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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끝나면 잊히고 싶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책방을 낸 후 연일 주요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 전 대통령 내외가 직접 책방에 나와 책을 판매하고 북카페까지 운영하는데 ‘굿즈 판매’부터 ‘열정페이 논란’ 등의 ‘잇속 챙기기’ 지적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 정치인을 만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퇴임 1주년을 맞아 이날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평산책방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지난해 당 대표 취임 후 평산마을에서만 문 전 대통령을 세 번째로 만났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 무급 자원봉사자 모집 논란 관련 열정페이 논란에 대한 “열정페이 작살내겠습니다” 글이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 대표는 2017년 1월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정페이 사례를 제보해달라며 “열정페이란 재능있는 청년들에게 열정을 구실로 무임금 혹은 아주 적은 임금을 주면서 헌신을 강요하며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형태”라고 했는데, 평산책방이 5일 민간업장에서 자원봉사모집공고를 내며 ‘열정페 논란’의 당사자가 된 것이다. 7개월간 자원봉사할 지원자 50명을 선착순으로 받겠다고 올린 공지글에는 종일근무자에게만 점심을 지급하겠다고 적시 돼 있었다.
이에 임기 중 최저임금을 올리고 소득주도성장등을 통해 서민경제를 누구보다 앞장서서 챙기겠다고 공언했던 문 전 대통령이 민간사업장에서 노동착취를 하며 열정페이를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모집안은 논란이 확산하자 철회했다.
이 대표가 열정페이를 작살내겠다는 것에 문 전 대통령 측이 상응하는 행위를 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은 ‘동족상잔의 비극’이라고 비아냥댔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8일 논평까지 내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 자원봉사 모집’ 사례를 이재명 대표에게 제보한다”며 “문 전 대통령의 ‘열정페이 미수’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직접 확인하고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제보했다.
이 와중에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면서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다만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책방에 왔으면 책을 사야 한다”고 권하자 이 대표와 함께 온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책을 골라 계산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책방 주인이 특별히 추천할 책이 있냐”고도 물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사저에서 비공개 면담을 가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만 연출했다.
평산책방은 ‘개인사업자 문재인’ 논란의 중심에도 섰는데, 최근 평산책방 방문자들이 인터넷에 올린 ‘인증샷’ 속 영수증에 적힌 사업자번호는 448-△△-△△△△△이고, 대표자 이름은 ‘문재인’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평산책방 홈페이지에 따르면 책방은 ‘재단법인 평산책방’이 운영한다고 적혀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 개점 인사 글에서 “책방 운영은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책방운영위원회가 맡는다”며 “수익은 전액 재단에 귀속되고, 이익이 남으면 공익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것과 배치된다.
실제 홈페이지에 공개된 평산책방의 사업자 등록번호는 520-○○-○○○○○, 대표자 이름은 ‘안도현’으로 나온다. 이에 수익이 재단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문재인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어졌고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결국 평산책방을 운영하던 문 전 대통령 개인 명의의 사업자 ‘평산책방’은 10일 폐업했으며, 문 전 대통령 측은 언론에 “수익금 전액은 재단법인 평산책방에 귀속된다”고 해명했다.
이를 가장 먼저 페이스북에 공론화한 김경률 회계사는 “종전 서적 판매 수익이 전액 재단에 귀속되고 이익금은 공익 사업에 쓰겠다고 한 거짓말을 우선 해명해야 한다”며 “재단 만들어 공익사업하겠다는 거 자체가 과욕이다. 어차피 모든 사업이 개인 명의로 이루어진 만큼, 공익재단도 폐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북클럽 ‘평산책방 책친구’를 모집한다는 안내문구도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았다. ‘평산책방과 함께 할 책친구를 모집한다’는 문구와 함께 책방 홈페이지를 통한 회원가입내용이 담겼다. 평생회원으로 1만원의 가입비만 내면 책 구매시 5%를 적립받고 북클럽 등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복수의 네티즌들은 “보통은 무료로 회원가입에 책을 구매하면 10%를 할인해주고, 10%를 정립해준다” “5% 적립은 뭐고 1만원의 가입비는 뭐냐” “평산마을까지 찾아온 시민에게 책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팔고 싶은가”라고 꼬집었다.
북카페 평산책사랑방에서 판매되는 ‘토리라떼’사진도 화제다. 문 전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가 그려진 라떼아트 그림이 크림 위에 올라간 라떼다. 선착순 20명에게만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너무 귀엽다” “줄서서 반드시 사먹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개 버린뒤에 개캘린더 팔더니, 또 개라떼를 팔다니 대단하다” “키우던 개까지 돈벌이에 사용하는 것인가”라며 평산책방의 장사수완을 비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대표인 출판사가 지난해 12월 유기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당신과 함께라면’ 로 문 전 대통령이 반려동물 마루·토리·다운·찡찡이 등과 함께 하는 모습이 그려진 삽화를 넣어 2023년 탁상 달력을 제작해 팔았는데, 펀딩 목표액수는 200만원이었으나, 수천만원의 금액이 모여 정치권의 공격의 대상이 됐다.
당시에도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키우던 풍산개에 국가지원이 끊어지자 파양하는 것으로 비판이 됐는데, 이의 사진이 담긴 캘린더를 제작해 판매하는 것을 두고 여권에서는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풍산책방은 지난달 26일 문을 연 후 1주일 동안 5500여권의 책을팔았으며 1만여명의 방문자가 찾아왔다. 최근에 ‘방문 후기’가 팬카페 곳곳에서 공유되며 일종의 ‘성지순례’와 같은 릴레이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날 ‘경남 봉하마을·평산책방 방문모집’이라는 문구와 함께 참가비 5만원을 내면된다는 서울시의 한 동네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각종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는 풍산책방의 인기가 나날이 더해져가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평산마을 사저에서 보내는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가 이날 개봉했다. 해당 다큐는 지난달 열흘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3만4036명의 후원자로부터 14억8783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큰 과심을 받았다.
국립 5·18 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17일 전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 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에는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평산마을을 찾은 일부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도 적극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지난달 25일에는 김경협 민주당 의원을 같은달 18일에는 장철민 의원과 지역위원회 당원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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