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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칼럼] 이정재 첫 연출 영화 ‘헌트’, 왜 미쳤나?
北간첩과 공조해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황당한 내용
제2 ‘화려한 휴가’ 넘어 문화로 포장한 정치 독극물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9-13 09:35:01
▲ 조우석 평론가·전 KBS 이사
개봉한 추석 영화 중에서 흥행이 순조로운 건 세 작품이다곤혹스러운 건 이들 모두가 병든 상상력뒤틀린 정치의식의 끝을 달린다는 점이다약속이나 한 듯 남북 민족공조의 코드를 집어넣은 것도 같다정말 한국영화가 갈 데까지 간 것이다지난주 나는 배우 김지미의 목소리를 통해 망가진 한국영화판을 저격했지만현실은 당신의 생각 이상이다.
  
우선 영화 ‘육사오(6/45)’. 군대 말년 병장이 1등 당첨 로또를 주웠지만그게 군사분계선을 넘어 홀라당 날아가 버리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생각나는 게 없으신가발상부터 3년 전 논란이었던 tvN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연상시킨다돌풍에 날아간 패러글라이딩이 북에 불시착하면서 재벌 상속녀와 북한 장교가 썸씽을 벌인다는 황당한 설정 말이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경우도 남한 내 범죄조직 일망타진을 위해 북한 엘리트 형사와 남한 형사가 공조를 벌인다는 스토리로 화면을 채운다나는 이렇게 본다. ‘공조2’ ‘육사오(6/45)’엔 북한 통전부와 주사파가 내세우는 ‘우리민족끼리의 더러운 깃발만 펄럭인다북한 김정은이 핵무력 사용을 법제화한다고 선언한 마당에 이 무슨 민족공조의 개꿈이란 말인가?
 
얘기는 이제 시작이다배우 이정재의 첫 연출작으로 500만 관객을 향해 달리는 ‘헌트에 비하면 두 작품은 애교다. ‘헌트’ 역시 북한 코드를 전진 배치했다대담하게도 간첩 잡는 국가기관인 안기부 내에 숨어든 간첩 박평호(배우 이정재)가 그곳의 넘버2인 안기부 차장이란 설정을 했다.
 
그가 또 다른 안기부 차장 김정도(배우 정우성)와 경쟁을 벌이는데, 1980년대 대통령 전두환 암살이 그들의 공동 목표란다어안이 벙벙하다떡 실신할 지경이다어떻게 이런 미친 스토리가 가능하지시대배경은 1980년대 초 광주 5·18이 배경으로 나오고그 이후 집권한 권력은 정의롭지 못한 세력으로 낙인찍는 걸 대전제로 이 작품은 시작한다.
 
영화는 아웅산 테러와 전두환 대통령의 미국 방문 등을 두루 소재로 활용했지만요지부동 저들의 목표는 하나다전두환은 응징과 저주의 대상이란 게 알파요 오메가다여기에 당연히 문재인 코드도 들어간다간첩 박평호는 전두환 제거 뒤 남북 평화협정 체결이란 ‘선한 목표를 향해 맹렬하게 뛰며그러면 관객은 그를 향해 응원을 보낸다.
 
이게 말이 되는가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을 위해 뛰는 ‘정의로운 북한 간첩이란 설정은 이 영화가 볼 장 다 봤음을 보여 준다시나리오에 손댔다는 이정재에게 묻고 싶다당신 대한민국 국민이 맞나이게 영화적 상상력인가정말 충격은 간첩과 경쟁하는 안기부 차장 김정도의 멘탈이다.
 
그 역시 전두환이 군인 시절 시민을 잔혹하게 죽이는 걸 봤고그래서 “국가를 위해” 대통령을 암살하겠다고 단단히 벼른다그렇다영화 ‘헌트는 내가 만난 최악의 영화다민족공조 타령 자체야 박찬욱의 ‘공동경비구역 JSA’ 이래로 영화판 단골이다. ‘헌트는 몇 발자국 더 나간다간첩과 운동권이 손잡고 대통령 살해 뒤 남북통일을 꿈꾼다.
 
북한이 해도 이렇게 고약하게 만들지 못할 지경이다나는 이렇게 본다이 영화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명문화한 헌법 4조에 정면으로 위배되니 위헌(違憲영화다그리고 제2 ‘택시운전사’, 2 ‘화려한 휴가처럼 문화로 포장한 정치 독극물이다그리고 ‘헌트 10년 전 ‘26이란 영화의 확대판이다당시 관객 300만명을 모았던 그 영화 역시 전두환 암살을 다뤘다.
 
국가대표 사격 선수와 조폭 그리고 경찰 등 셋이 ‘악마 전두환’ 살해 프로젝트에 몰입한다는 스토리다그걸로 부족해서 ‘헌트는 간첩까지 끌어들인 것이다한국영화는 발상·소재·상상력 모두가 병들었는데 대체 이걸 어찌할까그럼 이 영화는 그저 옛날 얘기일까? 정치 현실에 던지는 암시는 없나?
 
그럴 리 없다현직 대통령 윤석열을 죽이자는 복선을 깔고 있다실제로 관객은 그렇게 이해하고 그렇게 움직인다한 대형 포털에 나란히 달린 네티즌 리뷰 세 개를 소개한다. “대통령을 제거하라메인카피 점수만 10점 준다” “시리즈2를 기대한다. (김건희여사도 제거하라!” “윤석열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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