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과 단호히 결별해야 정상적인 국가로 복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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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은 지금 ‘포퓰리즘’과 전쟁 중… 승리하는 국가가 경쟁력 우위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5-30 08:03:30

정치 부조화로 지구촌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현란한 아전인수와 부도덕의 극치인 포퓰리즘 만연으로 과거보다 현재가 더 못사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당연히 미래는 공전하고 개미 쳇바퀴 돌 듯 실패의 반복이 멈추지 않는다. 나라 안이 둘로 갈라지고 서로 물고 뜯는 소모전을 지속하면서 멀쩡하던 나라가 병자(病者)로 전락하는 사례를 실시간으로 목격한다. 약자는 더 약해지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오로지 그들만의 이너 서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갖은 선동과 모략으로 세상을 어지럽힌다. 정치가 실험의 대상은 아닐 터인데 위선과 가식으로 도배한 간교한 정치꾼들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정치와 함께 하는 국민들은 더 비참해지고 나라는 점점 더 망하는 길로 향한다.

한동안 우파 정권이 집권하기도 했으나 ‘핑크 타이드(Pink Tide, 분홍 물결)’라 불리는 좌파 정권으로 다시 교체되면서 이제 단말마로 치닫는다.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미국 이민 추방정책이 종료되고 원점으로 회귀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미국으로 이주하려는 중남미인 66만 명이 대거 몰려들었다. 정치판의 대중영합주의가 일시적으로 군중에게 먹혀들어 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거짓으로 판명되고 있다. 죽음을 불사하는 난민의 행렬이 미국 국경 지역에 끊임없이 늘고 있어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조국에 대한 미련과 희망을 저버린 그들에게 이 방법 외에는 살 길이 없다는 것을 통감한다. 미국도 고민도 깊어진다. 인도적·경제적 이유와 더불어 내년 대선(大選)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세계 최고 선진국이면서 근대 민주주의 발상지라고 하는 유럽의 사정도 만만치 않다. 성장 동력의 고갈로 경제적인 파이가 추가되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계층이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선동적인 좌파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퍼주기 정치를 남발했다. 유럽의 환자라고 불리는 ‘PIGS(돼지들,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가 대표적 국가들이다. 국가가 부도로 거덜 날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랬던 그리스에 중도 우파 집권당이 들어서면서 12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낸 후 마침내 구제금융에서 탈출하는 전환점이 만들어졌다. 좌파 포퓰리즘에 두 번은 속지 않겠다는 그리스 국민의 결단이 이뤄낸 성취다. 이탈리아에도 우파 정권이 집권하였고, 스페인도 우파가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 후폭풍을 겪고 있는 영국과 중도좌파 정권이 들어선 유럽의 우등생 독일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아시아 국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찍 경제 대국 반열에 들어간 일본에 가장 큰 딜레마는 정치 후진성이다. 경제적 후퇴가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치가 작동하지 않아 이를 부채질하거나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중국의 경우는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당 독재의 전체주의에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가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시진핑 3기 연임은 중국의 정치를 역주행시켰고, 이에 대한 후유증이 경제에도 고스란히 악영향을 주는 중이다. 동남아 국가들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군부의 정치 개입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지도층의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아 국민의 삶은 개선되지 않고 늘 그 자리에서 맴돈다.

한국의 총체적 위기, 국가 발전 사이클에서 지금이 정점(頂點)일 수도

작금의 세계정세는 우리가 일제(日帝)에 당했던 20세기 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20여 년을 두고 보면 특히 더 그렇다. 강자(强者) 탐욕은 끊이지 않고 약육강식의 글로벌 질서는 변하지 않는다. 신(新)냉전의 도래라고 하지만 민족 전쟁과 이에 따른 분단의 고통이 70년 이상 지속되는 우리에게는 냉전이 사라진 적이 없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공격설 등 세상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고 대부분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들이다. 맹수들이 사방에서 노리고 있는데 우리 내부는 분열을 거듭하고 있고,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과거에 함몰되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자들이 다수당이라는 완장을 차고 기고만장한다. 국익보다 진영 이익, 그리고 자신의 영달이 우선이다.

왜 한국의 현재 상황을 총체적 위기라고 하겠는가. 지금이 국가 발전의 정점이고, 여기서 계속 추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기의 중심에서 방향을 찾아야 할 정치판이 오합지졸들로만 채워져 있어 위기가 더 크게 보인다. “일본에 언제까지 사과하고 돈 내라고 할 것인가”라는 재일교포 장훈 씨의 고언이나 “민노총은 괴물”이라는 민주노총 전(前) 간부 이수봉 씨의 고발 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의 무지와 무능은 더 극한으로 치닫는다. 얼마 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0대 무당층이 1년 새 27%에서 57%로 늘었다고 한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신물이 난 MZ 세대의 마음이 떠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 세대에 걸쳐 늘어나고 있는 무당층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김상철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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