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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숙박료 바가지 요금 논란
반복되는 바가지 숙박료 논란, 해결책은 없나
매년 이어지던 숙박업 ‘바가지 요금’ 논란, 강남폭우·부산BTS공연으로 다시 수면위로
지자체, 단속에 나서지만 제도적 미흡으로 계도에 그치면서 관련 논란 이어져
해결책으로 업계 자정 노력 촉구, 가격 상승폭 제한, 삼진 아웃제 등도 거론돼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5 15:55:00
 
▲ 서울 시내 모텔촌 모습. [뉴시스]
 
성수기 등의 특정 시기나 혹은 특정 이슈로 인해 숙박료가 크게 상승하는 이른바 ‘바가지 요금’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강남의 폭우로 숙박업소들이 숙박료를 크게 올리거나 부산에서 BTS의 공연을 앞두고 인근 숙박업소의 숙박료가 수십배까지 올라 다시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나섰지만 이를 제재할 제도는 미비하기 때문에 단속에 나서도 계도에 그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 역시 부재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피해 사례가 매번 반복되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이용객들은 바가지 요금으로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심리적 상실감마저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남·부산 지역서 연달아 터진 ‘바가지 숙박료’ 논란… 제도적 제재 방법 없어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통행에 불편함을 겪어 숙박업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특히 서울 강남의 일부 숙박업소에서 평소보다 높은 숙박료를 챙겨 논란이 됐다.
 
지난달 8일 강남 등 일부 지역 숙박업소는 숙박료를 평소 가격보다 높여 받았다. 강남역 인근 한 모텔은 지난 8일 평소 9만원을 받던 숙박료를 30만원으로 책정해 폭리를 취했다. 이는 평소 가격의 3배 이상 올려 받은 것이다. 역삼역 근처에 위치한 한 모텔은 평소 17만원대의 방을 25만원으로 올리며 가격을 50% 인상했다.
 
부산에서는 BTS의 공연의 영향으로 인근 호텔과 모텔 등의 숙박료가 크게 올라 문제가 됐다. BTS의 공연이 있는 10월15일 부산 기장 일광과 해운대 지역 대부분의 호텔과 모텔 등 숙박업소들은 예약이 마감됐다.
 
공연장에서 10㎞ 이상 떨어진 모텔 등의 예약은 가능했지만 평소 10만원 안팎이던 일일 숙박료가 40만원대 후반으로 치솟기도 했다. 평소 6만원대인 숙박료를 61만5000원까지 높게 책정해 논란이 됐던 한 모텔은 이날 기준 공연일 당일 예약이 마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 측은 2일 공연 장소를 기존 기장군에 위치한 일광 특설무대에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변경했다고 공표했지만 이후에도 숙박료에 대한 ‘바가지 요금’ 논란은 이어졌다.
 
SNS 상에서는 BTS의 일부 팬들이 부산 전 지역에서 숙박비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일부 팬들은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에 숙소 피해를 신고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나름의 자구책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4일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 동래구 한 호텔은 1박에 8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문제는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 책정을 행정관청이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공중위생관리법 4조와 시행규칙 7조에는 ‘숙박영업자는 업소 내에 숙박업신고증을, 접객대에 숙박요금표를 각각 게시해야 하며, 게시된 숙박요금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숙박업소의 요금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또 이와 관련해 공중위생관리법이 숙박료를 게시하고 게시한 가격에 대해서만 징수하도록 하는 규정도 게시가격을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숙박업계의 바가지 요금 논란을 잠재우기기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한숙박업중앙회에 따르면 이러한 제재는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게시한 가격대로 숙박료를 받지 않는 것은 가격을 게시하지 않은 업소에 한해 행정관청이 재량으로 과징금과 영업정지 5일 중 하나를 선택해 부과할 수 있지만, 그나마도 대부분 과징금 부과에 그치며 가격을 게시하되 그때그때 인상된 가격을 바꿔 게시하면 단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여는 BTS의 콘서트 포스터.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숙박업소들의 가격이 치솟아 '바가지 요금' 논란이 일었다 [BTS 공식 페이스북 캡처]
 
BTS의 공연으로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에 관한 제보가 이어지던 부산시의 경우 강력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부산시는 이날 해당 이슈와 관련해 “지난달 26일부터 점검반을 편성해 현장 파악과 계도를 시작했다”며 “점검반을 확대 편성하고 계속해서 지도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강력한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달 30일 박형준 시장 주재로 전 기관을 소집하는 회의도 열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의 강력 대응 예고에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자체가 제도적으로 이같은 ‘바가지 요금’에 대해 단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상은 계도와 협조 요청을 할 뿐이다.
 
부산시 관광진흥과 관관숙박업 담당자는 과도한 가격 책정 행위를 불공정 거래행위로 보고 현장 계도에 나서고 있고 공정거래 캠페인을 펼치며 계도 중이지만 가격에 관해 제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기사로 많이 나온 것처럼 숙박업소의 과도한 요금 책정 문제 같은 경우에는 지자체가 강제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일방적으로 가격이 과다하게 책정됐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불공정 영업 행위로 판단을 하지만 자제를 요청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관광업중앙회는 부산 지역 협회에 공문을 발송해 최근 논란이 된 호텔들의 바가지 가격 논란과 관련해 업계 자정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협회에 발송한 공문에는 이번 사안이 관광업계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지 않도록 업계의 협조를 부탁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BTS 공연으로 바가지 가격 논란이 지역 관광산업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으니 우리 관광호텔 업계가 주의를 하자는 내용의 문서가 나갔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논란에 업계 자정 노력을 넘어 제도적 규제 도입까지 거론돼
 
이같은 숙박업의 바가지 요금 논란에 대한 해결책으로 업계와 지자체의 자정 노력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제도적으로 특정 시기에 치중된 숙박업의 가격 상승 폭을 제한하자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법적 규제보다는 업계와 지자체의 자정 노력과 모니터링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사무총장은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이슈에 대해 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 이를 규제하는 규정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지역 단위나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 지하상가로 물이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은 최근 논란이 된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 논란과 관련해 숙박료가 오를 특정시기·특정이슈에 대해 숙박료 상승 폭을 제한하는 등의 입법을 검토중이지만 업계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업계 역시 납득할 수 있는 협의점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특정시기에 혹은 특정 이슈로 생기는 상황을 이용해 숙박료를 과다하게 책정하다 적발되는 업소의 경우 3번 적발시 숙박업 면허를 박탈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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