운송 수단이었을 것이므로 경매장으로 그림 들어온 날 주변의 CCTV를 싹 뒤졌다.
 
그림을 옮긴 트럭이 나타났다. 차적 조회 결과 서울 근교 개인사업자 차량이라는 것까지 확인한 상태였다. 이후 감시를 붙여놓았는데 거기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연락을 취해온 것이었다.
 
물론 우룡이 모든 레이더를 가동해 자신을 찾고 있단 걸 진욱이 모르지 않았다. 처음 예정했던 잠적 시한 10일 중 하루 정도가 남은 상황이지만 이 첩보를 그냥 지나쳐버리면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몰랐다.
 
“10일 채우고는 바로 국회 출근하기로 해놓고.”
 
동원은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 진욱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
 
 
 
 
진욱은 동원과 서해안고속도로 한 휴게소로 달렸다. 그 트럭이 경매장에 나타났던 바로 전날 서해안고속도로 휴게소를 들른 기록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럭이 휴게소로 들어오면 그 뒤를 미행할 생각으로 진욱은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차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트럭이 도착하기 전, 100호쯤 되는 액자를 실은 작은 트럭 한 대가 휴게소로 들어왔다.
 
작은 트럭에서 내린 청년은 급하게 이동용 캐리어를 꺼내 들더니 액자를 싣고 휴게소 건물 뒤쪽으로 돌아갔다.
 
이환석?”
 
진욱은 작은 트럭 유리창에 꽂힌 명함을 집어 들었다. 주차용으로 놓아둔 것 같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청년이 빈 캐리어를 들고 와 트럭에 올랐다.
 
뒤이어 문제의 트럭이 휴게소로 들어왔다. 곧장 건물 뒤로 돌아가더니 그 그림을 차에 실었다. 휴게소에서 그림 갈아타기가 이뤄진 모양이었다.
 
트럭 운전자는 작은 트럭으로 다가가더니 쓱 지나치며 열린 창문으로 봉투 하나를 툭 던져 넣었다. 용의 주시하지 않았다면 운전석에 떨어지는 돈 봉투를 볼 수 없었을 것이었다.
 
이환석 씨? , 지금부터 그림 실은 저 트럭 미행합니다. 눈치 못 채게 조심조심 갑시다.”
 
갑자기 차에 올라 탄 진욱에 팔이 훅 꺾인 청년이 놀라 떨려 나머지 한 쪽 손으로 천천히 운전대를 움직였다.
 
저 트럭 놓치면 바로 경찰서로 가야됩니다. 잘 판단해요.”
 
겁먹은 청년은 진욱을 돌아보지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 이경희 / 그림: 도은민]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30
감동이에요
9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541(청담동) 세신빌딩 9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5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