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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규제 대못’ 뺀다
외국인 법인·여권번호만으로 통합계좌 개설 가능
투자내역 보고 의무 폐지… 개별 증권사 관리 의무
자산 10조 원 이상 상장사에 영문공시 우선 적용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4 13:12:05
▲ 24일 금융위원회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 관련 제도 개선방안으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폐지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 △외국인 장외거래 편의성 제고 △영문공시 단계적 확대를 제시했다.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이 30여 년간 유지돼 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시장에 투자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 규제들을 과감히 철폐한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가 당국 사전등록 없이 간편하게 증시에 투자할 수 있을 전망이다.
 
24일 금융위원회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 관련 제도 개선방안으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폐지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 △외국인 장외거래 편의성 제고 △영문공시 단계적 확대를 제시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9일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개최해 외국인 투자와 관련된 낡은 규제를 전면 개선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도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상장증권(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금융감독원에 등록해야 한다. 투자자로 등록하면 개인 또는 법인마다 각각 투자등록번호가 부여되고 외국인투자관리시스템(FIMS)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내역이 관리된다. 
 
투자자로 등록할 때 투자등록신청서·본인확인서류·상임대리인계약서 등 서류를 제출하고 번역과 공증을 거쳐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도 없는 규제라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과도한 규제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의무를 폐지해 사전 등록절차 없이 외국인들이 국내 상장증권에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에서 실명확인 등 절차를 거쳐 바로 계좌개설이 가능하고 법인은 LEI(법인 표준 ID)·개인은 여권번호를 식별수단으로 해 계좌정보를 관리한다.
 
기존에 투자자 등록을 한 외국인의 경우 ‘투자등록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제도 변경에 따른 불편도 최소화한다. 모니터링도 모든 외국인 투자자들의 실시간 거래내역을 수집하는 방식 대신 필요 시 필요한 범위에서 사후적으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또 통합계좌 최종투자자의 투자내역을 결제(T+2) 즉시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폐지해 통합계좌를 이용한 거래의 편의성을 높이고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통합계좌를 통해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한 경우 최종투자자별로 결제 즉시 투자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통합계좌는 거래 편의성 때문에 도입됐지만 최종투자자별로 결제 즉시 투자내역을 보고해야 해 활용도가 떨어져 2017년 도입 후 통합계좌를 활용한 사례는 없다.
 
이에 더해 통합계좌 명의자인 글로벌 증권사·운용사는 최종투자자를 확인하고 통합계좌를 개설해 준 증권사는 세부 투자내역을 관리해야 한다. 
 
금융당국 등에서 감독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 최종투자자의 투자내역을 요구해 징구하고 증권사 등이 이에 불응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제재가 가능하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 금융위는 제도개선 후 6개월간 시범운영 기간을 두고 사후관리 체계를 집중 점검해 미흡한 경우 즉시 보완할 방침이다.
 
▲ 외국인 통합계좌(omnibus account) 활성화 방안. [자료=금융위원회]
 
또 장외거래 사후신고 대상의 범위를 대폭 확대해 사전심사 부담을 줄이고 거래의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외국인의 상장증권 거래는 장내거래가 원칙이고 장외거래를 할 때에는 금감원으로부터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사후신고로 장외거래가 가능한 경우는 조건부매매나 직접투자·스톡옵션 및 상속·증여 등 제한적이다.
 
이에 당국은 사전심사건 중 심사 필요성이 낮고 시장참여자의 장외거래 수요가 높은 유형들을 사후신고 대상에 적극 포함시켜 사전심사에 따른 투자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사후신고 대상 중 서류심사 필요성이 낮은 유형은 심사 없이 FIMS에 바로 입력(신고절차 종료)할 수 있도록 해 신고부담도 완화한다.
 
아울러 2024년부터 기업의 영문공시를 ‘대규모 상장사’ ‘시장에서 필요한 중요 정보’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영문공시 확산을 위해 다각도에서 지원방안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 영문공시는 시스템의 의한 영문 자동변환·기업의 자율적인 영문공시 제출에 의존하고 있어 외국인투자자의 정보접근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다.
 
금융위는 외국인 투자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기대효과로 △외국인의 투자 편의성 증대 △동일한 수준의 감독 가능 등을 들었다.
 
국제기준에 맞춰 우리 자본시장의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편의성이 증대돼 외국인의 투자가 점차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다. 또 금융위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는 경우에도 외국인 투자한도 관리·시장 모니터링 등 기존 제도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제도는 금년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하고 이후 시스템 개발을 거쳐 연내 시행할 계획”이라며 “영문공시는 1단계 의무화를 위해 1분기 중 거래소 공시규정을 개정하고, 운영상황을 지켜본 후 2단계 의무화 방안을 확정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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