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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 - 강이정 케이바이칼 대표
“세계로 뻗는 K-뷰티, 원동력은 한류문화”
20대땐 건축현장 누빈 여장부… 2011년 화장품 사업으로 삶의 전환점 맞아
홍콩·동남아 등 해외서 K-뷰티 제품 선봬… 교육 등 인프라 위한 업무협약도
팬데믹에 모든 노력과 시간 날아가… “화장품·문화 융합한 다양한 일해 보고파”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2 00:05:20
▲ 강이정 케이바이칼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화장품 산업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일찍이 K-뷰티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평생 뷰티산업과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았던 그는 10여 년 전 삶의 터닝포인트를 맞아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지난 지금, 그는 또 한 번 터닝포인트 앞에 서 있다.
 
‘K-뷰티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해지기 전부터 한국 화장품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던 화장품 기업 CEO 강이정(여·44) 대표의 이야기다.
 
2의 삶 화장품 사업가 K-뷰티 세계화 위한 움직임
 
지금은 화장품을 만드는 일을 하지만 소싯적에는 건축현장에서 엔진 기름을 묻혀 가며 기계를 다루는 일을 했었어요. 잘생긴 선머슴 같은 놈이라는 표현에 어울릴 만한 20대를 보냈죠. 그러다 이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일까?’라는 생각과 함께 삶의 정체기가 왔고, 잠시 쉼을 갖기 위해 2011년 미국으로 향했는데 그곳에서 뜻하지 않은 삶의 터닝포인트를 맞게 됐어요.”
 
강 대표는 지인을 통해 참석한 한 모임에서 한국이 안티에이징의 대표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뷰티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엔 K-뷰티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던 때다.
 
“2012~2013년 당시 한국은 국내 화장품보다 유명 수입품을 더 신뢰하는 추세였던 반면, 제가 머물렀던 해외국가에선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인의 피부가 좋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던 때였어요. 한국인이 어떤 화장품을 쓰는지 알고 싶어하는 이들도 늘어났죠.”
 
처음 보는 자신에게 일본인이냐고 묻던 현지 외국인들의 질문도 점차 ‘한국사람이냐’는 질문으로 바뀌어 갔다. 앞서 접했던 조언은 확신으로 다가왔고 강 대표는 뷰티의 세계로 입문했다. 처음 접하는 분야에 다소 어려움도 겪었지만 진정한 재미를 느꼈고, 4년간 몰두한 끝에 2015년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홍콩은 무역이 활발하고 자유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아시아-미주 간 문화도 잘 융화돼 있었죠. 홍콩 사람들 또한 문화적으로 발달해 일찌감치 피부 등 뷰티에 관심이 많았어요. 여기에 2015년 전후로 본격적으로 K-뷰티가 떠오르면서 인근의 싱가폴과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로 판매 영역을 더 확장할 수 있게 됐어요.”
 
▲ 강 대표는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서려면 우리만의 장점을 살린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강 대표는 K-뷰티의 흥행이 문화콘텐츠에서 비롯된 만큼, 제품 면에서 더욱 높은 완성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미디어를 통해 비치는 이미지를 넘어 제품의 성능 또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한국이 뷰티산업에서 단기간에 프랑스·미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문화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의 뷰티 제품은 역사도 깊고 품질도 우수하죠. 우리도 우리의 장점을 살린 차별성이 필요했어요. 특히 한국인은 외국인보다 샤워나 목욕을 한 후 스킨 등 바르는 제품의 종류나 가짓수가 굉장히 많은데 이 점에 착안해 어떻게 하면 바르는 제품이 더 빨리, 더 깊이 흡수되고 부담이 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했죠.”
 
그렇게 강 대표가 2018년 개발한 스킨케어 제품에는 지금은 신비의 광물로 잘 알려진 일라이트(Illite)’ 성분이 녹아들었다. 일라이트는 흡착과 탈취 기능이 있어 벽지나 타일 등 건축 분야에서도 사용돼 왔는데, 건축업에 종사했을 당시의 경험과 조언을 토대로 다량의 미네랄까지 함유하고 있는 해당 성분을 코스메틱과 접목한 것이다.
 
이후 국내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더 나은 제품 연구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강 대표는 국내에 케이바이칼을 설립하고 성형외과·스파 등을 중심으로 제품의 유통 활로를 넓혀갔다. 그러면서 동시에 강 대표는 사람과 관련된 인프라에 주목했다.
 
건축물을 만드는 과정이 크게 계약과 준공으로 이뤄져 있다면, 화장품 사업은 화장품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까지 판매가 될 수 있어야 해요. 여기서 한계에 봉착하는 이들을 많이 봤어요. 또 업계에 종사하면서 한국 뷰티산업에 관심을 갖고 관련 일을 해보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점도 알게 됐죠. 그래서 인력을 제대로 양성해 양질의 제품을 시장에 많이 내놓아서 전반적인 수준을 높여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지난해 강 대표는 KFAC 한국외국인지원센터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다양한 판로 개척을 모색하고 국내 소재 외국인들의 뷰티 교육 등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외국인지원센터는 약 18만 명의 외국인 회원 및 회원사 등을 보유, K-콘텐츠 저변 확대를 위한 활동을 영위하는 단체다.
 
“K-뷰티가 세계적으로 확장하려면 외국인들이 한국에 유입되고 또 한국 소재 기업도 외국으로 제품을 적극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민간이민청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외국인지원센터와 손을 잡고 해외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한국 화장품을 알리는 등 사업을 계획 중에 있어요. 작게나마 일부 샵에선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기도 하죠.”
 
▲ 강 대표는 국내 화장품 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 인력 교육 등 인프라 조성이 되어야 진정한 K-뷰티를 이룰 수 있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사실 강 대표는 지난해 업무협약 이전에도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현지인을 대상으로 뷰티 아카데미를 설립해 운영하려는 계획을 가시화한 바 있다. 고가에 해당되는 기존 아카데미들의 수강료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고자 수립한 구상이었는데, 설립 직전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는 바람에 운영에는 이르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제 모든 노력과 시간을 앗아갔어요. ‘잠시 이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모든 것이 멈췄고 많은 것들이 무산됐죠. 처음엔 낙담도 많이 했지만 세상은 저를 기다려 주지 않잖아요? 이렇게 힘든 시기에도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여전히 가전·의약품보다 높고 또 누군가는 악조건 속에서 더 열심히 하고 있기에 저 또한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러면서 내수의 중요함도 알게 됐고 한국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굳게 다지는 계기도 됐죠.”
 
위기는 곧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버텨내고 엔데믹이 도래한 현 시점, 강 대표는 새로운 출발선에서 달릴 준비를 마쳤다.
 
정말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사업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나만 열심히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고 보류됐던 일들을 재추진할 생각이에요. 또 화장품이 해당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콘텐츠와 융합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화 중에서도 특히 그림이나 사진 등과 접목하는 일들도 해 보고 싶어요.”
 
스무 살 처음 홀로서기를 했을 때 이 넓은 세상에서 빛나려면 자기중심을 잃지 않고 현재 하는 일에 몰두해 미쳐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은 지금도 변치 않았죠. 화장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제 손으로 많은 이들을 아름답게 하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고요. 제게 노화를 멈추게 할 힘은 없지만 아름다움을 지속하고자 하는 인류의 바람을 실현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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