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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다음 달 전국적으로 3만6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연초 미분양 우려 등으로 분양 계획을 미뤘던 건설사들이 다음 달부터 공급을 확대하면서 분양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난 것.
다만 분양물량 증가로 인해 인기 단지에만 청약자들이 몰리는 청약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에서 3만6095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올해 들어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분양하지 못한 사업들이 이월되면서 연초에 책정했던 6월 분양치(2만7000가구) 대비 9000가구 이상 계획 물량이 증가했다.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집값 하락에 따른 미분양 우려 등으로 올 1분기까지 전국 분양물량은 공공아파트를 포함해 총 3만4727가구에 그쳤고, 앞서 4월에는 연중 최대인 3만7457가구가 예정됐으나 실제로는 32.5%인 1만2176가구만 분양되는 데 그쳤다.
이달에도 당초 계획상으론 2만9000가구가 잡혀 있었지만, 49%인 1만4318가구만 분양됐다. 집값 하락세에 청약률을 담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국에서 총 65개 단지가 분양됐으며 이 가운데 1·2순위 내 청약이 마감된 곳은 46%인 30개 단지에 그쳤다. 절반이 넘는 35개 단지가 청약 순위 내 모집가구 수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6~7월을 기점으로 하반기 분양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조합 사업비 증가 등의 문제로 계속해서 분양을 미룰 수 없는 데다, 최근 서울과 지방 인기 지역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오르는 등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약 불패’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서울의 경우 다음 달 6개 단지에서 분양이 이어진다. 서울 집값이 최근 들어 일부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분양가 경쟁력이 생기고, 청약 수요도 증가하면서 조합과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대 재건축 사업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총 1265가구)’, 동대문구 청량리7구역 재개발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761가구)’, 자양1재정비촉진지구 ‘구의역롯데캐슬이스트폴(1063가구)’ 등이 다음 달 줄줄이 대기 중이다.
3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로 관심을 끈 동대문구 이문1구역 재개발 ‘래미안그란데(3069가구)’는 6월로 분양 일정이 잡혀 있으나, 최근 조합장 등 내부 문제로 인해 연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시흥시 은행동 ‘시흥롯데캐슬시그니처(2133가구)’, 평택시 장당동 ‘지제역반도체밸리제일풍경채(1152가구)’, 파주시 목동동 ‘운정자이시그니처(988가구)’ 등 주로 공공택지 위주로 분양 대기 중이다.
지방에서는 강원도 원주·춘천, 경남 김해·사천, 충남 아산 등지에서 분양이 예정돼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청약요건과 분양가 전매제한 기간이 완화되면서 일부 인기 단지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몰려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라며 “반면 분양물량이 늘고 선택지가 넓어지면 상대적으로 입지나 시세차익이 떨어지는 곳은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 옥석 가리기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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