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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건설시장은 글로벌 경기 악화에도 수주액과 기성액(총공사비 중 실제 공사로 받은 자금) 등에서 비교적 양호한 상황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내년에는 공공 건설투자 감소, 원자재가격 상승, 주택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본격적인 침체기가 도래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건설기업들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경영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내년 건설산업 침체·경영악화 본격화, 재정 확대 등 필요성 제기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의 건설 누적 수주액은 116조8000억 원으로, 2021년까지 코로나19로 민간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비주택 건축 부문과 토목 부문이 증가했다. 건설기성액 역시 작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성액 28조 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하반기인 7~10월에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건설부동산 및 주택시장에 불어닥친 침체가 하반기부터 시장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건설투자는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258조6000억 원으로 예상돼 2015년 이후 7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에도 공공 공사 감소로 뚜렷한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연중 지속돼 온 원자재가격 상승과 안전 관련 지출의 증가로 건설공사비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건전 재정정책 기조 속에서 건설투자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내년 정부의 재정운용은 지출 예산 증가율을 5% 이하로 조정하고, 재정사업을 효율화할 방침을 세우는 등 ‘건전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예산으로 총 55조8885억 원으로 책정, 올해 예산 60조 원 대비 7% 감축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지출 감소세, 원자재가격 오름 등 물가 상승, 연이은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할 때 산업 전반에 대한 적정한 재정투자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 산업 파급효과가 큰 분야에 재정을 확대하고 민간 투자를 유인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생산·고용 측면에서 효과가 큰 건설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부동산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민간 주택시장의 경착륙 문제’도 해결해야 할 이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미분양 증가로 인해 주택시장 경착륙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금리 급등 및 신용경색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상당수가 중단되는 PF 대출 부실에 따른 건설업 연쇄 부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주택 270만호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건설업 및 부동산시장 정상화 없이 공급확대 자체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고, 공공부문 위주 공급 확대의 한계성을 감안하면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이고, PF 부실 우려에 대응한 적극적인 정부 정책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실질적인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 요구도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간차를 두고 내년부터 악화될 ‘건설기업의 경영여건’ 역시 주요 해결과제 중 하나다. 건설경기 위축과 함께 건설공사에 소요되는 부담 또한 늘면서 건설기업의 경영여건은 대형·중견을 막론하고 지속 악화되고 있다. 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건설기업의 경영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PF 대출 부실 우려 등 자금 조달에 대한 어려움으로 현재 수행 중이거나 수행 예정인 각종 건설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건설업에 대한 금융권의 부정적 시각이 신용평가, 기업가치평가 등에 반영돼 재무적 여건은 앞으로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지역발주 공공공사 및 주택공사 등 기 물량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적었으나, 지속되는 공공 건설투자의 감소, 주택경기 침체 등에 따라 특히 중소건설업이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입어 지역경제는 물론, 지역건설업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지역 건설투자 확대 필요성, 중소건설업 관련 정책·제도적 지원책 등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ESG·안전·스마트기술 등 건설산업 현재와 미래에 대한 책임 강화
또한 내년에는 환경 관련 규제들이 논의되고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 추진되면서 건설산업에도 더욱 ‘구체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계획 수립’의 필요성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환경 및 지배구조 분야에 있어 정보공시와 관련된 제도적 정비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해외 및 금융당국의 관련 공시제도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ESG에 대한 기업의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함과 동시에, 그동안 전(全) 산업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논의된 것과 달리 건설업 자체의 특성을 고려한 활동 및 세부 가이드라인, 평가기준 마련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을 맞아 ‘안전 관련 법·제도’에 관한 논쟁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업 차원에서 처벌의 합리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시민단체 및 근로자 단체 등에서 안전사고 절감의 실질적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따라서 향후 시각차가 더욱 벌어져 처벌 강화·완화 사이의 대립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4년 1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될 경우, 논의 범위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아울러 건설산업의 △‘스마트기술 개발 및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에 대한 관심도 증대될 전망이다. 올 7월 정부 차원의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S-Construction 2030)’과 ‘제7차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이 착수되고, 스마트 건설기술 연구개발사업도 본격 시범 운영 등 테스트베드 단계를 거치면서 향후 정책의 방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스타트업과 공동 연구개발 및 현장 적용, 핵심 스마트 건설기술의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그 성과를 현장에 본격 적용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하게 된다. 다만 현재 스마트 건설기술에 대한 관심과 연구개발 속도에 비해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 및 활성화에 대한 관련 법·제도 정비가 부족해 정부에서도 이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바, 내년에는 이에 대한 건설업계의 대응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김영덕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우선적으로 생산과정에서의 비용 상승 및 수익성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변화하는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른 인력·전략·기술 등 분야별 체계적 계획이 수립·실천돼야 한다”면서 “특히 현재 기업의 역량 수준에 대한 진단과 향후 경쟁환경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활동의 전면적인 재정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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