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로제 도입 시 노동 생산성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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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생산성 관계 실증분석
1인당 부가가치 8247만 원 상승
“전면 도입 법 개정 신중해야”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30 11:20:19

▲ 기업이 유연근로제를 도입했을 때 노동자들의 부가가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카이데일리

기업이 유연근로제를 도입했을 때 노동자들의 부가가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에 유연근로제의 실제 도입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노동연구원 사업체 패널조사를 이용해 유연근로제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유연근로제는 근로 시간의 결정과 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세부적으로 탄력 근로제와 선택 근로제, 간주 근로제, 재량 근로제 등이 있다.

한경연은 선택적·탄력적 근로제 도입 여부를 외생변수로 설정하고 생산성을 내생변수로 설정해 부가가치를 계산했다. 부가가치에는 경상이익·인건비·순 금융비용·임차료·조세공과·감가상각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한경연은 유연근로제로 근로 시간을 적절히 배분한 결과 업무 몰입도가 개선되고 초과근로는 줄어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을 때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가 8347만 원 증가했으며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경우 5005만 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경련이 지난달 실시한 주요 기업 근로시간제도 운영현황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 중 82.5%가 유연근로제가 근로자의 업무효율과 생산성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반면에 유연근로제의 활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임금 금로자 중 탄력 근로제와 선택근로제의 이용 비율은 각각 4.5%와 4.0%에 그쳤다.

여기에 한국의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짧은 것도 지적됐다. 한국의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은 최대 6개월로 미국·일본·독일(1년)과 프랑스(3년) 등에 비해 짧았다.

선택 근로자 정산 기간 역시 주요 국가들와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선택적 근로시간제 최대 정산 기간은 1개월이며 신상품과 신기술 R&D의 경우 3개월이 적용된다. 반면에 일본은 일률적으로 3개월을 적용하며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의 경우 노사가 합의해 자율 결정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IT나 바이오, 제약, 기업 금융 등의 분야는 짧은 단위와 정산 기간으로 유연근로시간제를 활용하기 어려워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탄력 근로제나 선택 근로제 도입 시 전체 근로자와의 서면 합의가 필요한데 대상 업무와 무관한 근로자들의 반대가 있을 경우 적절한 시기에 제도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입 요건을 직무·부서 단위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연근로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근로 시간의 다양화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유연근로제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부가가치가 오른다고 확실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유연근로제가 부가가치를 높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개인의 능력이 출중해 부가가치가 높은 근로자들이 유연근로제를 선호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며 “상황에 맞는 다양한 근로제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전면 도입이나 법 개정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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