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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한화·대우조선 M&A
한화·대우조선 M&A, 공정위 ‘늑장 심사’에 업계 안팎 우려↑
한화그룹, 대우조선 안고 ‘종합 방산기업’ 도약 청사진
앞서 EU 포함 해외 7개국 승인… 공정위는 ‘오리무중’
“시장지배력 강화 우려” vs “경쟁 제한 없다” 의견 대립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13 15:05:00
▲ 한화 본사 사옥.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이 추진하는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M&A)이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이달 초 최대 관문인 유럽연합(EU)을 마지막으로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을 모두 받아냈지만,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를 늦추고 있다. 공정위가 고민하는 독점적 지위에 관해 방산업계나 방위사업청은 사실상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조건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종합 방산기업 도약 열쇠 대우조선 인수
 
그간 한화그룹은 흩어져있던 그룹 내 방산사업을 합쳐 왔다. 지상에서 우주·항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가치사슬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했고, 이어 이달 1일에는 한화 방산부문을 인수했다.
 
한화그룹이 육··공을 아우르려면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필수이다. 기존 한화그룹의 방산사업은 미사일·로켓·장갑차 등 지상 방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기 제작 역량이 전부였지만, 대우조선해양의 특수 선박 건조 역량을 더해 육··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 틀을 완성하겠다는 야심이다. 
 
이에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 원, 한화시스템이 5000억 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4000억 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이 1000억 원 등 총 2조 원을 투입해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확보할 예정이다. 인수 이후에는 적자에 허덕이는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회사 살리기에 무게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사업 방향. 한화그룹 제공
 
우리나라 기업끼리 결합이어도 해외 수주 영업을 하려면 세계 각국의 경쟁(또는 반독점)당국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은 일본·중국·싱가포르·튀르키예·베트남·영국·EU·한국 등 8개국 경쟁당국의 심사를 거쳐야만 한다
 
한화그룹은 올 2월 튀르키예로부터 첫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고, 나머지 국가에서도 차례로 승인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달 31일 기업결합 심사가 가장 까다롭다고 여겨지는 EU 집행위원회에서도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 기업결합 심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독과점 등 경쟁제한 우려는 없는지 등을 검증받는 절차다
 
공정위, 한화·대우조선 기업결합 늑장 심사경쟁 제한 우려
 
이에 우리나라 공정위의 판단 절차만 남게 됐다하지만 자국 경쟁당국임에도 공정위가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두고 늑장 심사를 벌이고 있어 업계 안팎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달 중으로 경쟁당국 심사 절차를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1219일부터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허가 심사에 나섰다. 기업결합 심사는 대개 신청 기업의 신고 이후 30일 이내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대 120일까지 연장할 순 있지만, 연장 시한이 이달 17일까지인데 시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도 공정위는 여전히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양사가 합병할 경우 함정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게 돼 경쟁관계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현재 한화 방산 부문과 대우조선 함정 부문의 수직결합을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통해 양사 간 기업결합 승인과 시정명령 여부 및 내용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3일 공정위는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한화가 지분인수를 통해 취할 함정 부품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가 함정 시장에서의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다이 점에 대한 집중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한기정 공정위원장도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국과 달리 국내의 경우 방산 시장의 경쟁제한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국가가 구매자이고 다수의 규제가 존재한다는 방산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스카이데일리
 
업계 경쟁 제한 없다기업결합 무산되면 국가 경제 심각한 부작용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는다고 해서 경쟁사에 어떠한 불이익이나 정보 봉쇄 등의 가능성이 거의 없을 거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주체인 KDB산업은행은 공정위의 결합심사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미 매매승인을 완료한 가운데 방산사업은 최종 수요자가 정부인 만큼 기술과 가격을 정부가 관리하는데, 그 특수성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조속한 승인이 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시각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측은 대우조선 정상화의 국가 경제적 중요성 및 방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절호의 기회인 점을 충분히 감안해 공정위의 신속한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한화그룹의 투자 유치는 독자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대우조선의 정상화를 위한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며 기업결합이 무산되면 국내 조선업과 방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방산사업에서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가 발생하면 방위예산을 집행하는 방위사업청(방사청)이 타격을 입음에도 방사청은 지난달 15일 방산업체 매매 승인 의견을 밝혔다.
 
이달 11일 방사청은 업계 및 관련 부처에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인 공정위로부터 의견 제출 요청을 받아 이에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매매 승인 의견을 밝혔던 만큼 업계에서는 방사청이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공정위의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간의 기업결합이 함정 분야의 방위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 요청에 따라 이에 대한 회신을 했을 뿐”이고 회신 내용은 공정위 측에서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확인은 제한적이라며 명확하게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는 의사를 전하진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같은 날인 1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와 HJ중공업지회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에 있어 특수선 분야의 공정경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화그룹이 아무런 조건 없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HD현대중공업·HJ중공업·SK오션플랜트 등 다른 기업들이 특수선 경쟁입찰에서 매우 불리해질 거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국회와 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들은 한화그룹이 방산 분야에 있어 불공정 행위가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공정한 기업 거래가 가능하도록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조건부 승인 절차를 밟아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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