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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골프인구 시대 안전의식 ‘천차만별’
골퍼 운영자 경기보조원 모두 안전 경각심 가져야
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09 21:14:26
▲ 1000만 골프인구 시대를 맞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골프채를 잡은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주말골퍼 A씨는 라운딩을 즐기던 어느날 세컨드 볼을 치기 위해 잔디위를 걷다가 동반자 K씨가 친 볼이 코앞을 쌔앵~ 하고 날아가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하다고 한다.
 
자신보다 구력이 좋다고만 생각하고 세컨드 샷을 먼저 치는 동반자와 대각선 앞쪽 방향으로 충분히 떨어져있다고 판단했건만 K씨의 샷이 클럽 토우쪽에 맞으면서 생크성 볼이 되고 말았던 것. 10cm만이라도 덜 물러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홀에서 A씨는 캐디가 앞으로 나가지 말라는 말을 듣는 시늉만 한 채, 뒤에서 치는 동반자와 대각선 방향으로 비스듬히 서서 대기하면 될줄로 방심했다고 실토했다.
 
골프인구의 가파른 증가로 한국 골프산업은 ‘즐거운 비명’이다. 1000만 골프인구에 전국 500여개 골프장 내장객 수는 이미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을 웃돌았다. 이는 통계상으로 보면 일본보다 많은 수치다.
 
그럼에도 골프장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이고보면 골프장 안전문화가 조속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현행 포괄적 행정처분이 어려운 법제의 정비와 지자체 관리 · 감독권 강화 등 제도보완에 대한 지적도 적잖다. 
 
▲ 본격적인 시즌 오픈을 앞두고 골퍼의 가슴이 설레고 있다. [사진=강재규 기자]
 
본격적인 시즌 오픈과 함께 골프 매니아는 물론 골프 운영자측의 현장 목소리를 경청함으로써 모처럼 맞은 골프업계의 호황을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트로 삼아야 한다는데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타구 사고, 골프채 사고, 카트 사고, 익사사고, 코스 관리자 혹은 작업자들의 장비사고 등 갖가지 사고들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골프장 운영자측이나 경기보조원, 골퍼들 스스로가 안전의식을 높이는 일부터 시작한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국회 이형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북구을) 등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골프장 각종 안전사고는  전체 505개 골프장에서 1467건으로 5년전 675건에 비해 2.2배 증가했다. 경기도로 좁혀봐도, 지난해 도내 155개 골프장에서 411건 발생, 5년전 202건에 비해 2.03배 증가해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막히고 집합금지가 부른 특수(特需)란 점을 이해하지만 다분히 2030세대들이 대거 입문하면서 호황을 누린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골프 관련 상품은 없어서 못 팔만큼 됐고, 골프업장에서는 그린피가 치솟고 캐디피까지 올랐다. 
 
▲ [사진=픽사베이]
 
골프장을 찾는 인구는 크게 늘었으나 그만큼 골프장 안전도는 어떤가.
 
현행 법규상 골프장 시설에 관한 법규는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체육시설법)에서 규율하고 있지만 안전한 골프장 문화에 이르기까지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 법에서는 포괄적인 시설 안전 관리로 규정하고 있을 뿐 각 지자체들이 상위 법령 아래 자체 체육시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 조례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허점이다.
 
현재 각 지자체의 체육과 혹은 체육지원팀에서 연중 2회 가량 이들 골프장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을 펴고 있으나 골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사실상 권한이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우선 골프장에서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곤 하는 각종 안전사고를 유형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기도내 155개 골프장의 경우 앞서 열거했던 것과 같이, 타구 사고, 골프채 사고, 카트 사고, 익사사고, 코스 관리자 혹은 작업자들의 장비사고, 유해동물(뱀) 물림사고 등이 주종을 이룬다. 
 
▲ [사진=픽사베이]
 
이 중에 타구 사고가 250건으로 전체 411건 중에 60.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카트사고 73건(17.8%), 골프채 등 기타 사고 88건(21.4%)로 분류되고 있다. 간혹 회원제 골프장 등에서 일어나곤 하는 고령자 골퍼들이 심박정지로 인한 심폐소생조치와 구급차 출동 사례도 그 하나다. 
 
