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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의 미디어와 정치
인터넷 포털 차라리 정치적 커밍아웃하는 것이 어떨까
뉴스 포털서비스, 정치권력과 절대 무관할 수 없어
포털의 뉴스 배열행위는 정치·사회적 영향력 의미
황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4-11 08:22:04
 
▲ 황근 선문대 교수·언론학
 미디어 주도권이 전통 미디어(taylor media)에서 온라인 미디어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수익률은 악화되고 있지만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글로벌 OTT 가입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뿐 아니라 아마존·애플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도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 경쟁에 돌입해 당분간 그 위력은 더 커질 것 같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은 동영상 OTT 서비스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터넷 공간을 지배하고 있다. 구글의 시장지배력은 여전하고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의 절대 강자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포털 사업자가 거의 모든 온라인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네이버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뉴스를 레버리지(leverage)로 한다는 점에서 구글이나 유튜브,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과 차이가 있다. 구글은 강력한 검색엔진, 유튜브는 이용자들의 동영상 공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은 메신저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의 트래픽을 유도하고 있다. 물론 아마존의 중심에는 막강한 전자상거래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이용자의 절대 다수가 뉴스를 보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여러 조사에서 네이버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높은 영향력을 지닌 사실상 최상위권 언론매체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법적으로 언론매체가 아니고 전달 내용과 관련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뉴스 콘텐츠 공급업자일 뿐이다.
 
네이버 스스로도 자신들은 뉴스를 제작하지도 편집도 하지 않고 있으며, 뉴스 배열은 인공지능(AI)가 기계적으로 하는 것이라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를 비롯한 우리나라 인터넷 포털들은 뉴스 배열을 통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그들의 트래픽을 이용해 엄청난 광고 수입을 올리고 있다. 역설적으로 네이버 초기화면에 뉴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지금 같은 압도적 독점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지극히 의문이다.
 
이처럼 뉴스를 레버리지로 하는 인터넷 포털의 마케팅 전략은 선정적인 뉴스들이 횡행하게 만들고, 기사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처음 보도되는 기사 내용과 유사한 제목이나 내용을 중복·반복해 밀어 넣는 ‘뉴스 어뷰징(news abusing)’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인터넷 포털이 집단편견을 조장하는 확증편향(filter bubble)의 숙주로서 건전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주범이라고 비판받는 이유다.
 
실제 인터넷 포털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은 기존 매체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적되어온 인터넷 포털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도 여기에 원인이 있다. 뉴스를 축으로 하는 포털서비스가 정치권력과 절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실상 언론의 편집행위와 마찬가지인 뉴스 배열행위는 그 자체가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포털의 뉴스 배열행위를 제한하고 기사 검색을 언론사 개별 사이트와 연동하는 ‘아웃-링크(out-link)방식’을 강하게 요구받아왔다. 그렇지만 인터넷 포털사들의 태도는 여전히 매우 소극적이다. 최근 네이버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언론사들이 항의하자 아예 아웃링크 자체를 철회하려는 분위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는 포털의 시장 전략에서 뉴스 배열이 얼마나 중요한 요인인가를 역설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포털 뉴스 배열 공정성을 목적으로 만든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있다. 하지만 위원 다수가 특정 이념과 정당에게 우호적인 단체들이 추천하는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포털 뉴스 서비스에 보수성향 매체들이 배제되고, 노골적으로 정파성을 드러내거나 심지어 가짜뉴스를 생산한다고 비판받는 좌파매체들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편파 시비가 계속되어 왔다.
 
심지어 최근에 추천단체로 추가 지정된 한국지역언론학회·한국여성민우회·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를 보면, 정치적 편향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전통적으로 야당을 비롯해 좌파 진영의 핵심축으로 활동해 온 단체로 정치적 성격이 아주 강한 단체다. 전국미디어센터는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지역단위 미디어 활동 조직으로, 구성이나 활동 내용을 볼 때 정치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네이버를 비롯한 우리 인터넷 포털이 정치와 절대 무관하지 않은 중립적 온라인 매개체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적 경향성을 매개로 상업적 이익을 도모하는 정치병행성(politcal parallelism)이 사업의 중심에 깊숙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술 중립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지 말고, 차라리 정치·사회적 지향성을 지닌 언론매체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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