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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선임을 두고 내부 잡음을 빚으면서 당 쇄신이 요구되는 위기 속에서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가 표출된 것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다. 이날 총회에서는 당초 예정된 민주당 몫의 상임위원장인 교육·행정안전·보건복지위원장의 추인이 이뤄지지 못했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국회의원의 꽃’으로도 불리며 일반적으로 3선의 의원들을 대상으로 나이 순으로 배정하되 정부 중앙부처 장관이나 주요 당직을 지낸 경우 상임위원장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는데 민주당에서는 최근 잘 지켜지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이번에 세 명의 상임위원장 내정자(박홍근·정청래·한정애 의원)들까지 모두 관례에서 벗어나 있던 탓에 의총에서 이에 대한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며 추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특히 당 최고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정 의원의 경우 당내 반발을 의식하고 한 발 물러난 박 의원이나 한 의원과 달리 끝까지 행안위원장 자리에 대한 의지를 꺾을 생각이 없어 당내 논란과 이에 대한 비판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게 참 이해할 수 없고 개탄스럽다. 이미 약속된 것도 지키지 말자고 주장하는 (당내) 모습에 참 절망스럽다”라거나 “꺾이지 않고 행안위원장으로 갈 것”이라는 등의 말을 쏟아 내며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원내대표였던 우원식 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거나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던 전해철 의원이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을 맡아 당내 불만이 쌓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사 모두 그렇듯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해득실을 따져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마냥 밥그릇 싸움으로 싸잡아 치부해 비판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비판이 불거지는 것은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 보유·거래 의혹’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등 당 인사가 연루된 큰 논란들에 휩싸인 상태다.
논란의 당사자들은 탈당해 민주당에 또 다른 정치적 부담을 안겼고 이 같은 논란에 휘말려 지지율 하락세를 맞아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일 쇄신을 외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혁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 쇄신을 주도할 혁신기구 구성에 큰 난항을 겪고 있다. 사실상 지난달 14일 혁신 기구 출범이 논의된 이후 진전된 게 없는 상황이다.
일단 혁신 기구를 맡을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또 혁신위 권한을 놓고도 전권을 줄지 말지에 대해 친명계와 비명계 간 이견이 표출되며 이달 출범이 목표였던 혁신기구 구성의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운 상태다.
지지부진한 혁신 추진 속에서 ‘밥그릇 싸움’으로 민주당의 쇄신 주장은 이미 진정성을 잃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정신차려야 한다. 이대로라면 향후 혁신 기구를 출범시켜 본격적인 당 쇄신에 나서더라도 그때는 이미 국민에게서 큰 호응을 받지 못하게 돼 그 동력을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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