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환의 시사저격] 새만금, 돈냄새·표냄새 맡은 정치작용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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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재명리스크에 김은경리스크까지
잼버리대회로 새만금개발·지역홍보 노렸나
한국정치, 훌륭한 스카우트 정신 본받았으면

구월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09 06:31:30

요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이것이 내가 사는 나라가 맞나 하는 착각이 일어날 때가 많다. 국민은 누구나 나름의 기대와 자존심이 있기 마련인데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지게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멀쩡한 원전방류수를 문제 삼아 몇 달씩 난리를 피우더니 학교 여선생이 자살하자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기가 바쁘게 새만금에서 진짜 난리가 났다. 여기에 민주당이 빠질 수 없다. 당대표의 위기로 병이 깊어지자 명의(名醫)라고 데려온 사람이 의외의 악재로 돌변, 그 충격파도 만만치 않다. ‘김은경리스크’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심지어 민주당 안에서조차 ‘민주당을 망치려고 국민의힘에서 보낸 사람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이재명의 특별영입 인사가 질타를 받고 있다.

혁신위원장이라는 감투를 쓰고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 사람은 뜬금없이 노인투표권 제한을 연상케 하는 기상천외의 발언으로 코너에 몰리자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임을 자랑한 것이 또 화근이 됐다. 미국에 있는 그의 시누이로부터 장거리 핵폭탄급 공격을 당했다. 미국에서 교포신문에 칼럼을 기고하는 작가라며 실명까지 밝힌 시누이의 폭로 글에서 김은경은 ‘몰인정하고 거짓말 잘하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즉각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할 중대사임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 바람에 폭로내용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어쨌든 민주당은 이재명에 이어 또 하나의 리스크를 자초하는 셈이 됐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대장동-백현동-쌍방울 대북송금-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태풍급 정치리스크에서 탈출하고자 끊임없이 국면전환용 이슈 개발에 부심해왔는데 최근의 레퍼토리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선동 공연’에 관중이 등을 돌리고 돈봉투사건으로 윤관석의원이 구속되자 이것이 결국 이재명 구속으로 이어지는 길목이 아닐까 긴장하는 것 같다.

특히 쌍방울 대북송금재판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자 발칵 뒤집혔다. 법무장관을 지낸 사람까지 수원지검 앞에서 연좌항의를 하고 이화영 부인까지 남편을 공격하는 등 희한한 일을 벌인 것도 먼 바다 태풍이 가까이 다가옴을 예감한 데서 나왔을 것이다. 최근 한동훈 법무장관이 민주당의 행위를 사법방해라고 자신만만하게 쏘아부친 것도 이재명 구속의 자신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4단계나 용도변경을 급상향시켜준 백현동개발 특혜의혹 등 차고 넘친다.

그런데 시국은 그렇다 치고, 세계 각국에서 4만여 명의 청소년이 모인 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는 세계 10위의 한국을 선보일 황금의 찬스였는데 아깝다. 총리까지 현장으로 내려가 부산을 떨었지만 폭염을 이겨낼 장사는 없다. 왜 강원도 고성이나 전라도 무주구천동 같이 좋은 데를 제쳐두고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듯 허허벌판 새만금으로 갔는가, 땡볕에 천막치고 온전할 사람이 있는가, 물웅덩이에다가 모기 등 해충에 시달리는 것도 극기훈련인가, 드넓은 초록색 대지 위에 풍성한 숲을 조성하겠다는 전라북도의 장밋빛 약속은 어디 갔는가, 1171억 원 예산중에서 야영장에는 조금만 쓰고 조직위 운영에 63%(740억)를 썼다는데 본말전도(本末顚倒) 아닌가 무수한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특별감사가 불가피하고 국회에서도 한바탕 떠들겠지만 아무래도 정치에 희생된 국제청소년 행사가 아닌가 싶다. 이런 비상식을 감행할 곳은 정치일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남의 잔치에 젓가락 슬쩍 얹는 식으로 새만금 개발과 지역홍보를 노렸을 것이다. 돈냄새·표냄새에 끌렸을 것이다. 일설에는 새만금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2조 원이 들어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수만 명 세계 청소년이 한국을 믿고 어른들을 따라 기대에 들떠서 왔을 텐데 일이 이렇게 틀어지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스카우트의 맹세는 우리에게도 절실한 명령으로 다가온다. ‘나의 명예를 걸고 나라를 위한 의무를 다한다, 항상 다른 사람을 돕고 규율을 지킨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훌륭한가. 더 나아가 이들의 규율에는 ‘거짓말이나 그릇된 행동을 하면 자격을 잃는다,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선다, 날마다 적어도 한 가지는 착한 일을 한다, 언제나 예의바르고 공손하다, 윗사람에게 순종한다’고 되어있다. 참으로 훌륭하다.

한국정치인 스카우트도 나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 학생인권선언 운운하며 유난떨지 말고 진즉에 스카우트교육을 제대로 했더라면 스승이 학생들 앞에서 제자한테 두들겨 맞는 일도,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시달려 자살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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