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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부동산 거래절벽에 가려진 월세 실태
부동산 거래절벽 속 금리인상 ‘후폭풍’ 맞은 원룸 시장
대표적 ‘원룸촌’ 서울대입구역 인근, 학생·회사원 수요 끊이지 않아
오르는 금리에 전세 대출 이자도 감당 안 되는데 월세도 계속 상승
청년 월세 지원 정책에 회사원 지원 비율 높아… 청년 월세난 단면
신성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6 12:50:00
▲ 학생과 회사원은 현실적으로 아파트보다 원룸 등을 선호하는 추세다.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자 원룸의 월세도 올라가고 있어 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금리 인상과 구매 심리 위축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모두 거래를 꺼리면서 부동산 시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의 파장이 매매나 전세 위주인 아파트 거래뿐 아니라 월세의 비중이 높은 소규모 원룸 시장까지 덮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변화가 원룸 형태 주거를 원하는 구매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장 분위기를 짚어봤다.
 
대학가 원룸, 월세 계속 오르며 직장인·학생 부담 늘어나
 
아파트 시장에서 가격 불균형이 지속되면 구매자와 판매자는 매물을 내놓지도 않고 구매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굳이 이러한 시기에 아파트를 사고팔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룸 처럼 월세 위주의 시장은 9월 개강을 맞은 대학생들과 출퇴근을 위해 비교적 회사와 가까운 곳에서 자취를 하려고 하는 회사원들로 인해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부터 서울대입구역을 지나 신림역까지 이어지는 지역은 서울의 대표적인 ‘원룸촌’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대입구역 근처에는 강남이나 여의도 등지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과 서울대 학생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이 지역은 주변에 다양한 인프라가 완비된 곳은 아니지만, 거주지가 밀집돼 있는데다 일상생활을 하기에 필요한 시설은 다 갖춰져 있는 곳이다.
 
서울대입구역 인근을 직접 찾아가 1~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최근 원룸 시세가 어떻게 변했으며 그 사이 거주 인구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등을 살펴봤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의외로 서울대입구역 근처 원룸에는 서울대 학생의 비중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고가의 신축 원룸촌에는 대부분 대학생이 거주하고 있으며, 반면 비교적 허름한 원룸에는 주로 회사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중개인 A씨(37)는 “서울대입구역이 서울 내에서 가격이 매우 저렴한 동네에 속하는 편”이라며 “원룸 형태의 주택이 많아 작은 평수의 집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구역조차도 1, 2년 사이 월세가 평균 10만~15만원 정도 올랐다”면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가성비의 원룸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마저도 끊겼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 대학가 인근에도 원룸 가격이 계속 올라 스스로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서울대 대학원생 B씨(28)는 혼자 감당하고 있는 월세 때문에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그는 “최근 들어 집주인이 월세를 올려야 한다는 말을 자꾸 한다”면서 “안정된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월세가 올라가면 상당히 부담이 많이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B씨는 “전세나 반전세 등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금리가 올라 전세 대출 등의 이자를 갚는 것도 이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그나마 형편을 생각했을 때 월세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월세도 올라가니 자취생들은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중개인 A씨는 대안으로 경전철 신림선 ‘서울대 벤처타운역’ 인근을 꼽았다. ‘서울대 고시촌’으로 불리던 이 지역은 원래 고시생들이 많이 살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원과 독서실이 상다수 자리잡았던 곳이다. 하지만 사법시험이 폐지된 이후 고시생을 상대로 하던 독서실 대다수가 원룸으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 C씨(57)는 “이 지역은 서울대학교 바로 앞에 있지만 학교로 들어가는 대중교통이 부족해 서울대 학생들의 거주 비율은 매우 낮다”면서 “고시생들이 거주할 때 워낙 인기가 많아 월세가 높았지만 요즘은 공실률이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로 회사원들이 찾아오기는 하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월세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신림선 개통으로 출퇴근도 편리해 거주 목적으로만 생각했을 때는 괜찮은 곳”이라고 추천했다.
 
회사 다녀도 오르는 월세에 부담… 다양한 청년 주거지원 정책 나와야
 
월세 인상은 학생들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되지만,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직장인에게도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으로 목돈이 필요한 전세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들은 월세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물가 급등으로 식비 등 생활비도 같이 오르는 ‘런치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월세 상승을 견뎌내기엔 버거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중개업자 A씨는 “서울대입구역 인근 원룸들은 보통 3~4평 정도 하는데 월세가 최소 50만원이고 관리비까지 하면 한 달에 60만원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며 “마주치는 회사원 손님들에겐 60만원이라는 월세가 얼마나 부담되는지 알기에 쉽사리 집을 보여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회사가 영등포역 근처에 있어 인근 원룸을 구하고 있는 회사원 K씨(27)를 만났다. 그는 “서울 지역의 월세가 너무 올라서 기존의 모아둔 돈을 활용해도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렵다”면서 “돈을 모았지만 보증금으로 나가고 나면 월세를 처음부터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주택 청약을 위해 어느 정도 마련해둔 목돈이 있다는 K씨는 “거래절벽으로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다고는 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너무나도 먼 얘기”라며 “높은 이자때문에 전세는 피하게 되고 월세밖에 없는 상황에서 월세까지 진입 장벽이 높아져 버리면 생활환경이 너무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 청년들의 월세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월 최대 20만원씩 최대 12개월까지 분할 지급하는 특별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현장에서 만난 청년 B씨는 “주변에 월세 인상 문제로 집주인과 갈등이 잦아 이사 가는 지인이 많다”며 “청년층에 대한 월세 지원 대책 등이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주거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젊은 세대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최근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젊은 층을 대상으로 ‘청년 월세 한시 특별지원’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는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보증금 5000만원 이하, 월세가 60만원 이하일 경우 실제 납부하는 월 임대료를 매월 최대 20만원, 최대 12개월 동안 분할 지급해주는 제도다. 거주지 담당 기초 자치단체에서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서울대 인근 관악구 청룡동 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청룡동에서는 '청년 월세 지원' 대상자를 처음으로 모집 중인데 모집 시작 이후 120가구가 신청했다”면서 “자세한 가구별 세부 사항은 공개할 수 없지만 학생보다 회사원이 더 많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원들의 신청 비율이 높다는 것은 치솟는 월세를 감당할 만큼 젊은 회사원들의 수입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청 가구 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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