하지만 60% 이상을 차지하는 타구 사고는 현장에서 주의를 기울이면 줄일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좁은 국토면적에 수익성을 많이 내도록 설계돼 홀과 홀 사이 이격거리가 좁다. 산악형 코스가 많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 코스에서 곧잘 보이곤 하는 어디서 날아온지 모르는 블라인드 볼에 의한 타구사고와 카트 전복사고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는 골프장 내 안전시설물 곧 안전펜스 설치와 카트 경사로 완화 등을 요구하며 정기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옆 홀에서 갑자기 날아온 골프공에 맞아 병원 진료를 받는 것도 문제지만 법적 책임소재와 보험 등 사후분쟁, 법적 소송의 소지도 업계를 어렵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업장측의 안전시설물, 안전표지판 설치 등이 우선돼야 한다. 골프 코스 사이는 20m이상의 이격을 두어 함은 물론이다.
 
골프장 운영자 업장측의 안전에 대한 투자는 곧바로 내장객 안전으로 이어지는 만큼 운영자측의 안전의식이 먼저 강화돼야 한다. 
 
지난해 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골프장이 안전의식을 높이고 있지만 ‘처벌’을 두려워해서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도 용인시 골드컨트리클럽은 안전관리, 안전 운영에 관한한 모범적인 골프장으로 이름나 있다. 대중제9개 홀을 포함해 모두 72홀 규모를 자랑하는 이 골프장은 체육지도사 2명에, 안전협회 용역을 통해 안전관리자를 채용하고 있다. 
 
안전협회에서 월 2회 방문해 골프장측과 안전에 관한 보완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해가고 있다고 한다.
 
10명 안팎의 규모로 매월 골프장 안전운영위원회를 열고 안전사고를 줄이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안전사고가 줄면서 책임배상 보험료 경감으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 골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 라운딩에 앞서 골프장 안전수칙을 준수하겠다는 서약을 받아 골퍼나 경기진행요원 모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곳도 있다. [사진제공= 태광CC]
 
이 관계자는 “책임보험료 부담액은 3년 전보다 20% 가까이 줄었고 지난해 1월과 비교할 때는 5%가량 내려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골프장 측은 타구 안전망 공사를 위해 종래 10M 높이 기준을 20M로 높이고 주택가 쪽도 대폭 보강했다고 한다. 
 
이 골프장은 이를 위해 3억원을 들였다. 카트도로 포트홀 제거를 위해 카트도로를 전면 재포장하는 등 안전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올 1월에는 ISO45001(안전인증제)를 신청해서 실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노력 결과 이 골프장은 경기도에게서 무사고 인증패를 받았다. 골프장 업주 측의 안전실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골프채 사고도 곧잘 일어나는 유형이다. 주변을 살피지 않고 스윙을 할 경우 골프채에 맞아 부상을 입는 경우가 좋은 예다. 골프스윙을 할 때는 반드시 주변을 확인하고 지정된 장소에서, 경기보조원(캐디) 안내에 따라 스윙연습을 해야 한다.
 
라운딩을 마친 골퍼가 몸의 땀을 없애기 위해 락커를 거쳐 목욕시설로 가게 되는데, 이때도 미끄러운 목욕장 바닥으로 인해 낙상사고를 입는 예도 자주 일어난다. 
 
▲ [사진=픽사베이]
 
카트 급발진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유형에서 낙뢰로 인한 사고, 골프장 밖으로 날아간 공이 차량에 맞아 파손된 사고 등 골프장 안팎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고 유형도 비일비재하다. 
 
소송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전에 골프장의 의무, 골퍼 안전규정 준수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골프장이 1억5000만원 가량의 내장객 배상 책임보험 가입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볼 수는 없다. 
 
라운딩에 앞서 안전수칙 준수 서약을 받는 등 사후 책임 문제를 떠나 실천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태광CC 관계자는 “경기 보조원에 대한 안전교육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고 골프 라운딩에 앞서 골퍼에게 안전수칙 준수 서약을 받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골프장 안전사고는 사고가 일어나서 하는 사후약방문 대처보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와 경각심을 높이는 게 최우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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