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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가 올해 1분기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데 이어 2분기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은 감산과 기술 투자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조7500억 원, 영업이익 64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85.1%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하락에는 반도체 부진이 컸다. 반도체가 포함된 DS 부문은 1분기 매출 13조7300억 원, 영업손실 4조5800억 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반도체 기업 역시 1분기 실적이 좋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881억 원, 영업손실 3조402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898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이후 적자 규모가 79.2% 증가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앞서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주력 상품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것이 컸다. 코로나19 시기 호황기를 맞았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린 가운데 경기 불황으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며 재고가 증가하고 실적은 하락하는 악순환이 벌어진 것이다.
반도체 기업들은 감산을 통해 반도체 가격 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50% 감축한다고 밝혔으며 비슷한 시기 감산을 선언했던 마이크론의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추가 감산을 암시하는 발언이 나왔다. 여기에 인위적인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삼성전자도 감산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3분기에는 웨이퍼 감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시장의 감산 효과는 통상적으로 6개월~1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에는 반도체 업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하반기부터는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D램 공급량을 2Gb칩 환산 기준 1043억6200만 개, 총수요는 1054억1900만 개로 수요가 공급을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의 지난달 전망에서는 공급은 1055억5400만 개, 수요는 1046억6200만 개로 공급이 수요를 앞설 것으로 전망한 것과 비교해 수요와 공급이 역전된 것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공급 초과율은 1월 114.5%에서 4월 106.8%로 내렸으며 7월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산업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면 반도체 산업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편 반도체 업체들은 반도체 생산은 줄이면서도 기술 투자는 유지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일찍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3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 하이닉스 역시 설비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히면서도 기술 투자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최신 메모리 제품에 대한 투자에 더해 10나노급 5세대 D램, 238단 낸드 등 기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공정을 통한 양산 준비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자율주행차량, AI 등 차세대 디지털 산업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분야다. SK하이닉스 역시 챗GPT 등 AI용 고성능 서버 시장과 고용량 메모리 수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량 감소와 미래 기술 투자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에 나선 가운데 하반기 업황 반등과 차세대 산업 경쟁력 확보를 통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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