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임위 선임 두고 당내 논란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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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당직·장관 출신 상임위원장 행 이어지며 내부 불만 쌓여
‘최고위 겸직’ 정청래, 내정된 행안위원장 의지 꺾지 않고 있어
당 안팎서 쇄신 요구 이어지는데 ‘자리 싸움’ 비판도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31 12:58:4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국회 본회의에 30일 참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민주당은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하기로 했던 자당 몫의 교육·행정안전·보건복지위원장 선출 안건을 연기했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위원장 선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날 의총에서는 기동민·허영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로부터 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이른바 ‘기득권 나눠먹기’를 지적하며 당 쇄신과 혁신을 위해서 토론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 의원은 “당 지도부나 장관을 지낸 분들이 상임위원장을 또 하면 결국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겠느냐”며 “훌륭한 재선이나 험지에서 고생하는 의원들이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도 “지금 당 쇄신이 절박한데 그에 맞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이, 국민들이 쇄신과 혁신을 기대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조금 더 당내 논의를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며 “오늘은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은 진행하지 않고 당내에서 좀 더 논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의 꽃’으로 불리는 상임위원장은 일반적으로 3선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나이 순으로 배정하되 정부 중앙부처 장관이나 주요 당직을 지낸 경우 상임위원장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지만 그간 지켜지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원내대표였던 우원식 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거나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던 전해철 의원이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을 맡아 당내 불만이 쌓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상임위원장 선임에도 당초 민주당은 박홍근·정청래·한정애 의원을 각각 교육위원장·행정안전위원장·복지위원장에 내정한 바 있다. 이 중 박 의원의 경우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한 의원은 전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정 의원은 현재 당 최고위원 직을 맡고 있다.

당내에서 불거진 지적에 대해 박 의원과 한 의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의원의 경우 최고위원을 겸직하며 내정된 행안위원장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 내부의 의견이 분분해 이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참으로 이해할 수 없고 개탄스럽다”며 “꺾이지 않고 행안위원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과 행안위원장-과방위원장 직을 맞교대하기로 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과방위원장 선출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1년 전 맞교대하기로 했던 분명한 합의가 있건만 참 별일이 다 있다. 매우 유감스럽다. 그러나 꺾이지 않고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임을 두고 내부 잡음이 일자 정치권에서는 당 인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당 쇄신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리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