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 中 빗장 풀리자 주가 고공행진… 넷마블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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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자판호 발급 재개, “콘텐츠株 전체 호재 기대”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29 18:10:21

▲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넷마블 등 게임주는 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1년 6개월 만에 44개 외국게임에 대해 외자판호 발급을 발표한 영향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 게임에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하기로 하면서 게임주 주가가 치솟고 있다. 증권가는 외자판호 발급 재개가 국내 콘텐츠 섹터 전체의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오전 10시25분 기준 755.30으로 전날보다 7.23%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업체 주가도 고공행진이다. 같은 시간 넷마블은 무려 17.74%나 치솟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9.49%, 카카오게임즈는 7.58%, 엔씨소프트는 6.23%, 위메이드는 2.74% 오르는 중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중국 당국이 1년 6개월 만에 44개 외국게임에 대해 외자판호 발급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사드 이후에도 2020년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2021년 ‘검은사막 모바일’이 판호를 발급받은 바 있지만 이번에는 인기 지적재산권(IP)을 여럿 포함한 대규모 판호 발급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출판서(NPPA)는 한국 게임 7종을 포함한 총 44종의 외국산 게임 수입을 10일자로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판호를 발급받은 국산 게임은 총 7종으로 △넷마블의 ‘제2의 나라’, ‘A3: 스틸얼라이브’, ‘샵 타이탄’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엔픽셀의 ‘그랑사가’가 포함됐다.

국산게임 외에 글로벌 유명 게임도 판호를 여럿 발급받았다. 대표적으로 라이엇게임즈의 슈팅게임 ‘발로란트’, 포켓몬 IP 기반의 ‘포켓몬: 유나이트’, 생존 어드벤처 게임 ‘돈트 스타브’, 징가의 퍼즐게임 ‘엠파이어즈 앤드 퍼즐스’ 등이 판호를 발급받으며 중국 게임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외자판호 발급 재개는 콘텐츠 섹터 전체의 호재로 다가올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가장 큰 콘텐츠 시장으로, 내년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45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윤예지 연구원은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2%에 달함에도 한한령(한류 문화·상품 중단) 이후 한국 게임사의 중국 직접 진출은 불가능했다”며 “현지 개발사에 게임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형태의 제한적 수익화만 가능했지만 이번 재개로 현지 퍼블리셔를 통한 진출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판호 발급 재개는 국내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에 수혜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일본과 함께 가장 큰 서브컬처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컬처(subculture)는 사회의 일반적인 주류문화가 아닌 ‘하위문화’라는 뜻으로 게임업계에서는 미소녀 수집형 RPG 등을 보통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부른다.

윤 연구원은 “원신은 올 3분기 기준 중국 모바일 매출 순위 6위를 기록했고 PC와 콘솔 매출까지 포함한 실제 매출 규모는 더 상위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페인트 앤 그랜드 오더’와 ‘가디언 테일즈’ 같은 글로벌 서브컬처 게임들에게도 중국은 일본과 미국만큼이나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중국에 진출시킬 라인업이 많으면서 기존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은 회사일수록 수혜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넷마블과 위메이드를 꼽았다. 그간 시장의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아 사업적 관점에서 게임을 만드는 그들의 방식이 통하지 않았을 뿐 유연하고 빠른 대응이라는 본질적 경쟁력은 잃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이번에도 3개 게임의 외자판호를 발급받았고 향후에도 가장 유망한 기대주로 부각될 것”이라며 “일부 사업이 정리되는 등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의 중국 진출 준비와 기존과 향후의 다양한 라인업의 판호 신청 준비 등을 통해 정비되리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위메이드는 미르 IP의 중국 진출이 기대된다”며 “기존에는 하드코어 MMORPG인 미르 IP는 중국 규제의 문을 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번 외자판호에서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고 미르 IP는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한국 게임 IP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