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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 명절 스트레스
다음 세대의 명절은 어떤 모습일까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7 00:02:30
▲ 양준규 경제산업부 기자
민족의 명절 설이 지났다. 설은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 명절로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여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는 날이다. 명절 당일뿐만 아니라 전날과 다음 날도 공휴일이기 때문에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하기도 좋은 시기다.
 
그러나 최근 명절에 대한 이미지는 그렇게 좋다고 하기 어렵다. 전 부치기와 차례상 차리기로 대표되는 가사노동 문제가 부각되고 있고 일가친척이 모인 자리에서 나오는 대학 이야기·취업 이야기·결혼 이야기 등도 대표적인 명절 스트레스로 꼽힌다.
 
명절 스트레스가 부각되면서 명절을 피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명절 기간에 여행 가기, 명절에 맞춰서 라식 수술하기, 회사에서 명절에도 일을 시킨다고 하고 집에 안 가기 등 다양한 방법이 꼽힌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은 날이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나왔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과 함께 설 명절을 앞둔 1월16일 ‘함께하는 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성균관이 제시한 간소화된 차례상에는 떡국··수저·나물·구이·김치·과일 4종만이 올랐다. 여기에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되고 과일 역시 종류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균관에서 차례상 간소화를 주장했다고 해도 실제로 차례상이 간소화됐는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추석에도 성균관은 위의 차례상과 유사한 차례상 예시를 공개했으나 여전히 전을 부치고 조율이시·홍동백서에 맞춘 과일과 명절이나 제사 때만 사는 전통 한과까지 예쁘게 올린 집이 더 많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조사한 차례상 평균 비용은 29만8398원으로 전년 대비 3.7% 올랐다.
 
몇십 년 동안이나 차려 온 차례상이 성균관에서 간소화해도 된다고 발표해도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다. 차례상이 간소화된다고 해도 이미 힘들고 돈도 많이 드는 악습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인식 개선이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오는 대학 이야기·취업 이야기·결혼 이야기 등은 딱히 개선책을 찾기도 힘들다. 물어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괴롭히려고 꺼낸 말은 아닐 것이고 대답하는 입장에서도 그런 얘기 싫어하니까 하지 말라고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렵다. 명절에 친척들과 아예 안 만나지 않는 이상 이런 식의 명절 스트레스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문제 제기는 명절마다 꾸준히 나왔다. 그럼에도 어찌 하지 못한 채 이전과 비슷한 명절을 지낸 역사는 꽤 길다. 지금이야 명절 기간이니 명절 스트레스 이야기가 나왔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른 이슈들에 묻혀서 나오지 않다가 다음 추석 때에나 다시 나올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명절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계속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명절 풍습도 우리가 아는 모습과는 크게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다만 불만이 폭발해 급격하게 바뀌는 것보다는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개선 의식이 사람들에게 확산돼 점차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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